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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bred (@tradbred)2024-02-04 23:10‘윤·한 갈등’에 투영된 검찰공화국의 퇴행
입력 : 2024.02.04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벌인 신구 권력 대결 1라운드는 허무하게 끝났다.
충돌 원인인 ‘김건희 디올백 수수’ 문제를 아무런 해법도 없이 봉합한 것이다.
남은 건 두 사람이 충돌했다는 사실과 윤 대통령이 평소 한 위원장에게 품었다는 각별한 애정과 각별한 후배 사랑을 초월하는 윤 대통령의 도저한 아내 사랑 정도다.
디올백 문제는 더 커졌다.
윤 대통령은 이번주 방송되는 KBS 신년 대담에서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사태가 정리되기를 기대하는 것 같다.
그러나 ‘아내는 함정 몰카의 피해자’라고 적당히 넘기는 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처음에는 대통령 부인이 몰카에 등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낯설고 당황스러워 ‘함정 몰카냐, 디올백 수수냐’ 양론이 일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함정 몰카지만 디올백 수수는 문제’라는 상식적이고 단순명료한 결론으로 여론의 갈래가 타졌다.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는 위법 소지가 다분하다.
그렇다고 해도 비단 이번 일뿐이었다면 여론의 추가 지금처럼 기울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수 여론이 ‘함정 몰카는 함정 몰카, 디올백 수수는 디올백 수수’라고 냉정하게 선을 긋는 건, 이번 일을 통해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의 베일이 한 꺼풀 벗겨진 느낌, 말만 무성하던 의혹의 실체를 직접 확인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싸움의 원인은 그대로인데 화해했다면 둘 중 하나다.
싸움이 가짜였거나 화해가 가짜이거나.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충돌하자 ‘약속대련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두 사람이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크다.
윤 대통령은 이준석, 김기현 등 마음에 안 드는 여당 대표를 족족 갈아치웠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 위원장 교체라는 ‘윤심’을 여당이 거부했다.
처음이다.
이런 거부는 처음이 어렵지 두번째, 세번째로 갈수록 쉬워진다.
윤 대통령의 당 장악력에 균열이 가는 것이다.
반대로 윤 대통령이 여전히 여당을 쥐락펴락하고 디올백 수수 문제를 두고도 뚜렷한 태도 변화가 없다면 한 위원장은 단단히 체면을 구기게 된다.
‘윤 대통령 부하’라는 꼬리표도 떼기 어렵다.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해 윤·한 갈등의 단초를 제공한 김경율 비대위원이 4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약속대련’이 아니라 ‘실전격투기’였음을 보여주는 정황은 또 있다.
윤 대통령은 이원석 검찰총장의 사법연수원 10기수 선배인 박성재 전 고검장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임명한 지 일주일 만에 단행한 이례적 인사였다.
법무부는 한 위원장이 장관에서 물러난 뒤 이노공 전 차관 대행체제로 운영됐는데, 윤 대통령은 새 장관을 지명하지 않고 장관 대행 역할을 하는 차관을 교체한 터였다.
그래서 다들 총선까지는 차관 대행체제로 가려나 보다 했는데, 돌연 박 후보자를 지명한 것이다.
전직 검찰 고위 간부의 말이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약속대련’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교감을 갖고 저러는 줄 알았다. 그런데 박 고검장을 지명하는 것 보니까 그게 아닌 것 같다. 윤 대통령이 검찰을 조속히 안정시켜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과의 갈등 국면에서 검찰을 확고하게 틀어쥐기 위해 조직 장악력이 강한 박 후보자를 지명했다는 것이다.
군사정권 때는 권력 유지를 위해 군의 동요를 막는 게 중요했다.
군이 권력의 기반이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의 권력 기반은 검찰이다.
군사정권 때 권력이 총구에서 나왔다면 지금은 수사권·공소권에서 나온다.
검찰의 이반은 권력의 위기와 직결된다.
당장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해 검찰에 있는 김 여사 관련 건만 해도 여럿이다.
고발사주 혐의로 공수처에 의해 기소된 손준성 검사가 얼마 전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비록 미수에 그쳤다고는 하나 고발사주의 수혜자 격인 사람이 윤 대통령, 김 여사, 한 위원장이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고발사주 피고인인 손 검사를 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그랬던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김 여사를 사이에 두고 충돌했다.
권력의 태생과 출처에 따라 권력투쟁의 등장인물도, 주무대도 바뀐다.
윤 대통령의 돌연한 박 후보자 지명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총선 역학과 권력 속성상 제2, 제3의 윤·한 충돌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누가 이기건 근본적으로는 이 싸움 자체가 검찰공화국의 일그러진 단면을 보여주는 거대한 퇴행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40204203601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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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bred (@tradbred)2024-02-04 23:01애도폭력과 애도시위
입력 : 2024.02.04
전주희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
어떤 죽음에 애도를 표하는 행위가 폭력이 될 수 있을까?
애도행위가 아무리 부적절하고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폭력이라는 딱지를 붙여 비난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최근 벌어진 일련의 소동을 나는 ‘애도폭력’이라 부르고 싶다.
지난 1월23일 충남 서천시장 화재를 배경으로 이뤄진 윤석열·한동훈 회동이 비판받는 이유는 단지 ‘정치쇼’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정치쇼가 재난 현장을 주목하게 하는 대신 재난을 지워버렸다.
서천시장 292개 점포 중 227개가 불에 타, 80%가량의 생존터가 사라진 대규모 화재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을 앞두고 터진 정치적 갈등, 그러니까 자기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한 연기만 수십대 카메라 앞에서 선보이고는 그 자리를 떠났다.
