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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빛님의 로그입니다.

Grüß Gott~♥ Ciao~♥ 전악장 감상 고전음악 방송입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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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빛(@veritas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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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빛 (@veritas0359)
    2023-07-03 20:33




















    지휘의 역할은 어떻게 변천해 왔나.

    지휘의 개념이 명확히 정립되기 전까지는 ‘지휘’란 연주자가 연주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하는 것이었다. 불과 반세기 전까지만 해도 어느 곡의 지휘는 이렇게 하라는 식의 가르침은 거의 없었다. 현역 지휘자들은 교습의 여유가 없었기에 지휘를 지망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존경하는 지휘자들의 연주 현장을 보고 그 스타일을 익히는 것이 다였다. 푸르트벵글러가 니키쉬의 연주회장을 따라 다니며 그의 지휘를 익혔다거나 카라얀이 토스카니니를 보기 위해 바이로이트로 찾아갔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지휘는 음악 세계에서 통용되는 공통언어라고 할 수 있다. 19세기까지 지휘는 박자 구분 정도면 충분했다. 물론 지금도 지휘자의 가장 큰 역할은 ‘템포 조절’과 ‘큐 사인’이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와 변박자(變拍子)가 사용되면서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지휘자들에게 단순한 박자 구분 이상의 능력이 절실해진 것이다. 2차 대전 이후부터 실시되는 지휘 콩쿠르에서 이 능력은 지휘자의 기본 소양이 되었다. 지휘자와 악단 사이에 어느 마디에 몇 박 따위를 지시하는 수준 이상이 요구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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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
    숲빛 (@veritas0359)
    2023-05-28 14:29














    해가 지지않는 음악제국 영국의 No.1 오케스트라 런던 심포니

    세계 최대 클래식 시장 런던의 중심, 영국 음악 문화를 대표하는 악단

    런던 심포니의 탄생은 1903년 맨체스터에서 런던으로 가는 기차에서 이뤄졌다. 퀸즈 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헨리 우드가 단원들에게 '프롬나드 콘서트 시즌에 더이상 대리 연주자를 쓰지 않겠다'는 통첩을 전했다. 앞으로 일체의 아르바이트르 금하고, 완전 전속제를 시행한다는 것. 발레 공연이나 호텔 연주를 병행해야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단원들은 당연히 반발했고, 이참에 아예 독립하자는 결의가 힘을 얻었다.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악단 설립을 결의하고 현재의 런던 심포니를 탄생시켰다. 영국 최초의 '자치 오케스트라'가 탄생한 것이다. 런던 심포니는 지금도 단원들이 소유하고 관리하는 주식회사다.

    초창기 악단의 기틀은 한스 리히터와 아르투르 니키쉬가 잡았다. 둘에 의해 런던 심포니는 영국 최고의 악단으로 부상했고 나아갈 방향을 잡았다. 니키쉬는 베를린 필 수석 지휘자를 맡으면서 1912년 런던 심포니의 미국 투어를 갖는 등 열정을 기울였다.

    2차 대전 이후 주임 지도자 제도를 채택하면서 지휘자에 보다 맣은 권한을 부여한 런던 심포니는 1961년 피에르 몽퇴를 수석 지휘자로 영입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86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25년 계약을 맺은 몽퇴는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뜰 때까지 정력적인 레코딩으로 악단의 명성을 세계에 알렸다.

    이후 런던 심포니는 프레빈, 아바도, 틸슨 토마스 시대를 거치면서 세계 특급 오케스트라의 반열에 올랐고 아바도가 주도한 '말러, 비인, 20세기' 시리즈는 영국 음악사에 기념비적인 이벤트로 회자된다. 번스타인에 이어 1989년 수석 지휘자로 취임한 마이클 틸슨 토마스는 '디스커버리 콘서트'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함께한 농도 짙은 콤비네이션으로 런던 심포니의 황금기를 구가했다.

    2007년부터 런던 심포니 수석 지휘자로 취임한 게르기예프와 말러와 러시안 레퍼토리를 통해 세계 정상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런던에서 역사가 오래된 악단이면서도 '21세기형 오케스트라'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이런 유연함 덕이다. 이제 2023년에 음악감독직을 내려 놓는 사이먼 래틀에 이어 2024년부터 안토니오 파파노가 지휘봉을 잡는다. 런던 심포니의 새로운 도약이 기대되는 선택이다.

    LSO의 음악적 특징을 꼽으라면 단연 유럽적 중후함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충실하게 뿜어내는 소리에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스펙터클한 사운드와 중용의 조형미는 런던 심포니만이 가지는 특징으로 두터운 현의 소릿결과 금관의 빛나는 금속성 울림은 때로 거칠고 세련되지 못한 느낌을 줄때도 있으나 지휘자의 개성을 잘 드러내주는 악단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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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빛 (@veritas0359)
    2022-12-12 20:01




    시시포스의 형벌은 인간에게 지속되어야 할 신화~

    세계 회화사에서 그리스 신화의 시시포스(Σίσυφος)가 누리는 생명력은 인상적이다. 시시포스는 죽음의 신을 능멸한 죄로 지하 세계로 떨어져 하염없이 바위를 산 위로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았다. 시시포스는 기원전 510년 경 고대 그리스에서 제작된 저장 용기 암포라(Αμφορέας)에도 새겨져 있다.

    1689년 네덜란드의 시인이자 판화가인 얀 라위컨(Jan Luyken 1649~1712)이 묘사한 시시포스는 신화 세계의 주인공에서 어느덧 인간 세계를 묘사하는 데도 등장하기 시작했음을 알린다. 티치아노가 묘사한 시시포스가 바위를 들어 올릴 때 짓는 어두운 표정과 불거진 근육에 집중했다면, 얀 라위컨은 바위가 다시 산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순간에 포착한다. 그리고 바위를 밀어 올리는 사람은 신화 속 존재가 아니라 평범한 복수의 인간들이고, 그림 한 쪽은 화창한 햇빛이 비추고 있으며 그 아래 사냥을 즐기거나 나무 그늘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을 묘사함으로써 양면을 대조시키고 있다.

    하지만 그림의 전면은 전체적으로 어둡다. 인간들이 고단한 노역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세계를 어둡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밝고 평범한 세계와의 대조적인 모습 때문에 더 어둡다. 바위를 밀어 올리는 사람은 “모두가 휴식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라면 차라리 모두 노역하는 세계를 달라”고 중얼거릴지 모른다. 얀 라위컨이 바위가 다시 굴러 떨어진 것을 바라보는 인간을 묘사한 것은 노역의 고단함 뿐 아니라, 노역의 덧없음에도 주목했음을 보여준다.

    기껏 밀어 올렸더니 다시 굴러 떨어진 바위를 바라보고 다시 터덜터덜 걸어 내려와야 하는 과정에 주목한 이가 알베르 까뮈다. 까뮈는 그의 수필집『시시포스의 신화』에서 인간은 自殺하지 않고, 그 끝나지 않은 고통을 향하여 다시 걸어 내려올 수 있다는 점을 밝힌다. 거기에 인간 실존의 위대함이 있다.

