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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꼬마b

Fade into U..
  • 65
  • d꼬마b(@ggomamiae)

  • 65
    d꼬마b (@ggomamiae)
    2025-09-18 00:16
    내가 사랑을 비처럼 해야 한다면
    한 여름 폭우 되어 너를 만나리
    번쩍번쩍 손길에 번개 이끌고
    우르릉 우르릉 발길에 심장 울리며
    그치치 않는 장마 되어 너를 찾으리
    밤이고 낮이고 쉬임 없어서
    잠깐은 멈췄으면 싶어도 질 때까지

    사랑이란
    가슴을 적시는 게 아니라
    가슴이 잠겨버리는 것이다
    사랑이란 또 한 가슴
    잠겨버리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 내가 사랑을 비처럼 해야 한다면 - 양광모 **

    댓글 3

  • 65
    d꼬마b (@ggomamiae)
    2025-09-08 03:09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 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젠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 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당신을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랫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 전에 나의 오랜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


    ** 아네스의 노래 - 이창동 **

    댓글 3

  • 65
    d꼬마b (@ggomamiae)
    2025-08-28 15:16
    서두를 것 없이 사흘 동안 비 내렸다
    빗길 그 사이에 점자처럼 도드라져 있는
    파릇한 상처를 밀어 올리며 당신 꽃 피었다
    숲과 나무가 천천히 스미듯 땅과 비가 천천히 스미듯
    젖는 일이란 제 속의 마디를 끊어내는 일이었다
    제 속으로 새 마디를 하나 새겨 넣는 일이었다
    당신이 내게 소리 없이 스미어왔던 것처럼
    내게 스미어 내가 모르게 된 것처럼
    천천히 스미기 직전의, 수만 떨림의 촉수를 뻗었던
    누군가가 내 인생에도 있었음을 알겠다
    가슴 속 상처가 스민 그 자리에서
    길을 더디게 걷는 일처럼
    소리도 없이 서로 스미려고
    그 얼마나 많은 비 내리고 바람 불었는지
    몇 날 비에 젖고 있는 창 밖의 풍경처럼
    적조하고 단조로운 음절도 때론 사무친다는 것
    어느 사랑이 비의 경전에 귀기울이며
    젖는 일에 저토록 몰두할 수 있단 말인가
    창 밖의 풍경은 또 훌쩍 키가 자라고
    마디진 길을 배회하던 기다림은 더 푸르러지려니
    당신을 새겨 넣은 내 푸른 상처는
    또 얼마나 오래도록 파닥이며 반짝이겠는가,
    빗물 다 스민 자리에서 나무는 또
    푸른 물기 스민 잎을 햇빛 속에 가득 새겨 놓는다.


    ** 상처가 스민다는 것 - 강미정 **

    댓글 1

  • 65
    d꼬마b (@ggomamiae)
    2025-07-29 01:53
    당신이 이렇게
    크게 다가올 줄 몰랐습니다

    내게 만큼은 늘 그 자리
    그 모습이라 생각했는데

    그저 남들처럼만
    생각해온 줄 알았는데

    내가 몸을 움직일 때마다
    몇 곱절 더한 몸짓으로
    나를 흔들며

    나가오는
    메아리일 줄은 몰랐습니다


    그저 살며시 담아본 것뿐인데
    그저 한번

    내 안에 넣어본 것뿐인데
    나의 뇌리 한가운데 당신이 있어

    날마다 미치도록
    당신을 그리워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당신이 예전에 했던
    의미 없는 말 하나 하나도
    지금은 다 당신입니다

    당신이 내게 던져내던
    투정기 어린 질책도

    그냥 지나가듯 내뱉었던 혼잣말도
    지금은 다 사랑입니다

    당신이 내게 준 시간 그 모두가
    참을 수 없는
    설레임으로 다가옵니다


    오늘 새삼스레
    당신이 이렇게
    크게 다가올 줄 몰랐습니다

    내가 당신을
    이토록 사랑하게 될 줄은
    진정 몰랐습니다..


    ** 당신이 이렇게 크게 다가올 줄 몰랐습니다 - 이준호 **

    댓글 5

  • 65
    d꼬마b (@ggomamiae)
    2025-06-08 03:02


    선상크루즈에서 바라본 Sunset
    경험했던 그 어느 노을보다 아름다웠다
    잊지 못할 추억이 하나 더 생겼다................