지금까지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찾은 재난 현장 중 이렇게까지 재난이 삭제된 경우가 또 있을까.
차라리 그 둘이 그곳에 가지 않았더라면 시커먼 잿더미 위에서 눈물짓는 늙은 상인의 얼굴이라도 언론에 보도됐을 것이고, 지방정부의 대책에 대해 한 줄이라도 더 자세히 언급됐을 것이다.
윤·한의 서천시장 회동이 있던 시점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막기 위해 유가족과 시민대책위의 필사적인 몸부림이 이어지던 때이다.
가족들의 삭발이 있었고, 거부권 행사가 예측되던 전날은 체감온도 영하 20도가 넘는 혹한에도 밤새도록 1만5900배 철야행동이 이어졌다.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밤샘 절을 ‘시청’하다 새벽에 달려가는 시민이 있었지만 대통령의 거부권은 망설임 없이 행사되었다.
정부와 여당은 “국론분열을 야기하는 정쟁의 도구”인 특별법 대신 빠른 보상과 지원을 약속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자 또다시 ‘시체팔이’라는 악성댓글이 유가족에게 쏟아졌다.
유가족 김남희씨의 말처럼
“유가족의 바람인 진상규명을 가장 모욕적인 방법으로 거부한 것”이다.
애도폭력은 애도 자체가 폭력이 되는 사태다.
어떤 애도는 공적 공간에서 금지된다.
이를 위해 특정한 애도만 선별적으로 허용된다.
애도를 애도로 덮는다.
정부·여당 인사들은 참사 초기부터 ‘보상을 해줄 테니 진상조사는 빼자’는 주장을 유가족에게 전달해왔다.
윤 정부의 ‘재난조사가 정권의 위협’이 될 거라는 피해망상은 현 권력이 정상적으로 공적 영역을 통치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취약함을 드러낸다.
취약한 권력이 행사하는 힘은 폭력적이고, 폭력적인 만큼 약하다.
이 소동 한가운데서 지난여름 14명이 사망한 오송참사 진상조사가 유가족과 시민사회의 힘으로 이뤄졌다.
중앙정부는 국정조사를 실시하지 않았고, 충북도는 진상조사를 하지 않았다.
대신 유가족과 시민사회가 독립적인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조사보고서를 마련했다.
재난·참사 관련 국가의 지원 없이, 국가의 무관심과 방해에도 불구하고 유가족·시민·전문가 집단이 독자적으로 작성한 첫 사례다.
애도는 죽음에 따른 상실을 슬퍼하는 것만 아니라, 무엇을 상실했는지에 대한 앎을 포함한다.
진상규명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애도의 방법일 뿐만 아니라,
이를 둘러싼 싸움이야말로 애도의 사회적 실천, 애도시위이다.
오송참사가 귀중한 첫발을 내디뎠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40204203600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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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bred (@tradbred)2024-02-04 22:55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한 언론 보도
입력 : 2024.02.04
정인진 변호사·법무법인 바른
연예인은 자기가 창출한 이미지에
꼭 맞추어 살아가야 하며
그에 어긋나면 위선이란 전제 아래
사생활 비밀을 대중에 공개하는 건
악한 언론권력의 횡포다
지난해 11월 배우 고 이선균이 수사를 받은 사건에 관한 KBS 텔레비전 보도 중 그가 어느 유흥업소 여성과 나눈 대화의 녹음이 방송됐다.
그런데 그중 첫 부분 대화는 낯뜨거운 내용이라서 듣기에 불편했다.
그걸 내보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사생활에 관한 헌법 조항은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라고 되어 있다.
연예인도 국민이니까 이 조항대로라면 당연히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연예인의 사생활에 관한 기사를 내거나 방송을 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 이렇게 공개를 허용할 때 등장하는 개념이 ‘알 권리’다.
그럼 연예인의 사생활은 어디까지 알 수 있는 것인가.
연예인에 관한 사건은 아니지만, 2006년에 나온 대법원 판결은 사생활의 비밀 침해가 위법한 경우를 “공표된 사항이 일반인의 감수성을 기준으로 하여 그 개인의 입장에 섰을 때 공개되기를 바라지 않을 것에 해당한다고 인정되고 아울러 일반인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서 그것이 공개됨으로써 그 개인이 불쾌감이나 불안감을 가질 사항 등에 해당하여야 할 것”이라고 설시했다.
명예훼손죄나 사생활 침해에 대한 책임의 법해석론에서는 연예인을 ‘공적 인물’ 중 하나로 본다.
공적 인물이란 본래 영미법에서 나온 개념으로서 공직자에 준하는 정도의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는 사람을 말하는 것쯤 되는데,
연예인과 운동선수 기타의 유명인이 포함된다.
우리 판례에서는 이 용어를 공직자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구별하는 것이 옳다.
공직자는 그의 사생활 중 자질·도덕성·청렴성에 관한 사실이 공개되는 것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적 인물의 사생활 공개가 허용되는 범위는 그보다 좁게 보아야 한다.
대법원은 공적 인물에 대해서 ‘통상인에 비하여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일정한 범위 내에서 제한되어 그 사생활의 공개가 면책된다’는 법리를 세워놓고 있다.
그런데 대법원 판결 중에서 널리 알려진 법조인, 언론인, 종교인, 교수, 재야인사, 영화감독 등이 공적 인물이라고 하여 문제된 예가 있기는 해도, 연예인이 직접적으로 공적 인물로 적시된 예는 아직 없다.
이 점 하급심 판례와 다르다.
