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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란c님의 로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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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 혜란c(@lan018)

  • 1
    혜란c (@lan018)
    2025-11-15 04:00


    겨울편지 / 안도현




    흰 눈 뒤집어쓴 매화나무 마른 가지가

    부르르 몸을 흔듭니다.



    눈물겹습니다.

    머지않아

    꽃을 피우겠다는 뜻이겠지요.



    사랑은 이렇게 더디게 오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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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혜란c (@lan018)
    2025-11-15 03:57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 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 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






    정호승 첫 눈 오는 날 만나자 / 정호승 시집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댓글 0

  • 1
    혜란c (@lan018)
    2025-11-15 03:53


    겨울 차창 ㅡ 나태주



    너의 생각 가슴에 안으면

    겨울도 봄이다

    웃고 있는 너를 생각하면

    겨울도 꽃이 핀다





    어쩌면 좋으냐

    이러한 거짓말

    이러한 거짓말이 아직도

    나에게 유효하고

    좋기만 한 걸





    지금은 이른 아침

    청주 가는 길

    차창 가에 자욱한 겨울 안개

    안개 뒤에 옷 벗은

    겨울나무들





    왜 오늘따라 겨울안개와

    겨울나무가 저토록 정답고

    가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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