    21세기가 되었어도 시시포스의 신화는 계속된다. 인공 지능과 의학의 발달 등 과학 기술의 진보는 인간이 그동안 맛 본적 없는 신세계를 제공해 줄지 모른다. 고된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온다면 시시포스의 형벌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일이 없어진 인간은 무료함에 지친 나머지 이제는 자기가 알아서 바위를 산 아래로 굴리기 시작할 것이다. 무료와 권태를 견디기 위해 다시 일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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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
    숲빛 (@veritas0359)
    2022-11-01 11:11














    성악가 음역/음색 분류법

    성악가의 음성은 대체로 그 음역에 따라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콘트랄토, 테너, 바리톤, 베이스 등 6가지로 분류하고 음색에 따라 서정적(리릭)음성과 극적(드라마틱) 음성으로 나눌 수 있다.

    1. 소프라노(Soprano)

    소프라노는 가장 높은 음역의 노래를 부른다.

    소프라노의 음역은 합창단원의 경우 중간 C(C4)로부터 하이 A(A5)까지이다. 그러나 오페라에서는 하이 C(C6: 중간C에서 두 옥타브 높은 소리)까지라고 할 수 있다.

    1.1. 콜로라투라 소프라노(soprano coloratura):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소리는 플룻과 같아서 보통 사람들로서는 도전하기 어려운 높은 음도 손쉽게 낼수 있다. 실제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가 플룻과 함께 마치 한쪽이 다른 한쪽을 경쟁이라도 하듯이 듀엣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 가장 유명한 콜로라투라 역할은 도니제티의 ‘람머무어의 루치아’(광란의 장면),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을 들 수 있다. '밤의 여왕'은 평균적인 C6를 넘어서 D flat 6까지이며 어떤 경우에는 F 6의 음도 스타카토로 간혹 낸다.

    - 리릭 콜로라투라 소프라노(soprano coloratura lirico): 가장 높은 음을 빠르고 경쾌하게 낼 수 있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음역은 중간C(C4)로부터 하이F(F6)까지로 보면 된다.

    - 드라마틱 콜로라투라 소프라노(soprano coloratura dramatico): 높은 음역에서 파사지(passage)를 자유로 구사할 수 있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그러면서 마치 풀 스핀토 또는 드라마틱 소프라노처럼 고음을 오래 끌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음역은 대체로 중간C(C4)로부터 하이F(F6)까지아다.

    1.2. 리릭 소프라노(soprano lirico): 소프라노의 전형으로 가장 중요한 소프라노 음역이다. 작곡가들이 청순 가련하며 아름답고 젊은 여성을 그리고자 하면 리릭 소프라노에 맞는 음악을 만들어 내면 된다. 그래서 대체로 모든 오페라의 여주인공은 리릭 소프라노이다.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의 주인공은 베르디의 La traviata에서 비올레타, 푸치니의 라 보엠에서 미미, 구노의 파우스트에서 마르게리트 등이다.

    - 라이트 리릭 소프라노: 수브레토보다 음량이 더 풍부하다. 그러면서 젊음에 넘치는 사랑스러움이 있다. 마술피리에서 파미나 역할

    - 풀 리릭 소프라노: 라이트 리릭 소프라노보다 좀 더 원숙한 음성의 소프라노이다. 그래서 대규모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뚫고 나갈 수 있다. '파우스트'에서 마르게리트 역할

    * 레제로 소프라노(soprano leggero)는 일반 리릭 소프라노에 속하지만 중음이 보다 풍부하며 소리를 낼 때에는 보다 둥글게 내는 소프라노를 말한다. 말하자면 다른 음성들을 포용하는 듯한 소프라노이다. 하이 메조 소프라노로서 둥글게 소리를 내는 경우에 레제로라고도 할 수 있다.

    리릭-레제로 소프라노는 리릭 소프라노와 레제로 소프라노의 중간 음역을 말한다. 소리를 비교적 둥글게 내기 때문에 감정 표현을 중요하게 여기는 레가토와는 구별되고 있다. 레제로 소프라노는 드라마틱하지 않다.

    1.3. 수브레토 소프라노(soprano subretto): 맛있어 보이는 케이크, 감칠맛 나는 유쾌함이 수브레토의 특징이다. 눈치 빠르고 나긋나긋하며 매력적이기도 한 하녀와 같은 역할이 수브레토이다. 음역은 중간 C(C4)로부터 하이D(D6)까지로 보면 된다. '피가로의 결혼에서 수잔나, 코지 판 투테의 데스피나, 돈 조반니의 체를리나가 대표적이다.

    1.4. 스핀토 소프라노(soprano spinto): 밀어낸다는 뜻의 이탈리아어 스핀제레(spingere)에서 나온 단어이다. 리리코-스핀토(Lirico-spinto)라고 부르기도 한다. 음역은 중간 C(C4)로부터 하이 D(D6)에 이르기까지다. 그러나 이 부류에 속하는 소프라노는 실제로 음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리릭 소프라노보다 더 밀어붙이는 힘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리하여 클라이막스에서 무리함이 없이 그러면서도 어느 정도의 긴장감으로 소리를 낸다. 스핀토 소프라노는 일반적으로 오래동안 고통을 감수하며 희생당하는 가련한 여인을 표현한다. 가장 오페라적인 작품을 소화할 수 있어서 이른바 Diva로 추앙받는 소프라노는 모두 이에 속한다. 푸치니의 오페라 주인공들이 보편적이다. 푸치니의 나비부인, 토스카, 마농 레스코가 이에 속하며, 베르디의 아이다, 일 트로바토레와 ‘운명의 힘’ 중에서 레오노라가 이에 속한다.

    1.5. 드라마틱 소프라노(soprano dramatico)는 일반적인 드라마틱 소프라노와 바그너 소프라노로 나눌 수 있다. 드라마틱 소프라노는 음색이 강력하며 성량이 풍부하고 감성적인 음성으로 풀 오케스트라를 넘어서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드라마틱 소프라노는 다른 소프라노에 비해 저음까지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음역은 중간 C(C4)로부터 하이D(D6)까지로 보면 된다.

    바그너 소프라노는 독일 드라마틱(German dramatic) 소프라노라고도 부른다. 뿔이 달린 투구를 쓰고 방패와 창을 들고 있는 강인하고 영웅적인 모습의 여성 역할이 이에 속한다. 이들은 체력적으로도 탁월하므로 다른 소프라노 보다 몇 시간을 더 무대에 있어도 변함이 없다.

    1.6. 중간(Intermediate) 소프라노라는 것도 있다. 프랑스 소프라노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뒤가종(Dugazon) 소프라노 또는 팔콘(Falcon) 소프라노를 말한다.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의 중간에 해당하는 소프라노라고 보면 된다. 뒤가종 소프라노는 어두운 음색의 수브레토이며 팔콘 소프라노는 어두운 음색의 드라마틱 소프라노이다. 이러한 발성법을 개발한 프랑스 성악가들의 이름을 따서 붙인 명칭이다.

