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jour à tous . . . .
Avec 。Bellefemme" Chanson.World.Jazz..et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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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밤이에요bellefemme(@bellefem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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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efemme (@bellefemme)2025-11-10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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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 Paris d’automne de mes souvenirs
오랜 기억 속 가을의 파리
가을이 오면, 나는 늘 오랜 기억 속 파리로 돌아간다.
세월이 흐르며 색이 바래진 사진처럼, 그 거리는 겉으로는 희미해졌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더 선명하게 살아 있다.
생 라자르 역 앞, 노란 은행잎이 돌계단을 덮고,
작은 카페 창문 너머로 들려오던 아코디언 소리가
바람을 타고 내 귓가에 다시 울리는 듯하다.
나는 오래전 그 거리 위를 천천히 걸었다.
손에는 아직 따뜻한 카페 라떼,
발걸음마다 바스락거리는 낙엽,
멀리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낮게 울리는 자동차 소리.
모든 것이 낯설면서도 익숙해, 마치 파리가 나를 기억하는 듯했다.
지금 그 길을 다시 걸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매년 가을이면 마음속 파리로 산책을 떠난다.
빛바랜 골목, 오래된 책방, 우연히 마주쳤던 사람들의 얼굴.
그 모든 것이 내 기억 속에서 숨 쉬며,
한 잔의 커피 향과 낯선 골목의 공기 속에서 나를 감싼다.
세월이 흘러도,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다.
사랑했던 순간들, 스쳤던 사람들, 그 모든 작은 설렘과 행복이
가을의 파리와 함께 내 마음 속에 남아 있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그 기억을 따라 걷는다.
빛바랜 거리 위에서, 오래된 친구처럼 나를 맞아주는 파리와 함께.
그리움은 달콤하고, 향수는 따스하다.
오랜 세월의 기억 속에서 나는 여전히 그 골목을 걷고,
낙엽 위에 남겨진 발자국처럼, 내 마음 한 켠에는 늘 파리가 살아 있다.
Dans un coin de mon cœur, Paris vit toujours.
벨팜므, 1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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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efemme (@bellefemme)2025-11-10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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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vembre, une fleur pour toi
11월, 당신을 위한 꽃
11월의 차가운 공기 속을 걷다가 휴대폰을 꺼냈어.
렌즈를 통해 바라본 세상은,
눈부시게 하얀 햇살과 서늘한 공기가 어우러진 고요한 풍경이었어.
그리고 그 속에 작은 꽃들이 피어 있었지.
낯선 길가, 이슬이 살짝 내린 모퉁이,
골목 사이 틈새에서도 꽃은 꿋꿋하게 서 있었어.
붉은빛, 노란빛, 연분홍빛...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을 잃지 않는 모습이
어쩐지 너와 나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
나는 그 순간, 너에게 이 장면을 보여주고 싶었어.
계절의 변화 속에서도 살아 있는 꽃처럼
나의 마음도 너를 향해 흔들림 없이 피어 있다는 걸 전하고 싶었거든.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소소한 하루 속에서도
너를 생각하며 내 마음이 단단하고 따스해진다는 걸.
사진 속 꽃은 잠시 후 사라질지도 몰라.
하지만 렌즈 속에서, 그리고 내 마음속에서는
너와 나의 작은 이야기로 남아 있어.
11월의 변화 속에 피어난 꽃처럼
내 마음도 늘 너에게 머물러 있다는 걸 기억해 줘.
오늘도 나는 휴대폰을 들고
너와 나만의 작은 꽃을 찾아 걸어 나갈 거야.
그리고 그 순간을, 너와 함께 나누고 싶어.
벨팜므, 1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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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efemme (@bellefemme)2025-11-1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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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us le ciel de novembre...
11월의 하늘 아래, 공기는 어느새 투명해지고 마음은 자꾸만 깊어진다.
햇살은 낮게 머물고, 바람은 지나온 계절의 냄새를 품어 한 걸음씩 겨울로 향하고
가로수의 잎들은 마지막 빛을 머금은 채, 떨어지기를 기다린다.