    댓글 1

  • 65
    d꼬마b (@ggomamiae)
    2025-06-07 15:04
    입구와 출구

    그대에게 이를 수 있는 입구가 없다.
    그래서 언제나 그대 밖에서 서성일 수 밖에…
    한번 들어가면 그대의 성 안에 갇혀 지낸다 해도
    그대여,
    그대에게 닿을 수 있는 문을 열어주길..
    언제까지나 그대 견고한 벽에 기대 서 있다.

    그대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출구가 없다.
    머물러 있음으로 서로에게 아픔만 준다 할지라도
    그대의 성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출구를 찾을 수가 없다.
    그대여,
    나는 담밑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
    이렇게 그대를 쳐다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위안이기에..

    -------이정하의 ‘ 아직 피어 있습니까. 그 기억..’ 중에서

    댓글 2

  • 65
    d꼬마b (@ggomamiae)
    2025-05-16 07:27


    Los Cabos, Mexico
    May '25

    인피니티 풀과 맞닿은
    파아란 하늘과 푸른 바다에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소리

    돌아오기 싫을 만큼 좋았다!

    댓글 3

  • 65
    d꼬마b (@ggomamiae)
    2025-03-22 07:56
    「당신의 언어」

    낯선 땅에서 듣는 한밤중의 라디오를 떠올려 봅니다.

    흡수되지 않는 낯선 언어가 귓가에서 춤출 때면
    나는 가만히 눈을 감고 설렘과 긴장, 호기심이 뒤섞인
    이방인의 기분을 만깍합니다.

    이따금 작은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세상 어디에서도 웃음은 웃음이라는 사실이
    문득 다행스럽게 느껴집니다.

    낯선 땅에서도
    나는 웃고, 울고, 사랑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한다는 것은
    낯선 언어를 배우는 것과 비슷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언어를 가지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 커피를 마시고, 영화를 보고, 식사를
    하며 서로의 언어를 배워갑니다.

    통하지 않는 언어 속에서 웃고 울다가
    나는 그만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언어와 나의 언어가 처음 충돌했을 때의 당혹감을 기억합니다.

    나의 언어에서 빨강을 말하던 단어가
    당신의 언어에서는 파랑을 말하고,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다 외치는 나의언어가
    당신에게는 닿을 수 없었습니다.

    처음 알파벳을 배우는 아이처럼,
    나는 당신을 한 글자씩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함께 마신 커피가 열잔이 되고,
    스무 잔이 되었습니다.

    나는 다시 서툴게, 그리고 느리게 사랑을 말합니다.
    당신의 언어를 가르쳐 주세요.
    오래도록 기억될 당신의 언어로
    우리의 내일을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내가 배운 가장 아름다운 문장입니다..."

    하현 - 달의 조각 중에서

    댓글 2

  • 65
    d꼬마b (@ggomamiae)
    2025-03-20 00:27
    ** 젖지않는 마음 - 나희덕 **



    여기에는 내리고
    거기에는 내리지 않는 비
    당신은 그렇게 먼곳에 있습니다
    지게도 없이
    자기가 자기를 버리러 가는 길
    길가의 풀들이나 스치며 걷다 보면
    발 끝에 쟁쟁 깨지는 슬픔의 돌멩이 몇개
    그것마저 내려놓고 가는 길
    오로지 젖지 않는 마음 하나
    어느 나무그늘 아래 부려두고 계신가요
    여기에 밤새 비내려
    내 마음 시린 줄도 모르고 비에 젖었습니다
    젖은 마음과 젖지 않는 마음의 거리
    그렇게 먼 곳에서
    다만 두 손 비비며 중얼거리는 말
    그 무엇으로도 돌아오지 말기를
    거기에 별빛으로나 그대 종종 뜨기를....

    댓글 2

  • 65
    d꼬마b (@ggomamiae)
    2025-03-16 07:16
    ** 우울에게 부탁하나니 - 김필대 **


    세월 앞에 선 바람이길 원했네

    당신 앞에선 찬 바람이길 원했네

    당신을 만날 때마다 생솔가지 연기처럼

    독하게 살고 싶었네

    동아줄 부여잡고 큰 달 뜨는 날까지

    간절히 기도하며 하늘을 보고 싶었네

    강 건너 갈대들 쓰러질 때마다

    흔들리는 나는 당신이 미웠네

    어느 날 흔적없이 사라진다 해도

    바람으로 올 때처럼

    바람으로 가고 싶었네



    『우울의 힘』에 실린

    김필대 님의 좋은 시 「우울에게 부탁하나니」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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