    2. 메조 소프라노

    메초(mezzo)라는 말은 이탈리아어에서 ‘중간’이란 뜻이다. 소프라노와 콘트랄토의 중간 음역이다.

    2.1. 리릭(Lyric) 메조: 원래는 청년 남자 역할을 맡아 하기가 십상이다. 오페라에서는 바지역할(Trouser Roles)이라고 알려져 있다. 사춘기를 갓 지난 남성의 역할도 이에 속한다. 피가로의 결혼에서 케루비노, 장미의 기사에서 옥타비안,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로지나, 라 체레넨톨라에서 안젤리카가 대표적이다.

    2.2 드라마틱(Dramatic) 메조: 유혹적인 여인, 독살스런 여인, 마녀와 같은 여인의 역할이 이에 속한다. 그러나 안정적이고 다정한 역할을 맡아하는 경우도 많다. 비제의 카르멘, 구노의 삼손과 델릴라에서 블레셋 여인 델릴라,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에서 집시 노파 아주체나, 베르디의 돈 카를로에서 에볼리 공주, 아이다에서 암네리스 공주가 대표적이다.

    3. 콘트랄토: 심연에서 우러나오는 소리. 어쩌면 남성과 같은 음역의 소리이다. 하녀, 어머니, 할머니 역할. 대체로 아주 마음씨 좋은 역할을 맡는다. 가면무도회에서의 울리카, 바그너의 링 사이클에서 에르다 여신, 벤자민 브리튼의 루크레티아의 능욕(The rape of Lucretia)에서 루크레티아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어떤 경우, 카운터 테너가 되기 이전의 소년 소리, 즉 카스트라티(castrati)를 위해 작곡된 작품에 등장하기도 한다.

    4. 테너

    4.1 레제로 테너: 가장 가볍고 날렵한 음색의 테너를 가리킨다. 레제로 테너는 고음과 저음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오르내리며 콜로라투라 기교를 자유자재로 구사해야 한다. 테너의 최고음이라고 할 수 있는 높은 ‘레(D5)’나 ‘파(F5)’까지 낼 수 있는 테너들은 대개 이 범주에 속한다. 대표적인 예는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의 알마비바 백작, 로시니 라 체네렌톨라의 라미로 왕자, 모차르트 후궁 탈출의 벨몬테, 도니체티 돈 팔스콸레의 에르네스토, 도니체티 연대의 딸의 토니오 등이다

    4.2. 리릭 테너: 모차르트의 오페라, 또는 프랑스 오페라의 남자 주인공들이 리릭 테너의 전형이다. 구노의 파우스트, 마스네의 베르테르, 도니제티의 람머무어의 루치아에서 에드가르도, La traviata의 알프레도, 라 보엠의 로돌포 가 이들이다.

    4.3. 스핀토(Spinto) 테너: 리릭 테너가 아닌 대부분의 테너는 드라마틱이다. 그러나 오페라에서는 드라마틱 보다는 더 웅장하며 윤기있고 강력하며 풍성한 음역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스핀토 소프라노와 마찬가지로 스핀토 테너가 오페라의 주인공으로서 무대에 서게 된다. 일 트로바토레의 만리코, 아이다의 라다메스, 토스카의 카바라도시, 팔리아치의 카니오, 카르멘의 돈 호세가 전형이다. 리릭 테너에 비해 보다 영웅적인 주인공들이다.
    4.4. 영웅적 테너 (헬덴 테너 Helden Tenor): 독일적 드라마틱 테너를 말한다. 주로 바그너의 악극 주인공이 이에 속한다. 독일 드라마틱 소프라노의 상대역이다.

    4.5. 카운터테너(countertenor): 여성의 목소리와 같은 테너를 말한다. 대개 Castrati를 위해 작곡한 오페라에 출연한다. 초기에는 여성의 무대 공연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여성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했고 남성을 여성화하여 대역을 삼았다

    5. 바리톤

    중간 음역의 남성 음역이다. 테너와 베이스의 중간 음역이다.

    5. 1 리릭 바리톤(Lyric): 감미롭고 매력적인 남성 중간 음역이다. 라 보엠의 마르첼로, 로미오와 줄리엣의 머큐시오, 돈 파스쿠알레의 말라테스타 처럼 위트가 있는 역할, 세빌리아 이발사의 피가로, 라 체네렌톨라의 단디니, 그리고 코지 판 투테의 굴리에모, 마술피리의 파파게노와 같은 명랑하고 생기를 주는 역할을 맡는다.

    5.2. 이탈리안 드라마틱(Dramatic)바리톤: 베르디 바리톤이라고도 한다. 트로바토레의 루나 백작, 리골렛토, 팔리아치의 토니오, 토스카의 스코르피아처럼 사악하거나 음흉하고 간교한 인물들에게 맡겨지는 역할이다. 소프라노와 테너를 제치고 주역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음역이다. 그래서 오페라 제작자들이 가장 공들여서 찾는 대상이다.

    5.3. 독일 드라마틱 바리톤: 영웅적 바리톤이라고도 한다. 바그너의 링사이클에서 신들의 왕인 보탄(Wotan)이 대표적이다.

    5.4. 베이스 바리톤: 오페라 세계에서 남성중에서도 남성적인 음역. 바리톤의 멀리 울리는 음량에 베이스의 깊이를 지닌 음역이다. 그러므로 성악에서 가장 아름답고 중심적인 역할을 맡아 하게 된다. 베이스 바리톤은 희극적인 면도 다분히 지니고 있다. 모차르트는 베이스 바리톤의 진수를 보여주는 두 명의 주인공을 창조하였다. 돈 조반니(Don Giovanni)와 피가로(Figaro)이다.

    6. 베이스

    인간이 낼 수 있는 가장 저음부의 소리를 내는 음역이다. 마치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의 동굴에서 반향되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듯한 소리이다.

    6.1. 드라마틱 베이스: 신부, 악마, 절대군주의 역할을 주로 담당한다. 보이토의 메피스토펠레(Mefistotele)와 구노의 파우스트(Faust), 돈 카를로의 펠리페 왕, 무소르크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가 대표적이다.

    6.2. 이탈리아 바쏘 (basso profondo 또는 basso cantante): 베르디의 오페라나 벨 칸토 오페라의 주인공들이 이에 속한다.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중에서 둘카마라, 돈 파스쿠알레와 같은 베이스를 말한다.

    6.3. 슈바르츠(Schwarz) 바쓰: 독일의 무겁고 음울한 베이스를 말한다. 러시아 오페라의 베이스도 마찬가지이다. 주로 악마 또는 인생의 고난을 모두 겪은 노인의 역할을 맡아 한다. 베버의 마탄의 사수에서 자미엘을 연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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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빛 (@veritas0359)
    2022-10-24 14:51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제2번

    Rachmaninov - Symphony No.2 in E minor, Op.27

    1906년~1907년 사이 독일 드레스덴에서 작곡되어 1908년 2월 8일 상트 페테르스부르크의 마린스키극장에서 라흐마니노프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라흐마니노프의 예술적 번영기를 대변하는 ‘거인적 교향곡’.