그 잎새들이 바람에 실려 흩날릴 때마다
마치 지나온 시간들이 작별 인사를 건넨다
그 인사에는 아쉬움과 고요, 그리고 묘한 안도가 함께 섞여 있는듯하다,
11월의 하늘은 그래서 유난히 정직하다.
거짓 없이 비치고, 숨김 없이 드러내고
그 아래 서면 마음의 먼지도 천천히 가라앉고,
이 계절이 우리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가 들려온다.
“괜찮아, 지금처럼만 천천히 걸어가도 돼.”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그런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많이 말하지 않아도, 가까이 다가가지 않아도
그저 같은 하늘 아래, 같은 온도를 느끼며 존재하는 시간.
그게 11월이 주는 가장 깊은 선물인지도 ...
오늘도 그렇게
Sous le ciel de novembre...
11월의 하늘 아래에서,
당신의 하루가 포근히 숨 쉴 수 있기를 바라며..
벨팜므, 1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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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efemme (@bellefemme)2025-10-2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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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말없이 속삭인다.
“멈춰 서서 바라보라.
세상의 작은 풍요를, 마음으로 느끼라.”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햇살과 나무, 사람과 바람, 소리와 향기가 어우러진 순간 속에
조용히 스며든다.
그 순간, 마음은 한 폭의 그림 속으로 들어간 듯
고요하지만 풍성하게 살아 숨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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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efemme (@bellefemme)2025-10-2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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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4일, 바람의 결에서
가을의 빛이 조금씩 옅어진다.
햇살은 여전히 따뜻하지만, 그 속엔 어쩐지 이별의 온도가 숨어 있다.
나무는 제 몸의 색을 한 겹씩 벗겨내며,
마치 오래된 감정을 조용히 흘려보내는 듯하다.
나는 오늘, 잠시 멈춰 서 있었다.
지나온 계절이 남긴 흔적들을 바라보며,
내 안의 소음들을 하나씩 정리했다.
음악처럼 흘러가던 시간 속에서
가끔은 아무 소리도 없는 순간이 가장 진실하다는 걸 배운다.
사람의 마음도 계절을 닮는다.
붉게 타오르다, 차분히 식고, 결국은 고요에 닿는다.
그래서일까, 오늘의 하늘은 유난히 담담했다.
그 담담함이 오히려 나를 위로했다.
누군가에게는 이 날이 평범한 금요일이겠지만,
내겐 ‘멈춤’을 배운 하루로 남을 것이다.
다시 음악이 나를 부를 때까지,
나는 이 가을의 끝에서 천천히 나를 조율하고 있다.
벨팜므, 10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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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efemme (@bellefemme)2025-09-3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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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년전 연필로 쓴 불어 필기체.. 폰에 담겨있었네..
고엽의 첫부분만 ...
# Yves Montand - Les Feuilles Mortes
Oh, je voudais tant que tu te souviennes
Des jours heureux où nous étions amis
En ce temps-là la vie était plus belle
Et le soleil plus brûlant qu'aujourd'hui.
Les feuilles mortes se ramassent à la pelle
Tu vois, je n'ai pas oublié
Les feuilles mortes se ramassent à la pelle
Les souvenirs et les regrets aussi.
Et le vent du Nord les emporte,
Dans la nuit froide de l'oubli.
Tu vois je n'ai pas oublié,
La chanson que tu me chantais...
Les feuilles mortes se ramassent à la pelle
Les souvenirs et les regrets aussi,
Mais mon amour silencieux et fidèle
Sourit toujours et remercie la vie.
Je t'aimais tant, tu étais si jolie,
Comment veux-tu que je t'oublie?
En ce temps-là la vie était plus belle
Et le soleil plus brûlant qu'aujourd'hui.
Tu étais ma plus douce amie
Mais je n'ai que faire des regrets.
Et la chanson que tu chantais,
Toujours, toujours je l'entendrai.
C'est une chanson qui nous ressemble,
Toi tu m'aimais, moi je t'aimais
Et nous vivions, tous deux ensemble,
Toi qui m'aimais, moi qui t'aimais.
Mais la vie sépare ceux qui s'aiment,
Tout doucement, sans faire de bruit
Et la mer efface sur le sable
Les pas des amants désunis.