연예인이 공적 인물이며 그 사생활에 대한 정보가 알 권리의 대상이 된다는 주장의 이론적 근거는 무엇일까.
연예인은 대중의 관심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고 또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게 되며 이때 대중이 알게 되는 것은 필경 연예인의 이미지나 페르소나인데,
만약 사생활에서 연예인의 참모습이 이미지 등과 다르다면 이는 대중을 속이는 것이므로 당연히 공개되어야 하며,
연예인은 그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을 감수하고 그 직종을 택한 것이라는 설명이 유력하다.
내가 보기에 이 설명은 얼핏 ‘이익 있는 곳에 책임 있다’는 법리에 유사한 점이 있다.
그러나 부당하게 사생활을 침해당하고도 억울해하지 않을 책임 같은 것은 없다.
또한 나는 연예인의 사회적 영향력이 당연히 사회적 책임까지 수반하는 것이고 이를 감수하면서 연예인이 된 것인지에 관해서도 의문이 있다.
어떤 연예인들은 스스로를 공인이라 칭하는데, 이들은 과연 그 말의 무게를 짊어질 각오가 되어 있는 것일까.
연예인이 공인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침해받고 공개될 범위는 늘어날 것이다.
법원은 언론이 공적 인물의 사생활을 보도할 수 있는 근거를 공공의 이익에서 찾고 있다.
고인의 경우처럼 사생활에서 범죄의 혐의를 받을 때 이것이 공표되는 데에는 공공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연예인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일반인 모두에게 적용되는 법리다.
법이 보호하는 비밀이란 반드시 감추고 싶은 악사추행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남에게 알려지면 당사자가 난처하게 되는 모든 사실을 말한다.
연예인의 연애, 유흥업소 출입 따위의 사실은 사생활의 내밀한 부분이다.
이에 관한 보도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리 없다.
인간에겐 누구나 약점과 과오가 있다.
누구도 완벽하게 도덕적이지 않고 또 도덕적일 수 없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연예인은 자기가 창출한 이미지에 꼭 맞추어 살아가야 하며 그 이미지에 어긋나면 위선이라는 전제 아래 사생활의 비밀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은 악한 언론권력의 횡포다.
고인이 유명을 달리한 후인 지난 1월12일 문화예술인연대회의의 성명 발표에서 가수 윤종신은 문제의 녹음파일 공개에 대해 “KBS가 공영방송의 명예를 걸고 오로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보도였다고 확신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이런 물음 앞에서도 공공의 이익을 외칠 것인가.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40204203100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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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bred (@tradbred)2024-02-04 22:45정치가 자초한 검찰공화국
입력 : 2024.02.04
검찰총장이 사임 후 1년 만에 대통령에 출마하고 검사에서 임용된 법무부 장관이 여당 대표로 옮겨 앉았다.
현직 신분으로 총선 출마를 위한 정치 행위를 해 물의를 빚는 검사들도 생겼다.
역시 검사 출신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검사가 정치에 맛 들이면 사법적 정의는 사라지고 세상은 어지러워진다”고 우려했다.
검찰공화국, 검찰정권이라는 말은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입에 오르내렸다.
게다가 4월 총선에 출마하는 전·현직 검사가 40명이 넘는다고 한다.
입법조사처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도 법조인 출신은 15.3%를 차지해 정당인 출신 21.3%에 버금가는 비율을 보였다.
법조계 출신 의원의 비율이 미국과 영국에서 감소하는 추세인 데 반해 한국에서는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변호사를 포함한 법조계 인물이 정치계로 진출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
미국과 독일의 연방하원에서 법조인 출신 의원은 각각 29.9%와 22.8%에 달한다.
하지만 이 나라의 경우도 판검사 출신이 아니라 변호사 출신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영국 하원은 7.2%, 일본 중의원은 3%에 그쳤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19대 국회에서 감소하기는 했으나 이후 다시 증가해 16대 국회 이후 꾸준히 14~20%를 차지해왔다.
정당인을 제외한 특정 직업군으로서는 가장 큰 비중이다.
특정 직업이나 집단이 정치계에 유독 많이 진출하는 것은 그 직업이나 집단이 정치권력에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가까이 있다는 것은 영향을 주고받는 정도가 크다는 것이다.
무력을 가진 집단이 정치권력과 밀착되는 경우에 버금가는 위험이 수사와 재판의 권력을 가진 집단이 정치권력과 밀착하는 경우다.
주요 국가 권력을 관장하는 이 기관들에 정치적 중립성이나 독립성을 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현재 검찰 권력은 정부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입법부에도 더욱 막강한 세력을 구축하려 한다.
법을 다루는 법조인이 법을 제정하는 입법부 진출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바람직한 일도 아니다.
법에 따라 심판하는 판사와 법에 따라 수사하고 법을 집행하는 검사는 법의 기능과 내용을 잘 이해하지만, 법의 제정에는 관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법 제정은 구성원 각인의 행복을 증진하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집단과 개인의 이익을 조정하는 정치 행위다.
입법조사처의 분석에서도 법조인 출신 의원이 사법 관련 입법 활동에서는 일정한 차이를 보이지만, 법안 발의나 가결률 등 전반적인 입법 활동의 성과 측면에서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법조인의 의회 진출은 법과 정의가 일치하지 않을 때 민주 절차에 따라 이를 일치시키려는 욕구에서 비롯된다면 바람직하다.