    라흐마니노프는 보통 피아니스트 또는 피아노 음악 작곡가로 기억된다. 물론 그는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 가운데 한 사람이었고, 후기낭만주의 비르투오소 피아니즘의 연장선상에서 현란한 연주기교가 부각되는 피아노 음악을 다수 남겼다. 오늘날 공연장에서 주로 접하게 되는 그의 작품들을 꼽아보면 이런 이미지는 더욱 굳어진다. [전주곡], [회화적 연습곡], [피아노 소나타 제2번], [피아노 협주곡 제2번], [피아노 협주곡 제3번],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등 대개 피아노 독주곡 내지는 피아노와 관현악을 위한 협주작품이다.

    반면에 라흐마니노프가 관현악 분야에 남긴 대작들은 오랫동안 무시당하거나 폄하되어 왔다. 다소 무모했던 [교향곡 제1번]은 차치하더라도, 가장 잘 알려진 [교향곡 제2번]도 과거에는 축약된 형태로 연주되기 일쑤였고, 만년의 수작(秀作)인 [교향곡 제3번]은 아직도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들어 마지막 대작인 [교향적 춤곡]에 대한 관심이 다소 높아진 것이 그나마 다행이랄까? 사실 라흐마니노프는 연주가이기보다는 작곡가이기를 원했던 인물이었기에 작금의 상황은 부당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교향곡 제2번 e단조]는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포부가 얼마나 원대했는지를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위기 속에서 거둔 결실

    라흐마니노프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교향곡 제2번 e단조]는 제1차 러시아 혁명 직후에 작곡되었다. 1906년 봄, 귀족이자 지주였던 라흐마니노프는 국내 정세에 불안을 느껴 아내와 어린 딸을 데리고 러시아를 잠시 떠나 있기로 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탈리아로 갔다가, 여름에 독일의 드레스덴으로 거처를 옮겨 그곳에서 3년 동안 지내게 된다.

    그런데 한편으로 移住의 또 다른 이유는 작곡할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이었다. 그 직전까지 그는 성공한 음악가로서 너무도 바쁜 나날을 보냈었다. 1901년에 발표한 再起作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이 글린카상을 수상하면서 작곡가로 인정받기는 했지만, 그 이전부터 부각된 지휘자로서의 역량은 그를 작곡보다는 연주활동에 얽매이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영광스런 볼쇼이 극장의 지휘자 자리에까지 올라 두 시즌을 성공리에 치러냈으나, 정치적인 이유로 퇴임 압력을 받게 되자 그는 결단을 내렸던 것이다.

    드레스덴에서 그는 원했던 대로 작곡에 매진하여 실로 풍성한 결실을 거두었다. [교향곡 제2번]을 필두로 [피아노 소나타 제1번], 걸작 교향시 [亡者의 섬], 미국 순회연주를 위해 준비한 [피아노 협주곡 제3번] 등을 완성했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교향곡 제2번]의 의미는 각별했다. 과거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이 그랬던 것처럼, 현실에서의 불안과 위기를 예술적으로 극복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를 작곡 불능상태에까지 빠지게 만들었던 [교향곡 제1번]의 실패 이후 실로 10여 년 만에 재도전한 ‘교향곡’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작품이 그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어 대성공을 거둔 후 다시 한 번 글린카상의 영예를 차지하게 됨으로써, 그는 명실상부 차이콥스키의 후계자이자 러시아를 대표하는 교향곡 작곡가의 반열에 올랐던 것이다.

    도도한 흐름, 광활한 스케일, 그리고 긍정적 전망

    이 교향곡은 라흐마니노프의 예술성이 최고를 구가하던 무렵의 작품이다. 대하(大河)와도 같은 도도한 흐름과 대양(大洋)과도 같은 광활한 스케일이 유장한 호흡 위에서 폭넓게 펼쳐지는 첫 악장은 그가 품고 있던 작곡가로서의 야망과 상상력이 최고조에 달해 있었음을 증언하며, 관현악의 화려하고 변화무쌍한 색채와 박진감 넘치는 전개가 일품인 스케르초 악장은 그의 뜨거운 열정과 진취성을 표상한다. 또 슬프도록 아름다운 서정성이 흘러 넘치는 완서악장은 그 특유의 애잔하고 감미로운 선율미의 극치를 보여주며, 힘찬 행진곡으로 출발하는 종악장은 절묘한 구성미와 눈부신 클라이맥스를 아우르고 있다. 그의 멘토였던 차이콥스키의 교향곡만큼이나 유려하고 애절하며 강렬하지만, 그보다는 한결 강인하고 의연하며 무엇보다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 곡은 진정한 ‘거인의 교향곡’이라 하겠다.

    제1악장 : 라르고 - 알레그로 모데라토, e단조, 2/2박자
    라르고의 서주로 시작되는 장대한 악장. 특히 서주는 장장 한 시간에 걸친 대하드라마의 초석에 해당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첫머리에서 첼로와 베이스로부터 흘러나오는 모토 주제가 악장 중간 중간에 다시 등장해서 클라이맥스의 구축에 기여할 뿐 아니라 이후의 악장들에도 영향을 미친다. 아울러 주부에 등장하는 주요 주제들도 이 모토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이 악장의 흐름은 때론 사색적이고 때론 신비로우며, 무엇보다 드라마틱하다. 유장한 호흡 위에서 이러한 면면들이 유유히, 번갈아 부각되는 과정을 고도의 집중력과 끈기를 가지고 거시적으로 조망할 때 비로소 이 곡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종결부에서 새롭게 부각되는 또 하나의 주제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제2악장 : 알레그로 몰토, a단조, 2/2박자
    앞선 악장에서 누적된 긴장과 피로를 일거에 날려버리는 활기찬 스케르초 악장이다. 현이 새기는 경쾌한 리듬 위에서 호른이 영웅적인 주제를 연주하는가 하면, 앞선 악장과 연관된 감성적인 선율이 등장하기도 한다. 또 중간에는 긴박하고 기묘하며 자극적인 트리오가 놓여 있다. 다만 전반적으로 무척 흥미진진한 흐름 속에서도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진지한 표정은 지속되는데, 특히 말미에 연주되는 금관에 의한 코랄은 그가 자주 인용했던 ‘디에스 이레(진노의 날)’ 선율과 관련을 맺고 있다.

    제3악장 : 아다지오, A장조, 4/4박자
    라흐마니노프의 멜로디메이커로서의 재능이 최고조로 발휘된 호사스럽고 감동적인 악장이다. 클라리넷에서부터 마술처럼 흘러나와 면면이 이어져나가는 주제선율은 차이콥스키의 [비창 교향곡]에 등장하는 칸타빌레 주제에 버금갈 만큼 황홀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혹자는 ‘설탕과 꿀, 초콜릿으로 뒤범벅된 음악’이라고 불평하기도 했지만, 그 감미로운 선율과 절묘한 흐름은 지휘자와 악단이 깊은 감정을 담아 노래하되 과도한 센티멘털리즘에 탐닉하지 않는 한 듣는 이의 가슴에 잊을 수 없는 감흥과 환상을 새겨놓게 된다. 그런데 그 근원은 역시 첫 악장 서주에 나왔던 모토 주제이다. 다시 말해서 이 악장은 그 모토의 완성이라 할 수 있으며, 그 원형은 악장의 말미에서 슬며시 모습을 드러낸다.