C'est une chanson qui nous ressemble,
Toi tu m'aimais et je t'aimais
Et nous vivions tous deux ensemble,
Toi qui m'aimais, moi qui t'aimais.
Mais la vie sépare ceux qui s'aiment,
Tout doucement, sans faire de bruit
Et la mer efface sur le sable
Les pas des amants désu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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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efemme (@bellefemme)2025-09-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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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뒤척이다가 겨우 맞이한 아침.
눈을 뜨자마자 창가를 스치는 공기가 달라져 있었다.
여름 끝의 무거움 대신, 미세하게 스며드는 가을의 서늘함
라디오를 켜니 마침, 나연주 님의 목소리가 그 공기에 색을 입힌다.
첫 곡은 맨해튼 트랜스퍼 Manhattan Transfer 의 Chanson D’Amour.
재즈 보컬의 경쾌한 스캣이 마치 잘게 쪼개진 햇살처럼 아침을 채운다.
졸린 눈꺼풀이 그제야 천천히 열린다.
이어지는 곡은 여성 국악 실내악단 다스름의 Sous Le Ciel De Paris 와 Padam Padam.
프랑스의 하늘을 노래하는 샹송이 한국 전통 현악기의 결에 스며들자,
파리 골목길의 회색 지붕 위로 가을 안개가 피어오르는 듯하다.
전통과 현대, 파리와 서울이 뒤엉켜 만들어낸 묘한 울림이 귀끝을 간지럽힌다.
곧이어 줄리엣 그레코의 Sous Le Ciel De Paris,
안네 소피 폰 오터가 부르는 Padam Padam 이 차례로 이어진다.
그레코의 깊은 저음이 낡은 카페의 시간과 비를 불러오면,
폰 오터의 담백한 목소리는 그 빗방울을 투명한 빛으로 바꿔놓는다.
나연주님의 멘트 웃음 속에서 자신의 추억을 풀어놓는다.
“중학교 땐 영어 선생님을, 고등학교 땐 일본어 선생님을 좋아했죠.
어른이 되어서는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곤 했어요.”
가벼운 고백이 전파를 타고 흐르는 순간,
라디오 건너편의 수많은 아침들이 같은 미소로 화답했을 것이다.
샹송의 도시와 언어를 향한 은근한 동경이 내 안의 작은 기억을 깨운다.
산책길에 함께 나온 반려견이 천천히 내 옆을 걷는다.
나뭇잎을 스치는 바람, 아스팔트 위의 발소리, 그리고 귀를 감싸는 음악.
모든 것이 하나의 호흡이 된다.
2Cellos의 Cinema Paradiso가 흐르자, 오래된 영화관의 스크린이 내 마음속에도 펼쳐진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선율이 아침의 빛과 섞이며, 밤의 피로가 스르르 풀려간다.
아그네스 발차의 노래가 스며든다.
지중해의 햇살과 바람이 라디오 전파를 타고 도착한 듯, 공기가 조금 더 따뜻해진다.
며칠째 이어진 수면 장애로 집중력이 흐려져 있던 내 아침.
나연주 님이 들려준 음악은 그 모든 것을 조용히 되살려주었다.
파리의 골목과 지중해의 바다, 그리고 내가 사는 도시의 가을이 겹쳐지며,
나는 다시 걷는다.
음악이 만들어 준 이 짧지만 충만한 순간
가을의 첫 페이지가 라디오와 함께 이렇게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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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efemme (@bellefemme)2025-09-2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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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해 전, 꽃 도매시장에서 주문한 여러 색의 장미 300송이
가시와 잎을 다듬다 손끝이 야무지게 찔렸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날 찍어둔 사진들이 휴대폰 속에 가득하다.
다발로 묶인 장미꽃을 담은 한 장의 사진,
그 아래엔 같은 장면의 유화가 함께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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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efemme (@bellefemme)2025-09-2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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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Épilogue # 할머니의 손길 # 그리움
Le toucher de grand-mère # nostalgie
그 모든 아침의 기억이 쌓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보온병 속 코코아의 따뜻함, 두툼한 달걀 샌드위치의 부드러움,
그리고 할머니가 부엌에서 흘리던 숨결과 손길의 온기까지.