그러나 법을 집행하는 기능인으로서 자기 집단의 이익을 지키거나 법 제정 권력을 차지하려는 욕심에서 비롯된다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계에 진출하는 법조인이 많다는 것은 좋게 보아도 법이 정의와 거리가 멀다는 것이고, 나쁘게 보면 정치권력이 법을 지키지 않는 절대 권력으로 작동하고 이를 탐하는 기능인이 많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정치인의 잘못도 적지 않다.
사법공화국이라고 할 정도로 정치적 사건을 고소 고발하는 행위가 잦다.
결국 정치 행위에 대한 판단까지 검찰과 사법부에 맡겨 버린 셈이다.
이를 조사하고 재판하는 과정에서 검찰과 사법부는 우리 정치의 생리를 파악하고 우습게 봤을 것이다.
물론 명백한 범죄는 당연히 법으로 다스려야 한다.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
하지만 법으로도 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법부와 검찰이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불거진 ‘비속어 발언 보도’와 관련해 MBC에 정정 보도를 하라는 판결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사법 행정권 남용에 대한 무죄 판결,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방기 등이 대표적 예다.
정치인의 자질에도 문제가 있다.
민주 정치에서 중요한 자질은 도덕성과 책임감, 공감 능력과 대변 능력이다.
독선과 무책임은 무능과 같다.
털지 않아도 먼지 날리는 사람이 적지 않고 자신과 자기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정치인이 드물지 않다.
부도덕하고 무능한 정치가 또 다른 부도덕하고 무능한 권력인 검찰 정권을 불러들인 것이다.
정치가 가까이해야 할 것은 또 다른 권력기관이 아니라 국민과 국민의 삶이다.
그래야 일반 국민이 정치를 신뢰하고 다양한 직업과 집단이 의회에 진출해 삶의 정치를 구현할 수 있다.
22대 총선은 과연 그 계기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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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bred (@tradbred)2024-02-04 21:45((꼭 반드시 읽어 봐야만 하는 글))
[사설] ‘고발사주는 정치공작’이라던 윤 대통령 사과해야
수정 2024-02-04
‘고발사주’ 사건으로 기소된 손준성 검사장이 지난달 31일 유죄 선고를 받은 뒤 대통령실은 며칠째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검찰이 선거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고발장을 만들어 특정 정당에 전달한 국기문란급 범죄가 법원 판결로 확인됐는데도, 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윤석열 대통령이 모른 체하는 것은 검찰총장 출신이자 현직 대통령으로서 무책임의 극치다.
손준성 검사장은 2020년 범행 당시 ‘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불릴 만큼 최측근에서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었고, 검찰총장은 윤 대통령이었다.
고발장에는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피해자로 등장한다.
손 검사장이 직속상관과 그 부인, 역시 상관인 한 위원장을 피해자로 적시하는 고발장을 만들면서 이들과 교감이 없었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더구나 고발장 전달 직전, 당시 부산고검에 근무하던 한 위원장과 손 검사장의 카카오톡 대화가 급증했다.
한 위원장은 고발사주 관련 자료로 추정되는 사진 60장을 대화방에 올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도 당시 하루 10여차례씩 전화통화를 했다.
손 검사장 윗선의 관여 여부는 반드시 밝혀야 할 대목이다.
이와 별개로 윤 대통령은 당시 검찰 수장으로서 지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재판을 받고 있던 손 검사장을 검사장으로 승진시킨 인사 책임자이기도 하다.
무리한 인사라는 비판에도 승진을 강행함으로써 손 검사장을 비호한 책임을 져야 한다.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고발사주 의혹이 제기되자 “있으면 (증거를) 대라. 정치공작 한두번 겪었나”라며 정치공작으로 몰고 갔다.
윤석열 캠프 정치공작 진상조사특위는 고발사주 제보자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까지 했다.
하지만 수사·재판을 통해 증거가 확인됐고 고발사주의 실체가 드러났다.
윤 대통령은 알고 그랬든 모르고 그랬든 유권자를 속인 셈이다.
이렇게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고발사주 사건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시민단체들의 고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송두리째 부정한 중대 사건인 만큼 배후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그에 앞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국민 앞에 진솔한 해명과 사과부터 해야 한다. 이처럼 중차대한 사안에 나 몰라라 하는 것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에 걸맞은 책임 있는 처신이 아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127194.html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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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bred (@tradbred)2024-02-04 21:02((꼭 반드시 읽어 봐야만 하는 글))
또 댓글을 달지 않으려면
기자 박수지
수정 2024-02-04
2017년 9월5일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특수학교 신설을 위한 주민토론회’에서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주민 의견이 엇갈리자 장애아동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호소하고 있다. 서울장애인부모연대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한겨레 프리즘] 박수지 | 이슈팀장
“모든 책임을 가정이 다 감당하기 얼마나 힘드셨을지….”
“장애아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아이나 부모는 죄인이 아닙니다.”
“저소득 가정만 주는 장애인수당에 소득기준 없애라.”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40대 아버지가 뇌병변 장애가 있는 10살 아이와 숨진 채 발견되자, 관련 기사엔 부녀의 죽음을 애도하며, 국가의 부재를 질타하는 댓글이 무수히 달렸다.
2024년 한국에서 장애인 자녀 가족의 죽음은 지척에 있다.
지난달 충남 태안에선 소아당뇨가 있는 9살 딸과 함께 일가족이 숨졌고,
지난해 11월엔 서울 은평구에서 중증장애인인 8살 아들을 숨지게 한 30대 어머니가 체포됐다.
섬뜩한 댓글이 눈에 띄었다.
“중증장애인 부모는 잠정 살인자입니다. 중증장애인은 부모 외엔 아무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누구도 장애인 자녀의 목숨까지 좌지우지할 권리는 없다.