    제4악장 : 알레그로 비바체, E장조, 2/2박자
    축전적인 피날레 악장. 활짝 개인 배경 위로 위풍당당한 행진곡 리듬, 금관의 힘찬 팡파르, 현의 서정적인 선율 등이 시원스레 부각되며, 발전부에서는 앞선 악장들에서 나왔던 요소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이 모든 요소들이 한 데 어우러지며 화려한 향연을 펼쳐 보이며 찬란한 클라이맥스에 도달하면, ‘거인의 드라마’는 한없이 상승할 것만 같은 분위기 속에서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의 피날레에도 등장했던 단호한 리듬으로 막을 내린다.

    추천음반
    우선 왕년의 명반으로 쿠르트 잔데얼링(DG), 유진 오먼디(Sony), 앙드레 프레빈(EMI)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오먼디는 스테레오 시대 들어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전집을 최초로 녹음한 지휘자로서, 그의 유명한 1959년 레코딩은 다소간의 축약이 있긴 하지만 ‘필라델피아 사운드’를 바탕으로 펼쳐 보이는 찬연한 파노라마가 돋보이는 영원한 고전이다. 아울러 디지털 시대의 대표적 명반인 블라지미르 아쉬케나지의 음반(Decca)에서도 로열 콘서트허바우 특유의 풍윤(豊潤)한 사운드가 돋보이는데, 특히 완서악장의 농밀한 흐름이 일품이다.

    러시아 지휘자와 악단의 음반들 중에서는 마리스 얀손스(EMI)와 미하일 플레트뇨프(DG)가 주목할 만하다. 이 가운데 얀손스가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을 지휘한 음반에는 악단의 강건한 사운드와 견고한 기능미, 지휘자의 탄탄한 조형감각과 늠름한 표현력이 멋진 조화를 이룬 수연(秀演)이 담겨있다. 한편 이반 피셔와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음반(Channel Classics)은 기존 명반들과는 사뭇 다른 이미지로 다가온다. 한결 여유롭고 담박한 흐름, 정갈한 사운드와 실내악적 앙상블이 두드러지며, 순수하고 자연스런 미감을 지닌 완서악장이 은은하고 진솔한 감명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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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빛 (@veritas0359)
    2022-10-15 12:48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제2번

    Saint-Saens : Piano Concerto No.2 in G minor, Op.22

    1868년 5월 13일 파리에서 초연. 생상스가 남긴 5곡의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품.

    “많은 비평가들이 입을 모아 작품을 난도질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지요. ‘첫 악장은 통일성이 부족하고 피날레 악장은 완전하게 실패했다.’ 연주를 위해 충분히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며 더구나 나 또한 상당히 서투르게 연주했습니다. 스케르초 악장만을 제대로 연주했을 뿐 나머지 악장들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에 가까웠죠.” – 카미유 생상스

    1868년 5월 13일, 파리에서 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이 초연되었다. 생상스 자신의 피아노 연주와 러시아의 음악가 안톤 루빈스타인의 지휘로 이루어졌는데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사실, 생상스는 루빈스타인에게 이 작품을 헌정했고 그의 파리 데뷔(지휘자로서)에 맞추기 위해 3주만에 다급하게 완성해야 했다. 비록 초연은 실패에 가까웠지만, 결국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생상스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피아노 협주곡을 모두 다섯 곡이나 썼지만 [2번 협주곡]에 견줄 수 있는 작품은 더 이상 탄생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세 곡의 피아노 협주곡 중 [피아노 협주곡 1번]만을 기억하듯이, 생상스가 작곡한 다섯 곡의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 [2번 협주곡]이야말로 생상스의 이름을 빛나게 한 작품이다.

    생상스가 남긴 최고의 피아노 협주곡

    피아노의 대가 프란츠 리스트는 생상스가 [피아노 협주곡 2번]의 초연 실패로 절망에 빠져 있을 때, 그에게 용기를 북돋아준 사람이었다. “당신의 두 번째 피아노 협주곡은 찬사를 보내야 마땅합니다. 당신이 창안해 낸 형식은 새롭고도 적절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악장이 진행될수록 점입가경으로 그 음악적 흥미가 더욱 세지고 피아니스틱한 효과들이 환상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리스트의 예언은 결국 실현되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필수적인 레퍼토리가 되었다. 이 작품은 즉흥곡처럼 시작하는 첫 악장에서 보여지듯이 대단히 혁신적인 작품이다. 섬세한 터치와 깊이 있는 음색과 더불어 테크닉까지 갖춰야 이 작품을 제대로 연주할 수 있다.

    11세 때 데뷔한 생상스는 음악 역사상 최고의 조숙한 천재 중의 한 사람이었다. 두 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다고도 하고, 그때 이미 작곡을 시작했다고도 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가 세 살 때 읽기와 쓰기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일곱 살 때는 라틴어를 달달 외었고, 열세 살에 파리 음악원에 입학했다. [교향곡 1번]을 작곡했을 때 생상스의 나이는 고작 열여덟 살이었다. 너무도 조숙했던 생상스는 생물학, 고고학, 천문학 등 많은 분야에 관심이 있었고 詩와 희곡 그리고 철학논문까지 썼다.

    요컨대 그는 한마디로 천재의 전형이었다. 생상스의 경우 모차르트, 멘델스존과 함께 유년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고 엄청난 주목을 받은 작곡가에 속했다. 그러나 생상스는 앞의 두 사람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지는 작곡가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러나 그가 살던 시대에는 물론 그렇지 않았다. 국경을 넘어와 프랑스에 체류한 음악가들은 대부분 생상스를 만나보기를 원했고, 수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생상스에게 선보이려고 아우성이었다.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첫 악장의 매력

    니데르메예르(L'École Niedermeyer) 음악학교에서 제자들(가브리엘 포레가 생상스의 제자 중에서 가장 성공한 작곡가였다)을 가르치는 동시에 파리의 마들렌 성당의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했던 그는 스스로를 프랑스 음악의 유산위에 서 있는 존재로 생각했다. 이런 자부심은 프랑스 음악의 적자(嫡子)라는 자리를 두고 드뷔시와 경쟁하는 구도가 되었고, 결과적으로 드뷔시와 생상스 사이에 깊은 골을 만들었다. 생상스는 국민음악협회를 조직해 프랑스 음악의 진흥에 힘썼는데, 만약 생상스가 국민음악협회를 창설하지 않았다면 프랑스의 음악적 지형도는 지금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을 것이다. 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그 뛰어난 음악성과 혁신적인 모습으로 그에 대한 동시대의 평가가 정당한 것이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1악장 Andante sostenuto
    대단히 독특하게 시작되는 인트로부터 긴장감이 느껴지는데, 화려한 피아노의 테크닉이 눈부시게 전개된다. 당대의 일반적인 협주곡과는 다르게 안단테로 시작되어 소스테누토로 넘어가는 진행방식은 대단히 특이한 방식이다. 생상스가 얼마나 대담하게 화성을 전개시키고 있는지를 주목하길 바란다. 생상스는 자신의 제자였던 포레의 작품 [탄툼 에르고Tantum ergo]에서 영감을 얻어 1악장의 모티프로 활용했다.