수많은 시간이 흐르고, 이제 내 곁에 할머니는 안 계신다.
하지만 그 사랑과 정성은 여전히 내 안에서 살아 숨 쉰다.
주방 창문으로 아침 햇살이 스며든다.
블라인드 사이로 들어오는 금빛 빛줄기가
갓 삶은 달걀 샌드위치의 노릇한 빵 가장자리와
보온병 속 코코아의 진한 갈색 위로 살짝 스친다.
아이들은 주방 한쪽에서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엄마, 냄새 진짜 좋은데!
큰딸이 손을 내밀어 샌드위치를 들고,
작은아이는 엄마, 나 먼저 마셔도 돼?
코코아를 홀짝이며, 코코아향이 너무 좋아! 하고 웃는다.
나는 장난스레 손을 흔들며 말한다.
아직 준비 안 끝났어! 조금만 기다려, 친구들과 나눠 먹을 수 있게 몇 개 더 포장할게.
맛있는 건 나눠 먹어야지?..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웃음을 터뜨린다.
작은 손으로 샌드위치를 집어 들며,
엄마, 달걀 샌드위치 너무 부드럽다.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어?
큰딸이 감탄하며 눈을 반짝이자, 나는 살짝 미소 지으며 속삭였다.
비밀이야. 할머니가 나한테 가르쳐주신 거거든.
작은아이는 코를 찡그리며 기대 섞인 목소리로 외친다.
엄마, 나도 알려줘!
나는 손끝으로 딸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장난스레 속삭인다.
기다려, 독립하면 알려줄게.
잠시 숨을 고르며 나는 할머니의 말씀을 떠올린다.
“서두르지 않아도, 그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해낼 수 있단다.
결혼 전부터 살림을 익히려 애쓰지 않아도 돼.
처음엔 서툴러도 보고 듣고 경험하다 보면
기억과 입맛이 저절로 닮아가게 마련이야.”
그때 들었던 할머니의 얼굴과 부드러운 목소리가 떠오른다.
어린 마음에도 그 안에는 삶의 지혜와 여유가 깃들어 있었다.
지금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나는 안다.
삶은 서두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경험으로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임을.
할머니의 말씀이 참 맞더라.
그 지혜와 손길이 남긴 온기를 오늘도 마음에 품고 살아간다.
엄마, 내일도 이거 해줄 거지?
작은아이가 눈을 반짝이며 묻는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물론이지. 내일도, 모레도, 언제든 엄마가 만들어줄게.
자, 애들아. 다 같이 맛있게 먹고 오늘 하루 힘내자!
아이들은 환한 미소로 내 말을 받아 웃음을 터뜨리고,
집 안 가득 퍼지는 코코아 향과 달걀 샌드위치의 부드러움,
아이들의 웃음과 장난스러운 말소리 속에서
오늘도 우리는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하루를 시작한다.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작은 아침의 기적,
그 안에서 나와 아이들, 그리고 할머니의 기억이 함께 숨 쉰다.
그 향기 속에서, 나는 어린 시절 할머니가 나를 위해 준비해주던 아침,
보온병 속 코코아를 살짝 흔들어 내밀던 손길,
두툼한 샌드위치를 가방에 넣어주던 마음, 굶지 말고 오늘도 힘내라는 눈빛과 숨결.
아이들이 서로 웃고 떠드는 사이, 나는 마음속으로 할머니께 감사 인사를 건넨다.
할머니는 나를 사랑으로 지켜주셨고, 나는 그 사랑 속에서
여전히 하루를 조용히 이끌며, 세상을 관찰하고 느끼며 표현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나는 안다.
할머니의 손길과 아침의 향기, 나만의 작은 관찰과 기록이
내 안에서 늘 살아 숨 쉬며 나를 지탱하고,
때로는 속삭이듯 힘을 주고, 때로는 부드럽게 길을 안내한다는 것을.
그 사랑과 기억이 있어 오늘도 나는 조용히 나의 하루를 완성한다.
할머니, 오늘도 보고 싶어요 ...
부드러운 미소가 그리워 가슴이 시려요 ...