부모가 먼저 떠나더라도 남은 자녀는 활동지원을 받으며 교육받고, 노동하며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다면, 부모가 자녀 살해라는 극단적 생각으로까지 치닫진 않았을 것이다.
국가가 장애인 정책에 돈을 써야 한다는 답은 정해져 있다.
그러나 예산 배정은 첨예한 정치적 산물이고, 장애인은 ‘쪽수’에서 번번이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때로는 이들의 투쟁이 나머지 비장애인 다수의 강력한 지지를 얻을 때 순식간에 ‘뒤집어지기도’ 했다.
2017년 서울 강서구에서 특수학교 설립이 속도를 내게 된 것은, 2017년 엄마들의 ‘무릎 호소’가 결정적이었다.
당시 공청회에서 지역 주민들은 특수학교를 혐오시설로 보고 설립에 반대했고, 엄마들은 무릎을 꿇었다.
사진 한장은 백마디 말보다 충격이 컸고, 여론이 들끓었다.
정치인과 정부가 움직였다.
지역 주민들의 동의도 얻어냈다.
그렇게 17년 만에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서진학교가 지어졌다.
하지만 그게 곧 비장애인들의 장애 인권 의식이 갑작스레 높아진 결과는 아니었다.
당시 앞줄에서 무릎 호소에 나섰던 이은자 강서퍼스트잡지원센터장은 4일 한겨레에 “2017년 특수학교 설립을 지지하며 힘을 보태줬던 똑같은 주민들이, 나중에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사용하는 복합시설(어울림플라자) 설립을 추진할 때는 워크숍 용도 등의 숙소를 두고 ‘장애인들이 잠까지 자는 건 위험하다’는 취지로 반대했다”고 말했다.
장애인과 그 가족을 지지하던 것은 어디까지나 비장애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까지 작동하는 동정이라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시위에 대한 혐오도 같은 방식으로 벌어진다고 봤다.
“전장연이 시민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았으면, 시민들도 욕을 하지 않았겠죠.
불편해지면 ‘당신들 이동권이고 뭐고’가 되는 거죠.
하지만 장애인들이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은) 다른 걸 안 해봤겠어요?”
그는 이어 말했다.
“외국에선 이런 시위가 벌어져 시민들이 불편하면 국가를 욕해요.
왜 장애인들을 위한 문제를 빨리 해결하지 않아서 우리를 힘들게 하느냐고.
그런데 우리는 국가가 장애인들을 욕하게 유도해요.”
실제 전장연 시위가 있을 때면 지하철 역사엔 “전장연의 불법시위로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강제퇴거와 연행은 일상이 됐다.
왜 움직이기도 어려운 이들이 지하철역에 나와 시위에 나서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과 반성은 전혀 없다.
장애 자녀 살해와 이동권 보장을 위한 지하철 시위는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을까.
결국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장애인들이 이동할 수 있고, 배우고 일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비슷한 비극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려면 시민들이 편리한 ‘갈라치기’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치인들과 국가에 지지 않아야 한다.
우리에게 피해를 끼치는 눈앞의 장애인들을 혐오하는 대신,
불편을 빨리 해소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해야 한다.
또 ‘국가는 어디 있느냐’는 댓글을 달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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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bred (@tradbred)2024-02-04 20:56이번 총선도 망할 순 없다
수정 2024-02-04
수·소셜코리아 운영위원장
왜 정치인은 과거의 실패로부터 배우려 하지 않는가?
알면서도 눈앞의 이익을 위해 외면하는 것인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묻고 싶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제시한 저출생 대응 공약이 시행되면, 저출생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나.
만약 한 위원장과 이 대표가 돈 없고 ‘빽’ 없는 청년이라면, ‘이제 아이를 낳아도 되겠다’고 생각하겠나.
두 당의 저출생 대응 공약은 과거에 비해 세련되고 구체적이다.
분명히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정책들이다.
그러나 출산과 양육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반드시 저출생 현상을 완화한다는 보장은 없다.
한국 사회는 2005년 합계출산율(TFR)이 1.08로 낮아진 ‘쇼크’를 겪으면서, 정권의 이념과 관계없이 저출생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제도화했다.
전문가들도 양육자가 일과 생활을 양립할 수 있게 해주고,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충분하지만 아동보육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확대하며, 아동수당 등을 도입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일부 정책의 성과는 눈부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한 0~2살 아동의 보육시설 이용 비율을 보자.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의 이용률은 무려 62.6%에 달해 오이시디 회원국 중 3위를 기록했다.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의 이용률인 47.6%, 37.0%, 55.3%보다도 월등히 높다.
그러나 합계출산율은 점점 더 낮아졌다.
이변이 없는 한 2023년 4분기 합계출산율은 0.6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류 역사상으로도 매우 드문 일이다.
그러자 대부분 언론은 200조~300조원을 쓰고도 상황이 더 악화했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정부가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쓴 것일까?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그 돈의 일부는 아동보육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육아휴직을 확대했으며, 남성의 육아 참여와 아동수당 등을 제도화하는 데 사용되었다.
더욱이 이런 일들은 저출생 현상과 관계없이 우리 사회가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이었다. 여성의 독박육아는 정당화될 수 없고, 모든 아동은 양질의 돌봄을 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수백조를 쓰고도 출생률이 점점 더 낮아졌다는 역설적인 현실이 우리에게 주는 함의는 분명하다.
수십년 지속되고 있는 저출생 현상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고, 돈을 더 쓴다고 완화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2017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기구로 다시 설치하면서 저출생 대응 정책의 기조를 ‘출산 장려’에서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전환한 이유였다.
