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i aber Ein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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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터
@chrkfkd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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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터 (@chrkfkd61)2026-06-13 21:38
그림자 필사(筆寫)
빛은 날카로운 바늘이 되고
그림자는 거친 벽 살갗 속으로 수묵(水墨)처럼 번진다.
통증(痛症)조차 남을 자리도 없이
어긋나고 흘러 번져도
나는 그 자리에
기어이 너를 그려 넣을 것이다.
머지않아 떠날 것을
너무 잘 알기에,
그래서 스며드는 안타까운 비명처럼
빛이 가고 나면 온통 네가 될 검은 밤을
나는 기어코 다 받아 적는다.
「해그림자 속 수묵화 한 점 가슴에 담아두다」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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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터 (@chrkfkd61)2026-06-11 23:04
자장가
달같이 고운 내 님 붓꽃같이 뉘어놓고
가지가지 뻗은 정이 뿌리같이 깊었는데
우리 님 내 팔 위에 고이 단잠 이루시니
백 년이 다하도록 세월아 흐르지 말어라
울며가는 저 접동새 고운 내 님 잠깨지 말어라
별같이 예쁜 내 님 연꽃같이 뉘어놓고
송이송이 맺힌 정이 샘물같이 깊었는데
우리 님 내 품안에 고이 단꿈 이루시니
천 년이 흐르도록 지금 이 순간만 같았으면
건듯 부는 저 바람아 고운 내 님 잠깨지 말어라
오늘이 오늘이소서 매일에 오늘이소서
이내 팔에 님을 뉘고 꿈노래를 부르는
이내 품에 님을 안고 정노래를 부르는
오늘이 오늘이소서 매일에 오늘이소서
에루화 둥둥 님이여 에루화 내 사랑이여
들이치는 저 빗소리 고운 내 님 잠깨지 말어라
백 년이 다하도록 세월아 흐르지 말어라
천 년이 흐르도록 고이 이 순간만 같았으면
「한승석 & 정재일 / 자장가」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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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터 (@chrkfkd61)2026-05-25 19:50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이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김용택」
2026. 5. 25
오후 6시 54분... 달이 나를 찾아주시다.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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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터 (@chrkfkd61)2026-05-25 13:25



5월 어느날 대전 장동산림욕장
「잠시 쉬어가기...하나」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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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터 (@chrkfkd61)2026-05-25 13:21



5월 어느날 대전 한밭수목원
「잠시 쉬어가기... 둘」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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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터 (@chrkfkd61)2026-05-25 13:18



5월 어느날 대전 한밭수목원
「잠시 쉬어가기... 셋」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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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터 (@chrkfkd61)2026-05-25 13:13



5월 어느날 대전 한밭수목원
「잠시 쉬어가기... 넷」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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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터 (@chrkfkd61)2026-05-25 13:05



5월 어느날 대전 한밭수목원
「잠시 쉬어가기... 다섯」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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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터 (@chrkfkd61)2026-05-05 10:59
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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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오지 않았고
나는 대합실에서 서성거렸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었고
비옷을 입은 역수만이 고단한 하루를 짊어지고
플랫폼 희미한 가로등 아래 서 있었다
조급할 것도 없었지만 나는 어서
그가 들고 있는 깃발이 오르기를 바랐다
산다는 것은 때로 까닭을 모를 슬픔을 부여안고
떠나가는 밤열차 같은 안 갈 수도, 중도에 내릴 수도
다시는 되돌아올 수도 없는 길
쓸쓸했다
내가 희망하는 것은 언제나 연착했고,
하나뿐인 차표를 환불할 수도 없었으므로
기차가 들어 오고 있었고
나는 버릇처럼 뒤돌아다보았지만
그와 닮은 사람 하나 찾아볼 수 없다
끝내 배웅도 하지 않으려는가
나직이 한숨을 몰아쉬며
나는 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2
밤열차를 타는 사람들에겐
저마다 사연이 있게 마련이다.
가슴 속 너무 깊숙이 들어 있어
꺼내지도 못할 사연이.
졸려서 충혈된 게 아니다.
지나온 생애를 더듬느라
다 젖은 눈시울이여,
차창 너머 하염없이 무엇을 보는가.
어둠의 끝, 세상의 끝이 보이는가.
밤열차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깊이 정들지 말자.
그저 조용히 있게 내버려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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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간이역들 삶이란 것은 결국
이 간이역들처럼 잠시 스쳤다 지나가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스친 것조차도 모르고 지나치는 것은 아닐까
달리는 기차 차창에 언뜻 비쳤다가
금세 사라지고 마는 밤풍경들처럼.
내게 존재했던 모든 것들은 정말이지
얼마나 빨리 내 곁을 스쳐 지나갔는지
돌이켜보면 언제나 나는 혼자였다.
많은 사람들이 내 주변을 서성거렸지만
정작 내가 그의 손을 필요로 할 때는
옆에 없었다. 저만치 비켜 서 있었다.
그래 우리가 언제 혼자가 아닌 적이 있었더냐
사는 모든 날이 늘 무지개빛으로 빛날 수만은 없어서.
그래서 절망하고 가슴 아파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나는 그리웠던 이름들을 나직이 불러보며
이제 더 이상 슬퍼하지 않기로 했다.
바람 불고 비 내리고 무지개 뜨는 세상이 아름답듯
사랑하고 이별하고 가슴 아파하는 삶이 아름답기에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 것인지.....
「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 이정하」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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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터 (@chrkfkd61)2026-04-30 08:56
밥 먹는 법
밥상 앞에
무릎을 꿇지 말 것
눈물로 만든 밥보다
모래로 만든 밥을 먼저 먹을 것
무엇보다도
전시된 밥은 먹지 말 것
먹더라도 혼자 먹을 것
아니면 차라리 굶을 것
굶어서 가벼워질 것
때때로
바람 부는 날이면
풀잎을 햇살에 비벼 먹을 것
그래도 배가 고프면
입을 없앨 것
「밥 먹는 법 / 정호승」
- 정호승 시집 《사랑하다 죽어버려라》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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