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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함 단아함 아름다움

좋은 멜로디에 담긴 좋은 글을 좋아합니다.
  • 30
  • 누들︎︎︎︎︎(@jackbenoodle)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4-22 02:57


    한계선 / 박노해


    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쳐
    더는 나갈 수 없다 돌아서고 싶을 때
    고개 들어 살아갈 날들을 생각하라 
     
    여기서 돌아서면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너는 도망치게 되리라 
     
    여기까지가 내 한계라고 
    스스로 그어버린 그 한계선이
    평생 너의 한계가 되리라 
     
    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쳐
    금을 긋고 돌아서고 싶을 때
    황무지를 갈아가는 일소처럼 
     
    꾸역꾸역 너의 지경地境을 넓혀가라

    댓글 2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4-20 03:05


    대추 한 알 /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4-20 02:24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4-18 13:07


    노인이 씨익 웃고 있었다. 어쩌면,
    노인이 들고 있던 포도주 병을 볼수 없었더라면
    그냥 그렇고 그런 소리쯤으로 여겼을지도 모른다.
    나는 주섬주섬 가방 앞주머니에서
    빈 콜라 병을 꺼내 나에게도 조금만
    포도주를 나눠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토록 좋은 밤인데 뭐가 문제겠는가.

    서로가 아닌,푸른 밤하늘에 대고 건배를 했다.
    각자의 가장 깊숙한 그 무언가에 대고
    그렇게 당분간은 푸르겠다고 맹세를 하는 사람들 같았다.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여전히 인간적인 것들은 아름다운 것이고
    그것만이 세상을 이끌어갈 거라고,
    나는 그 밤을 내 몸에 새기기로 했다.

    - 이병률 / ‘바람이 분다.당신이 좋다', 중에서-

    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4-18 13:03


    내가 허기질 때 '배고프겠다'라는 누군가의 말보다,
    식당에 같이 앉아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허겁지겁 먹고 있는 나에게
    '배고팠지?'라고 건네는 말의 온도가
    몇 배 더 뜨겁다고 믿는다.


    그 말은 거의 가족에 가까운 사람들끼리나
    할 수 있는 말이어서 그런 것 같다.
    배고프다, 라는 말은
    왠지 그냥 그렇게 아는 사이에선
    편히 쓰지 않는 말이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촉촉해진 눈으로 이야기를 마치면서
    허겁지겁 볶음국수를 먹고 있는 앤드류에게
    하마터면 "배고팠지?"라는 말이,
    그것도 한국말이 튀어나올 것 같았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그는 배고팠을 것이 분명하고,
    그가 영국으로 돌아가 아버지를 만나게 되면
    충분히 몇 번이고 들을 수 있는
    말일 것이므로 나는 하지 않기로 했다.


    - 이병률 / ‘바람이 분다.당신이 좋다', 중에서

    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4-18 12:54


    시인은 한 편의 시를 위해,
    가수는 노래 한 곡을 위해
    피겨 선수는 4분 남짓한 프로그램을 위해
    일생을 쏟는다

    그럴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우리 인간이다.
    먹고 사는 숭고한 일들 위에
    인간 스스로 헌정하는 별들의 월계관

    절망이 연속인 삶일지라도
    그 잠깐의 빛나는 순간을 위해
    생을 내던지는 무모함,
    그 아름다운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무장무장 생각해보는 밤

    세상 모든 일이 결국은
    행복 찾아 나서는 길 아닐까 싶다
    비길 데 없는 외로움과 괴로운 순간들,
    그 삶속에서
    반짝이는 기쁨을 알기에
    우리는 오늘을 또 걷는다.

    댓글 1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4-14 03:16


    지금은
    나를 돌보는 시간 ___


    더 가지지 못함에
    욕심내지 않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잃지 않음에 감사하며
    더 잘하지 못함에
    스스로를 원망하지 않고
    그동안의 노력들에 대한
    수고를 인정해주며
    오늘 하루를
    소중하게 보낼 수 있기를.


    더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원통함에
    더 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감에
    마음 쏟으며 시간 보내며 살지 않기.

    - 김재식,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 중에서

    댓글 3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4-14 03:12


    얻는 것보다 중요한 건
    지키는 거야 ___


    살아가는 데 있어
    더 가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잃지 않는 것이며
    더 나아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것이다.


    더 가지려고 멈추어 서서
    망설이지 말고
    멀리 가려고 나를 버려가며
    고통 속에 살지 않기를.


    언제나 나를 지키며
    하루를 살아가기를.


    - 김재식,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 중에서

    댓글 1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4-13 00:23


    물방울 / 이승희

    물방울은 왜 모여지는 것이 아니라 맺혀지는 것일까? 맺힌다는 그 말 속 들어 있는 단단한 뼈 같은 마디들에 대하여 생각해보면, 하나의 맺힘이 있기까지 그 오랜 습기의 기억들은 어느 바람 속, 어느 쓸쓸한 저녁의 이름으로 돌아온 것일까. 얼마나 사무쳤기에 저리도 둥글어진 것이냐. 물방울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죄다. 그러므로 사랑은 물방울이 다른 물방울을 만나는 것처럼 그런 것이어야 한다.

    댓글 3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4-09 03:01


    송년회 / 황인숙



    칠순 여인네가 환갑내기 여인네한테 말했다지
    “환갑이면 뭘 입어도 예쁠 때야!”
    그 얘기를 들려주며 들으며
    오십대 우리들은 깔깔 웃었다

    나는 왜 항상
    늙은 기분으로 살았을까
    마흔에도 그랬고 서른에도 그랬다
    그게 내가 살아본
    가장 많은 나이라서

    지금은, 내가 살아갈
    가장 적은 나이
    이런 생각, 노년의 몰약 아님
    간명한 이치

    내 척추는 아주 곧고
    생각 또한 그렇다 (아마도)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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