우리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한국 사회는 성, 학력, 학벌, 지역 차별이 만연하며 돌봄의 책임이 여성에게 강제되는 사회이다.
한번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면 평생을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야 하는 사회이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청년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세습 능력주의’ 사회이다.
청년들은
“헬조선에서 겪는 고통을 자식에 대물림하기 싫어서”,
“힘든 세상에 태어나게 하는 것도 부모로서 죄짓는 것”
이기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했다.
세습 기득권층을 위해 “노예 만들어줄 일 있냐”며 출산을 거부한 청년들의 이야기는 왜 지난 20여년 동안 출산장려정책이 저출산 현상을 완화하는 데 실패했는지를 아프게 확인시켜준다.
지난 20여년 동안 실패를 통해 우리가 깨달은 것이다.
그런데도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새 제도를 도입하고 돈을 더 쓰겠다는 공약만 발표했다. 심지어 국민의힘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인구부를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여성가족부를 출산장려부로 생각했던 것인가?
할 말이 없다.
새 제도를 만들고 돈을 더 쓰는 것만으론 저출생 현상을 완화할 수 없다.
저출생은 한국 사회가 심각한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불평등, 차별, 부의 세습과 같은 근본적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구조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괜찮은 일자리를 늘리고, 안정적 주거를 보장하며,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녀에게 세습되는 악순환을 끊는 구조적 대안을 공약하는 것은 그 시작이다.
책임 있는 정당이라면, 과거의 실패로부터 배워야 한다.
이번에도 망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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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bred (@tradbred)2024-02-03 21:47사람들이 죽어간다... 그들은 정말 절박할까
[取중眞담] 이태원 특별법 등 거부권 앞에 무기력한 국회... '의석 수'만 남은 선거제 논의
24.02.03
박소희(sost)
2024년 2월 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양희준씨의 누나 양현아씨가 말했다.
"8살 아이가 동생을 너무 많이 좋아한다. ...(중략)... 최근에 거부권 관련해서도 아이한테 '삼촌이 사고가 났는데 왜 사고가 났는지는 우리는 알아야 돼. 근데 대통령님께 알고 싶다고 요청을 했는데 들어주시지 않으셨어'라고 했더니 '대통령님 빨리 만나러 가자'고, '알아야 되는 거 왜 안 가르쳐주냐'면서 화를 내더라. '만나달라고 했는데도 만나주시지도 않으셔'라고 대답을 해줬다."
2022년 12월 15일, 국회 앞 농성장을 찾아온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유최안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회장이 말했다.
"누가 그랬다. 다른 사람, 안 움직이는 사람들을 움직이는 게 만드는 게 정치고 투쟁이라고. 저희는 회사 측 노동조합도 만들 수 없을 정도의 노동환경에 처해있는 집단이다. 이게 임계점 같다. 그럴 때마다 정치의 역할이 더 필요할 거라고 보고. 저희는 여유가 없기 때문에 더 극단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 노조법 3조가 (개정)되지 않으면 선택지가 없다. 다른 선택지도 있다는 걸 좀..."
거부권 또 거부권... 절박한 국민 내치는 대통령
모두가 절박한 이들이다.
그리고 그 마음이 담긴 이태원 참사 특별법,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는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으나 속절없이 사라졌거나 곧 사라질 위기다.
쌀 시장의 불안정성을 보완하기 위한 양곡관리법,
고령화 사회와 지역 의료 격차에 대응하고자 했던 간호법,
고질적인 방송장악 문제의 해법을 찾으려던 방송3법 당사자들의 절박감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대통령의 거부권은 윤석열 대통령과 그 가족만 보호했을 뿐, 절박한 국민들은 가차없이 내쳐버렸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줄곧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고집하고 있다.
양상은 다양하지만, 역시 대표사례는 민주화 이후 역대 최다(9회)를 자랑하는 거부권 행사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직후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고 말했을 때에는 설마했다.
'카르텔'이란 표현을 줄이고, 모처럼 국회의 도움을 요청하던 2024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때도 긴가민가했다.
슬픈 예감은 늘 틀리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1일, 윤 대통령은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거부권 행사로 '변함없음'을 과시했다.
국민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갤럽이 1월 30일부터 2월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전화면접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29%만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63%의 국민들이 부정평가 사유로 꼽은 것 중 하나가 거부권 행사(5%)다.
전주 대비 3%P가 늘었다.
소통 미흡(11%), 독단적/일방적(7%)이라는 평가 역시 그 밑바탕에는 윤 대통령의 태도 문제가 있다(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P).
권력자의 무절제한 권한 행사는 가장 약하고 상처받은 이들에게 독으로 돌아가고 있다.
윤 대통령이 말하는 '국민'에 농민, 간호사, 하청노동자와 비정규직, 언론의 자유를 위해 싸우는 이들, 참사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가족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생존자들은 포함되지 않는다.
누군가 내게 '지금 야권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막무가내로 쓰이는 대통령의 거부권을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라고 답하고 싶은 이유다.
여의도의 오랜 문법은, 이럴 때 절대 숫자를 말하지 말라고 이른다.
'200석'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는 순간 오만해보이고 역풍 맞는다며 입단속을 한다. 맞는 말이긴 하다.
이해찬 전 대표의 '20년 집권론'은 보기 좋게 폐기됐다.
새 나라를 꿈꾸던 1000만 개의 촛불이 세운 새 정부는 불과 5년 만에 심판당하지 않았나.