    2악장 Allegro scherzando
    초연 때부터 2악장은 열렬한 환호를 받아왔다. 팀파니의 리듬과 역동적인 주제는 매우 인상적이며 서정적인 뉘앙스가 바로 다음 악장의 거대한 드라마를 예견하게 하는데 지극히 낭만적인 2악장으로 경쾌하게 진행된다. 가벼운듯 하면서도 섬세하게 짜여져 있는 화음은 생상스가 얼마나 세심한 작곡가인지를 말해준다.

    3악장 Presto
    장엄한 양식의 3악장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아드레날린의 향연이다. 섬세함과 드라마틱함이 어우러져 있는데, 목관과 피아노의 화음은 분명 다음 세대를 향한 것이다. 그는 피아노 협주곡의 전통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으며, 피아노 독주 파트의 테크닉은 연주자에게 실력발휘를 할 기회를 제공한다.

    추천음반
    가장 먼저 언급해야 할 음반은 세 번이나 녹음한 아르투르 루빈스타인(RCA)의 연주로 유진 오먼디가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1970년 레코딩이다. 전무후무한 템포감각은 그야말로 진정한 감동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알도 치콜리니(EMI)의 강렬하고 압도적인 테크닉은 생상스 음악에서 눈부신 피아니즘을 보여준다. 세르주 보도가 지휘하는 파리 오케스트라와의 호흡도 완벽에 가깝다. 에밀 길렐스(TESTAMENT)가 앙드레 클뤼탕스가 지휘하는 파리 음악원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연주는 진정한 의미의 생상스를 구현하고 있는데, 사색적이며 동시에 가공한 폭발력을 보여준다. 비록 오케스트라 파트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지만 길렐스의 연주는 이 모든 것을 뛰어넘을 만한 것이다. 스티븐 허프(Hyperion)의 음반은 가장 이상적인 연주에 가까운데, 전체를 포괄하는 안목과 그러면서도 세부를 놓치지 않는 섬세함을 모두 갖추었다. 사카리 오라모가 지휘하는 버밍엄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스티븐 허프와 매우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최상급의 생상스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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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빛 (@veritas0359)
    2022-10-11 13:10






    프란츠 슈베르트 서곡 '로자문데' C장조, 작품번호 644

    ■슈베르트의 섬세한 감정을 낭만적으로 표현

    로자문데(Rosamunde)는 1823년 슈베르트가 26세 때 친구인 쿠펠비져(Leopold Kupelwieser 1796~1862)가 여류작가 빌헬미나 폰 헨치의 희곡 '키프로스의 왕녀, 로자문데' 의 부수음악을 슈베르트에게 의뢰해 완성한 작품이다.

    연극 상연을 며칠 앞두고 급하게 의뢰 하는 바람에 불과 5일 만에 간주곡과 발레곡을 포함해 모두 10곡을 썼는데, 서곡은 미처 쓸 시간이 없어 이미 완성된 오페라 '마법의 하프' 서곡을 그대로 인용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작가의 섬세한 감정 표현을 낭만적으로 표현한 음악으로 그의 모든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서정성이 높은 곡으로 평가되고 있다.

    1823년 비인에서 초연하였을 당시 슈베르트는 무대로 안내되어 갈채를 받았을 정도로 큰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이 연극은 졸렬한 각본에 의해 오늘날까지 거의 상연되지 않았고 악보는 방치되어 있다가 슈베르트 사망 40여 년 후 슈만이 악보를 발견했고, 1867년 설리반에 의해 세상에 발표되었다.

    부수음악 '로자문데'는 제2막 간주곡, 제3막 무용곡, 제3막 간주곡, 제2막 로만체, 요정의 합창, 제4막 간주곡, 제4막 양치기 아리아, 양치기들의 합창, 무용곡 등 10곡이며, 이 중 서곡, 간주곡, 합창곡 및 무용곡이 아직까지 자주 연주되고 있다. 훗날 슈베르트는 이 '로자문데' 간주곡 선율을 주제로 현악 사중주 13번 '로자문데'를 작곡하기도 했다.

    `부수음악(incidental music)'이란 영화에 쓰이는 음악을 `영화음악(OST)'이라고 하는 것처럼 연극을 위한 음악을 칭한다. 슈베르트의 `로자문데' 외에도 베토벤의 `에그몬트'를 위한 음악,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을 위한 음악, 그리그의 `페르귄트'를 위한 음악 등이 부수음악에 해당한다.

    자신의 천재성에도 불구하고 슈베르트는 후원자를 만나지 못하고 늘 가난하게 지냈다. 그는 출세에 뜻을 두지 않았으며, 피아노조차 없이 기타를 뜯으며 작곡하였고 주변의 화가와 시인, 가수 등 가난한 예술가들과 어울리며 생활을 했다. 그들은 `슈베르티아데'라는 작은 음악회를 통해 슈베르트가 새로 작곡한 곡들을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31세에 요절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가곡의 왕'이라고 부르는 것은 600여 곡의 가곡을 작곡했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별로 중요시 않던 가곡 장르를 작곡가의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진정한 예술장르로 끌어올린 것은 음악사에서 슈베르트의 가장 빛나는 업적 중 하나이다. 슈베르트의 음악은 대체로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선율이 특징이다. 질서정연한 형식미보다는 자유로움을 추구했고, 색채적인 화성 기법을 사용함으로써 고전주의 말미에서 낭만주의 음악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것이다.

    로자문데는 키프로스 왕의 딸인데 두 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가난한 어부의 미망인인 아크샤에게 맡겨진다. 이는 왕의 유언에 따른 것으로 자신이 죽은 후 권력투쟁으로부터 딸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아크샤는 그녀가 18살이 될 때까지 정성껏 키우는데, 키프로스 시장 알바누스는 이 사정을 아는 극소수의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로자문데가 18번째 생일이 되는 날, 그녀가 키프로스의 유일한 정통 계승자임을 세상에 알린다. 하지만 그 당시 왕의 직무를 대리하고 있던 푸르겐티아스는 권력에 대한 욕심으로 로자문데와 강제로 결혼하려 하지만 계획은 실패로 끝나고 독살을 시도한다. 그때 어릴 때부터 가문으로 맺어진 로자문데의 약혼자, 칸디아 왕국의 왕자 만프레트가 나타나 이를 막아내고 로자문데와 결혼하게 된다.

