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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가치가 있다.(Everything Value)

당신이 누군가에게 필요하다는 것은,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21
  • 아름다운 밤이에요

    MinYoung(@madeinfuture)

  • 21
    MinYoung (@madeinfuture)
    2011-11-06 17:40



    나는 개보다 고양이가 좋다.

    개와 고양이 중 좋아하는 것을 택하라면, 망설임 없이 고양이를 택한다.

    왜냐하면 고양이를 기를 때는 연애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개는 충직하긴 해도 누군가 일정한 시간에 밥만 주면 그를 주인으로 인정해버린다.

    반면 고양이에게 밥 주는 사람은 그저 '밥 주는 사람'일 뿐이다.

    개는 주인이 부르면 꼬리를 흔들며 달려와 아양을 떨지만,

    고양이는 절대 그러지 않는다.

    고양이는 쉽게 마음을 주지 않는다.

    자신이 필요할 때만 내 무릎에 앉았다고 내가 만지려고 하면 이내 도망가 버린다.

    그래서 가끔, 아주 가끔 고양이가 아양을 떨 때면 그게 그렇게 감격스러울 수가 없었다.

    그런 이유로 고양이와는 연애하는 기분이 들었고, 개보다 더 애착이 갔다.


    참 서툰 사람들 / 박광수

    댓글 0

  • 21
    MinYoung (@madeinfuture)
    2011-11-06 17:38


     
    생각을 오래 하면 그래요.
    그때 당신이 한 이야기는 나를 미소짓게 만들었지만,
    나는 잠깐 행복하다고 생각했지만,
    집에 돌아와 혼자 있는 시간,
    그 순간을 반복재생하다보면,
    마음이 아파져요.

    무엇인가가 지나가버렸다는,
    두 번 다시 같은 순간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그때의 그 마음은 이미 변해버린 것이 틀림없다는 확신으로
    나의 세계는 가득 차버려요.

    그런 밤이면 나는 영원히 당신을 만나지않겠다는 결심을 하기도 해요.
    나의 미래 속에서 당신을 지워버리기도 해요.
    그래야만 나는 평화롭고 심심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장 좋은 것은 미래에 관해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니까요.


    며칠동안 내가 있는 시간에는 비가 많이 왔어요.
    그렇다고 해서 비에 익숙해지면 곤란해요.
    하늘이 높은날, 대기의 호흡이 맑은 날이 되면 어찌할 바를 모를테니까요.

    나는 들뜬 마음을 억누르면서 일부러 조금 쓸쓸해지려 해요.
    걷잡을 수 없는 어떤 감정에 끌려가지 않도록 경계하면서,
    황홀한 것들로부터 허겁지겁 도망을 쳐요.


    우리가 설명하고 해명할 수 있는 일 같은 건 이 세상에 없어요.
    마음을 꺼내어 보일 수 있다 해도,
    그건 꺼내는 그 순간 변질되어버리죠.

    절절한 허구로 태어나, 무엇도 제대로 인식할 수 없고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가다가,
    나와 닮은 사람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건네고싶어지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 순간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이 되어버리고, 모든 것이 변해버리죠.

    나는 가끔 모든 것을 망각하려고 애를 쓰기도 하고,
    가끔은 모든 것을 기억해내려고 무지개가 시작되는 곳까지 걸어가보기도 하지만,
    사실 그 어느 쪽도 하지 말아야해요.

    그저 견디고 참고 버티는 것을 잘 할 수 있을때까지 연습하는 것.
    그 외에는 의미가 없어요.

    우리의 뇌에서, 우리의 몸에서, 우리의 마음에서 일어났다가 지워지는 일들은,
    하나의 원자안에서 일어나는 일만큼이나 복잡해요. 어려워요. 힘들어요.
    무엇을 할 수 있겠어요.우리가?
    다만 하나의 직관이 필요할 뿐.

    누구도 대답해주지 않아요.
    사랑에 대해, 미래에 대해, 오지 않은 것에 대해.

    당신이 그러하듯이. 그러니 이제 나는 마음을 접어요.
    고요하게, 얌전하게, 다소곳이.

    아무 것도 묻지않고, 궁금해하지도 않고, 나비가 날개를 접듯이.
    숨을 죽이고 호흡을 멈춘 채
    시간의 갈피안에 깃들어, 깊은 밤 깊은 꿈으로 가려고해요.

    마치 미래같은 것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황경신 - NOVEMBER 2008 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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