하지만 2024년 지금 '200'이라는 숫자를 언급하는 이들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아니 그들은 '제발 살려달라'고 절규하고 있다.
정말 가능한 숫자인지는 알 수 없다.
솔직히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특정 정당이 단독으로 국회의원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일은 망상이나 다름없고,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
딱 한 가지 방법은 있다.
'연대'다.
절박한 약자들의 곁에 서겠다는 마음들이 모이고 모인다면 기적처럼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헛된 생각이지만, '어쩌면'이라는 실낱 같은 마음을 버리기가 어렵다.
사람들은 자꾸 거리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와중에 정치의 시간, 선거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무엇을 위한 선거제 논의인가
선거제도를 둘러싼 온갖 말들이 난무하는 요즘이다.
근본 책임은 약속을 어길 핑계를 찾는 민주당에게 있다.
이재명 대표는 분명히 말했다.
"다당제를 위한 선거 개혁과 비례대표제 강화는 평생의 꿈(2022년 3월 4일 대선 유세)"이라고, "연동형 비례제 확대와 위성정당 방지를 통해 국민의 다양한 의지와 가치가 국정에 수렴될 수 있게 선거법을 바꿔야(2022년 9월 28일 국회 연설)" 한다고.
그러나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있나(2023년 11월 28일 유튜브 방송)"란 한마디는 모든 것을 뒤엎었다.
'민주당이 병립형 회귀를 꿈꾼다'던 연기가 피어나오는 굴뚝은 실재했다.
다만 다른 정당에도 묻고 싶다.
'정말 절박했는가.'
애당초 '병립형'만 말하는 국민의힘은 논외다.
우리 사회의 가장 낮고 약한 이들을 대변해야 하는 진보정당들이 얼마나 고달픈 상황인지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병립형으로 돌아간다'는 소문이 심상찮을 때만 국회 본청 앞 계단 혹은 소통관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그들이 정말 연동형을 지키는 데에 절박했을까.
진보정당 최대의 위기가 도래하고 있다는데 카메라 앞 혹은 SNS에서 호소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무엇을 할 것인가'가 사라진 정치는 사람들을 살리기는커녕 죽음에 이르게 만든다. 그 결과 노동자는 끼어 죽고, 떨어져 죽고, 어린아이들은 스쿨존에서 죽고, 청소년들은 수학여행길에 죽고, 젊은이들은 거리에서 죽는다.
이들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의석 수'만을 위한 선거제도 논의가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
민주당이든 다른 정당이든 정치의 복원이 절실한 시절이다.
사람들이 죽어간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999571&PAGE_CD=N0006&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naver_news&CMPT_CD=E0033M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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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bred (@tradbred)2024-02-03 20:18'김건희 질문' 피하기?..尹, 신년 기자회견 대신 '사전 제작' KBS 픽업
7일 KBS ‘녹화’ 대담..사전 합의된 질문과 대답 주고받는 일방적 대국민 메시지 전망
野 "김건희 의혹에 ‘귀 닫고 입만 열겠다’는 대통령, '대국민 불통 사기쇼' 멈추라"
작년→조선일보, 올해→KBS 지정..친윤매체 대담으로 2년째 신년 기자회견 패싱
정현숙
기사입력 2024/02/03
2월2일자 뉴욕타임스 1면에 등장한 라는 제목의 기사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도 신년 기자회견을 패싱하고 KBS 대담으로 대신하겠다는 것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 의혹에 ‘귀 닫고 입만 열겠다’는 대통령, '대국민 불통 사기쇼'를 멈추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생방송이 아닌 사전제작 형식의 녹화방송으로 전망되면서 역대 대통령 중 전례가 없는 기상천외한 방식이란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신년 기자회견 대신 친윤매체인 '조선일보'를 지정해 틀에 박힌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에도 KBS와 합의된 질문과 답변 방식이 예상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내일(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사전 녹화한 내용을 가지고 오는 7일 KBS를 통해 방송되는 대담에서 향후 국정운영 계획과 외신에서도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부인 김건희씨의 명품백 수수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만약 국민정서에 반하는 '몰카 공작'으로 밀어붙일 경우 역풍 우려가 만만찮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신년 대담으로 비판 여론이 사그라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자신있게 신년 기자회견을 열지 못하는 것이 2년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는 조선일보, 올해 지정한 매체는 KBS다.
특히 이번에는 생방송도 아닌 녹화방송으로 때우는 방식과 관련해 사전 조율과 조정이 충분히 예견된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2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정해진 각본대로 사전에 녹화한 대담으로 신년기자회견을 때우겠다고 한다"라며 "국민 앞에 서기 그리 두렵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강 대변인은
"땡윤 방송사와 짜고 치는 녹화 방송이 ‘대국민 직접 소통’인가?"라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국민 소통이란 사전에 짜인 각본대로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는 ‘대국민 불통 사기쇼’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끝내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한 국민의 물음에 답하길 거부했다. 이런 ‘약속 대련’ 같은 짜고 치는 대담을 대국민 소통으로 받아들일 국민은 단 한 분도 없다”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는 대통령이 되겠다’던 윤석열 대통령은 어디로 갔느냐”며 “국민께 철석같이 약속해 놓고는 왜 국민으로부터 도망치려고만 하느냐”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눈치 보다 김건희 여사의 눈치가 두렵습니까?
언론의 질문보다 김건희 여사의 타박이 불편합니까?”라며
“도저히 자신이 없다면 이틀 전 신년기자회견을 진행한 야당 대표에게 자문이라도 구하라”고 꼬집었다.