    서곡의 서주가 Andante로 웅장하게 등장하고 오보에와 클라리넷이 함께 우울한 선율을 노래한 뒤 분위기가 반전되어 바이올린에 의한 슈베르트다운 밝고 명랑한 제1주제가 나타난 후 제2주제는 그 분위기를 이어 아름다운 관악기의 솔로로 밝게 노래한다. 즐겁고 들뜬 기분의 여러 동기들이 제시되고 장엄한 코다를 연주하면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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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빛 (@veritas0359)
    2022-10-09 16:04


    칼 마리아 폰 베버 피아노 4중주

    Carl Maria von Weber 1786.11.18(올덴부르크 근교 오이틴, 독일) ~ 1826.6.5(결핵, 런던)
    : Piano Quartet in B flat, Op.8

    베버는 곡을 쓸 때 느린 악장을 먼저 쓰고 다음엔 피날레 악장, 그 다음엔 첫 악장을 덧붙이는 순서로 곡을 완성해가는 일이 종종 있었다고 한다. 베버의 이러한 버릇은 첫 악장을 소나타 형식으로 국한하는 고전주의에 공감하지 못하고 오히려 다양한 화성과 구성을 선호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베버의 피아노 4중주 B플랫 장조도 이러한 베버의 버릇에 속하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완성은 1811년이었으나 1807년에 이미 2악장 Adagio는 마무리된 상태였고, 비올라가 선도하며 만들어 내는 대목이 아름다운 첫 악장도 변형적인 소나타 형식을 취하고 있다. Adagio 악장에서도 베버는 다양한 화성과 구성을 추구하였으나 차이코프스키조차 어렵다고 투덜거렸다는 피아노와 현의 균형을 나름대로 맞춰간다.

    전혀 상대방의 의도를 따르려 하지 않는 피아노와 현이 다투는듯한 화성이 재미있는 미뉴엣 악장, 그러나 마지막 악장에서는 서로의 장점을 존중함과 동시에 피아노가 반전을 주도한다. 피아노4 중주의 또 다른 풍미를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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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빛 (@veritas0359)
    2022-10-07 15:09




    란치베리 ‘비어트릭스 포터 이야기(Tales of Beatrix Potter)’

    안무 : 프레드릭 애쉬튼(Frederick Ashton)
    음악 : 존 란치베리(John Lanchbery)
    의상 : 로스티슬라브 도보진스키
    초연 : 런던, 로열발레, 1971년

    피터 래빗으로 유명한 동화작가 비어트릭스 포터의 삽화에 등장하는 동물들의 캐릭터를 발레로 만든 작품이다. 비어트릭스 포터는 굉장히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소녀로 친구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자신의 주위에 있는 동물들을 관찰하며 스케치하는데 몰두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피터래빗, 제미마 퍼들-덕, 제레미 피셔 등 오랫동안 사랑받는 캐릭터가 탄생하였다. 아마도 무대용으로 보다는 영상용으로 먼저 제작된 것으로 추측되는데, 영국의 소박한 정취를 그려내는데 탁월한 식견을 가졌던 피레드릭 애쉬튼이 어린이들이 발레를 보다 가깝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아닌가 한다.

    애쉬튼 자신이 직접 초반부에 티기-윙클이라는 곰아주머니로 출연하여 작품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고 레슬리 콜리어, 마이클 콜맨, 웨인 슬립, 알렉산더 그랜트 등 로열 발레단의 수석무용수와 캐릭터 댄스에 탁월한 무용수들이 출연하였다. 2007년 12월 로열 발레단이 무대에 올려 호평 받았으며 영상물로도 출시하여 [한여름밤의 꿈], [호두까기 인형]과 같이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발레의 레퍼토리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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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빛 (@veritas0359)
    2022-08-05 11:09




















    유령(가짜) 지휘자, 유령(가짜) 오케스트라

    클래식 음반 중에서 길거리에서 떨이로 파는 오래된 염가판 CD나 全集類, 뭔가를 사면 사은품으로 주는 CD 등을 보면, 웬만한 애호가들도 들어본 적 없는 무명의 연주자들이 녹음한 것들이 많다. 이런 무명 연주자/지휘자의 음반은, 애호가의 경우에는 유명 연주자들의 음반을 주로 듣기에 관심이 없고, 그 외의 사람들은 연주자가 유명한지 어떤지도 잘 모르고 아예 관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혹시 호기심이 생겨 이런 음반의 지휘자나 오케스트라의 대해 알아보려 찾아본다 해도 전혀 정보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음반 자켓 자체에는 연주자의 이름 외의 정보가 없고, 인터넷에서도 여러 장의 CD가 검색되기는 하지만 프로필 등의 정보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그 음반에 나와 있는 연주자는 유령 지휘자나 유령 오케스트라일 경우가 높다. 물론 정말 유령이 있어서 그들이 녹음을 했다는 것이 아니라, 원래 실재하는 연주자/단체에 의한 녹음을 다른 연주자/단체가 녹음한 것으로 속여 파는 것이라는 얘기다.

    이 경우 다른 연주자/단체는 대부분의 경우 실재하지 않는 가공의 존재들이기 때문에 유령이라고 불리우는 것이다. 이러한 유령 연주자/단체가 생겨나게 된 것은 독일의 지휘자 겸 음악 프로듀서인 알프레트 숄츠(Alfred Scholz)가 발단이 되었다고 한다. 숄츠는 오스트리아 방송의 방송용 녹음을 대량으로 사들여, PILZ라는 레이블을 설립하여 그 음원들을 자신 또는 架空의 연주가에 의한 녹음으로 위장하여 대량으로 팔아 넘겼다고 한다. 이 중에는 실제 숄츠 자신이 지휘한 것도 있을 수 있지만 검증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고, PILZ는 그 후 도산하여, POINT, ONYX, M EDIAPHON 등으로 분화했다고 한다. 어쨌든 이것을 계기로 '유령'에 의한 음반이 대량으로 나돌기 시작하게 된다.

    유령 지휘자의 예로는 Alberto Lizzio, Henry Adolph, Herbert Winkler, Peter Stern, Eugen Duvier, Carlo Pantelli, Vladimir Petroshoff, Ferdinand Lang 등이 있고, 유령 오케스트라의 경우는 Philharmonia Slavonica, Philharmony Festival Orchestra, Berlin Philharmonic Soloists, Berlin Festival Orchestra, South German Philharmonic Orchestra(Suddeutsche Philharmonie), Mozart Festival Orchestra 등이 있다.

    이런 음반들 중에는 실재하는 지휘자나 오케스트라의 명의를 도용해서 만들어지는 것들도 많다. 도용당한 지휘자들은 마르텐 퀴, 프란츠 리히터, 졸탄 코바츄 등으로 비교적 무명인데 반해, 오케스트라의 경우에는 런던 교향악단, 런던 필하모닉, 부다페스트 페스티발 관현악단, 베를린 교향악단, 라이프치히 방송교향악단 등 잘 알려진 단체의 이름도 쓰이고 있다. 독주자의 경우는 비교적 수가 적지만, 피아니스트 디터 골드만, 바이올리니스트 브루노 츠비커 등이 유령이며, 가스파로 다 사로 현악사중주단 같은 유령 실내악단도 있는 모양이다.

    이런 음반들 중에서 실재의 연주자가 밝혀진 것들도 존재하는데, 밝혀진 실재의 지휘자로는 얀스크 카히제(Djansug Kakhidze 그루지야 지휘자 ჯანსუღ კახიძე), 스타니슬라프 고르코벤코(Stanislav Gorkovenko), 안톤 나누트(Anton Nanut), 밀란 호르바트(Milan Horvat) 등이 있고, 오케스트라는 슬로베니아 방송교향악단(RTV Slovenia Symphony Orchestra), 비인 방송교향악단(Rundfunk-Symphonieorchester Wien) 등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개중에는 한국인 지휘자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도 존재하는데, 바로 창원시향의 상임을 역임한 바 있는 장윤성 지휘의 비제 녹음이 그것이라 한다. 그렇지만 이것들도 애호가들에 의한 추정이라서 얼마나 정확히 밝혀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이러한 유령지휘자에 대한 정보의 원출처는, 홍콩의 HNH 인터내셔널의 사이트에 98年 전후(96年~97年이라는 설도 존재) 단기간 공개되었던 페이지라 한다.

    이들 정보가 공개된 이유와 정보의 진위는 명확하지 않다고 하며, 당시 그 페이지를 본 사람들이 사적으로 컴퓨터 통신과 인터넷을 통해 이들 정보를 유포시켰다 한다. 원 출처에서 정보가 없어진지 오래되었고, 그 이외에 다른 신뢰할만한 매체로부터의 정보가 없기 때문에, 현재에 와서 이 이야기는 클래식 음반계의 도시전설과 같은 것이 되었다고 한다.

    이상은 위키피디아 일본어판의 유령 지휘자, 유령 오케스트라에 관한 항목과 이 페이지에 링크된 홈페이지들의 내용에 의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추가적인 조사를 해 본 결과 새로 알게 된 것들이 몇가지 더 있다. 그에 대해 소개하면, 첫번째로 숄츠가 자신이 보유한 음원을 여러 음반사에 팔아넘기기 위해 같은 음원을 여러 이름으로 찍어 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베토벤의 '영웅'의 경우 알프레드 숄츠 지휘, 헨리 아돌프 지휘, 블라디미르 페트로쇼프 지휘의 음반들이 존재하지만, 사실 이들은 모두 같은 것으로 실제로는 즈데니엑 코실러 지휘 슬로바키아 필하모닉의 연주라 한다.

    이런 식으로 음원이 마구 펴졌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까지 이런 음반들이 들어왔던 것으로 보인다.또 몇가지의 염가 베토벤 '전원' 음반을 검증한 사이트가 있는데, 여기선 무려 5종의 음반이 동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이 중에서 3개가 실재 연주자의 이름을 쓰고 있어서 누가 실제 연주자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인데, 주목할 만한 것은 그 실재 연주자 중 한 명이 바로 한스 스바로프스키(Hans Swarowsky, 1899-1975)라는 것이다.

    명의를 도용당한 다른 지휘자들이 거의 무명에 가까운 데 반해서 스바로프스키는 비인 교향악단의 수석지휘자(사실상 준상임급)를 역임하고 비인 음악대학의 지휘과 교수로서 아바도, 시노폴리, 얀손스, 메타, 아담 및 이반 피셔, 바일 같은 유명 지휘자들을 지도한 거물급이다. 교육자로서의 명성이 더 높은 인물이긴 하지만 지휘자로서 베토벤, 바그너, 말러 등의 녹음을 남기기도 했다. 스바로프스키의 이름이 왜 이런데 쓰이고 있는가에 의문이었는데, 작곡가 브루크너에 대한 정보 사이트인 abruckner.com 의 정보에 의하면 숄츠가 바로 스바로프스키에게 배운 적이 있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덧붙여 abruckner.com의 조사에 의하면 시중의 모든 스바로프스키의 브루크너 녹음은 전부 가짜라 한다. 앞의 '전원' 문제로 돌아가면, 스바로프스키가 비인 국립가극장 관현악단과 녹음한 '전원'의 LP盤도 존재하기 때문에 이것이 원래의 음원일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 자료가 부족하여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 그런데 앞서의 정보원인 HNH 인터내셔널은 바로 유명한 클래식 레이블 낙소스의 모기업이다. 위키에서는 어째서 낙소스가 저러한 내용을 공개했는지 알 수 없다고 나왔지만, 다음 사진을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위 CD는 초창기 낙소스가 발매한 베토벤의 '전원'이다. 자켓사진 아래를 잘 보면 이것은 낙소스가 자체 제작한 것이 아닌 라이센스 음반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낙소스는 기존의 메이져 음반사들과는 달리 염가 CD를 통해 성장한 회사로, 주로 유럽 동구권의 실력은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연주자들을 발굴해 싼 값에 많은 음반을 내놓았던 음반사이다. 특히 기존 음반사들이 잘 다루지 않는 마이너한 레퍼토리까지 다루어 좋은 평가를 받았고, 현재는 세계 최대급으로 성장하여 이제는 어느 정도 이름 있는 연주자들도 녹음을 하는 레이블이 되었다. 그렇지만 초창기에는 일단 구색을 채우기 위해서 이런 라이센스 녹음도 내놓고 있었던 모양이다.

    문제는 이 음반의 프로듀서가 알프레드 숄츠로 나와 있으며, 바로 앞에서 다루었던 음원이 동일한 5종의 '전원' 음반의 하나와 연주자 및 시간이 일치한다는 것이다. 위 음반은 현재 낙소스 카탈로그에서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사실들로부터 볼 때, 낙소스는 초창기 시절에 구색을 맞추기 위해 숄츠와 계약을 맺고 라이센스 음반을 다수 발매했다가, 이후 그것이 위와 같은 문제가 있는 음원이라는 것이 뒤늦게 밝혀지자, 낙소스는 서둘러 해당 음반을 폐반(廢盤)하고 카탈로그에서 지운 다음 숄츠에 대한 보복으로 自社 사이트에 숄츠가 사기꾼이라는 정보를 밝힌 것으로 추정할 수 있겠다.

    위의 음반에 지휘자로 나온 비스트릭 레쥬하(Bystrik Rezucha)가 낙소스와 직접 녹음 작업을 한 음반(낙소스의 다른 레이블인 마르코 폴로에서 나옴)이 실제 있는 것으로 볼 때, 레쥬하 같이 명의를 도용당한 지휘자가 알아채고 신고했을 수도 있다. 물론 낙소스가 처음부터 모든 사정을 알고서 음반을 발매하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숄츠에게 모든 잘못을 전가했을 가능성도 있다.

    출처가 불분명한 소문에 불과한 이상 전부 꾸며진 얘기일 수도 있지만, 여러 증거로 볼 때 상당히 신빙성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이제 메이져 음반사들이 자신들의 음원을 박스 세트 등으로 정말 헐값에 내다 팔게 된 현 상황에서, 연주 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이전의 염가반들의 가치는 (원래부터 적긴 했지만) 거의 사라졌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해적반에 가까운 물건임) 하지만 CD라는 유형 매체 자체가 MP3나 인터넷 스트리밍 같은 무형 매체에 밀려 저물어가는 이 때, 저런 음반들을 보면 묘한 감개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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