강 대변인은 “총선을 앞두고, 불통의 이미지를 희석해 표심을 현혹하려는 ‘대국민 윤석열 불통 사기쇼’에 국민을 들러리 세우지 말라”며
“그저 ‘불통의 메아리’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책임을 피하려는 꼴이 부끄러울 지경”이라고 몰아붙였다.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과 ‘상식적인 소통’을 할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국민과 언론이 던지는 가감 없는 질문에 한 점 의혹 없이 투명하게 답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KBS는 박민 사장 취임 이후 '윤비어천가'식의 현 정권에 영합하는 편향적 보도를 한다는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KBS는 지난해 11월 정부 행정망 마비 사태로 국내 혼란이 가중됐을 때도 윤 대통령의 순방 소식을 첫번째 꼭지로 보도해 비판을 샀다.
지난 1월 18일 열린 KBS 시청 ..자...(위)...원회 회의에서는 윤 대통령의 국외 순방을 다룬 ‘시사기획 창’에 대해 최경진 시청자 위원장은
“국정 홍보 채널인 KTV에서나 내보낼 만한 성격의 내용이 버젓이 방송됐다는 사실에 허탈감, 참담함을 느낀다”라고 비판했다.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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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bred (@tradbred)2024-02-03 00:53((꼭 반드시 읽어 봐야만 하는 글))
“코멘트해줄 변호사가 필요한가요?” [슬기로운 기자생활]
기자 장현은
수정 2024-02-02
장현은 l 노동교육팀 기자
하루 평균 80통가량의 전자우편을 받는다.
기사 끝에 적힌 바이라인(기자 이름과 이메일 주소)을 보고 보내는 제보 메일도 있지만, 대다수는 정부 및 여러 기관이 배포하는 보도자료 혹은 설명자료들이다.
간혹 기사의 오기나 특정 표현을 지적하거나 욕설이 담긴 메일을 받을 때도 있다.
그런데 며칠 전 매우 인상 깊은 메일을 받았다. 제목은 이랬다.
‘기사에 코멘트를 해줄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노무사가 필요하신가요?’
‘전문직’을 ‘퍼스널브랜딩’ 해준다는 업체의 대표라는 이가 보낸 메일이었다.
제목 그대로 변호사, 노무사 등 ‘사’자 취재원들을 기자 의도에 맞게 무료로 연결해 코멘트를 받을 수 있게 해준다는 내용이었다.
기사에 필요한 목적과 내용을 적어 전문가 멘트를 주문하면 관련 업계 전문직의 답변을 전달해오는 식이란다.
브랜딩 업체의 고객은 기사에 이름이 언급돼 좋고, 기자는 시간을 들이지 않고 원하는 멘트를 구할 수 있으니 서로 윈윈이라는 논리.
검색해보니, 이미 많은 매체 기자들에게 발송된 메일이었고 언론비평 전문지 미디어오늘에 취재 후기가 실리기도 했다.
창의적인 영업 방식에 놀라면서도, 씁쓸함이 밀려왔다.
그 바탕에는 ‘기자는 자기가 쓰고 싶은 방향대로 기사를 쓴 뒤 입맛에 맞는 전문가 멘트로 그럴듯하게 꾸민다’는 전제가 깔렸기 때문이다.
기사의 신뢰성을 높여주는 장치인 전문가 멘트를 더 쉽게 따라는 유혹 앞에 ‘취재는 사실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이라든가 ‘기자는 객관적일 수 없지만, 그 방법은 객관적이어야 한다’ 따위의 저널리즘 원칙이 서 있을 자리는 없다.
저널리즘 원칙 운운할 것도 없이, 기자의 편리함과 전문직의 이름 알리기를 공공연하게 맞교환하자니 이래도 되는 걸까 싶었다.
하지만 원인 없는 결과가 있겠나.
어떤 사안에 관해 기사를 쓴다면, 그 분야 여러 시각을 가진 다양한 전문가들을 두루 취재해 기사 방향을 세우고 기사를 써야 한다.
하지만 마감에 허덕이는 기자들은 매번 그렇게 일하기 힘들다.
언론사 또는 개인이 의도를 강하게 가지는 경우도 많다.
미디어오늘 등에 자신이 말하지 않은 내용의 멘트가 기사에 실렸다거나,
기자가 자신의 발언을 곡해해 인용했다는 전문가 주장을 담은 기사들이 꾸준히 실리는 이유다.
어떤 분야는 기자가 원하는 방향을 재빨리 캐치하고 기자가 원하는 멘트를 해주는 유명한 교수님이 있어, 여러 매체 기자들의 전화가 몰린다고 한다.
나 또한 서로 다른 전문가의 이야기 조각들을 맞춰보는 대신 쉬운 길을 선택했던 때가 없다고 말할 수 없다.
몇년 전에는 언론보도를 원하는 개인에게서 돈을 받고 언론사를 연결해주는 ‘제보플랫폼 사업’이 등장해 서비스하고 있다.
넓게 보면, 제보자와 기자에 이어 기자와 전문가 연결도 사업이 된 셈이다.
기자들의 안일하고 관행적인 기사 쓰기가 만들어낸 상품들은 아닌지 뼈아프다.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던 시절 줄 쳐가며 읽던 빌 코바치의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 책을 오랜만에 꺼내봤다.
고작 2년4개월차 기자 생활이지만, 매일 취재하고 기사 쓰며, 처음의 낯섦이 점점 관행과 익숙함으로 채워지는 순간들을 깨닫고 놀랄 때가 있다.
우연히 받은 메일 한통에 여러 고민과 반성이 이어진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26994.html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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