꿈속에서라도, 한 번만이라도 내 곁에 와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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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À suivre .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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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efemme (@bellefemme)2025-09-2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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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lire La Ferme des animaux de George Orwell
Pourquoi le pouvoir finit-il toujours par nous ressembler
Épilogue du point de vue de Bellefemme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다시 읽으며
권력은 왜 항상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벨팜므의 관점에서 본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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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뜨겁게 시작한다.
늙은 수퇘지 올드 메이저가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고 선언하며 세상을 바꾸려 할 때, 그 열기는 눈부셨다.
동물들은 인간의 채찍을 몰아내고 스스로의 세상을 세운다.
이야기는 동화처럼 단순하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때 남는 감각은 차갑다.
그 단순함이 오히려 인간의 초상을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나는 여성의 시선으로 이 이야기를 읽는다.
돌아보면 혁명의 언어가 향하는 곳은 늘 가장 약한 자리였다.
가정에서, 일터에서, 말이 느린 사람에게, 기억이 흐릿한 이들에게, 침묵을 선택하는 여성들에게.
역사의 무대에서 가장 먼저 지워지는 목소리가 누구였는지를 나는 안다.
이상은 언제 현실로 변형되는가.
스노우볼이 추방당하고 나폴레옹이 권력을 장악하는 순간, 혁명의 불씨는 통제의 도구로 바뀐다.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이상은 봉합되고, 계명은 고쳐지고, 동물들은 기억을 잃는다.
나는 이 장면에서 오래 멈췄다.
여성의 권리가 하나씩 협상의 이름으로 후퇴해 온 지난 세기들의 기억이 떠올랐다.
뜨겁게 얻어낸 자유가 얼마나 쉽게 조건과 타협의 문장으로 바뀌었는지,
그 역사가 동물농장의 저녁 하늘처럼 스며들었다.
언어와 기억의 독점.
오웰이 경고한 것은 아마도 이것이다.
동물들이 처음의 7계명을 잊을 때,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가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더 평등하다”로 바뀔 때,
아무도 반박하지 않는다.
언어가 바뀌면 과거는 지워지고, 미래는 새로 쓰인다.
여성의 몸과 경험이 오랫동안 남의 언어로 규정되어 온 사실이 떠오른다.
이름을 붙이는 사람이 힘을 갖는다.
낱말 하나가 일상의 권력 지형을 바꾼다.
그래서 나는 내가 쓰는 단어를 다시 살핀다.
가볍게 넘기는 문장이 세상을 다시 설계하는 코드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인간과 돼지를 구분할 수 없을 때
나는 연민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
돼지가 인간을 닮아간 것이 아니라
인간이 처음부터 돼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거울 같다
권력은 특정 존재를 타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욕망을 지닌 모든 이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이 소설을 덮고 나면 질문이 남는다.
러시아 혁명이나 스탈린 체제 같은 먼 역사보다,
지금 내 일상 속에서 내가 소비하는 뉴스,
내가 눌러온 좋아요 의 흔적 속에서,
나는 얼마나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있는가.
언어의 작은 왜곡과 기억의 게으름이
내 안의 작은 나폴레옹을 키우고 있지 않은가.
오웰의 비극은 거대한 독재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상적 선택의 결과다.
진정한 혁명은 체제를 무너뜨리는 격변이 아니라,
내가 말하는 단어,
내가 믿는 진실을 스스로 점검하는 일이다.
기억을 붙잡고 언어를 지키는 작은 습관이야말로
가장 오래가는 저항이다.
나는 엄마이자 여자로서 이 책을 읽으며 깨닫는다.
아이에게 물려줄 언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사라져가는 기억을 붙잡는 일이 얼마나 큰 힘인지.
혁명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매일의 식탁에서,
아이와 나누는 대화 한 줄에서 시작된다.
동물농장은 특정 시대의 정치 풍자를 넘어,
오늘도 여전히 유효한 권력과 언론과 대중 심리의 교과서다.
읽을수록 우리 사회는 얼마나 다른 모습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그리고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어떤 언어로 세상을 기억하고 있는가.
벨팜므의 한 줄 평
혁명은 시작보다 유지가 어렵다.
언어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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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e Orwell in 1940 - BBC 사진. 퍼블릭 도메인으로 등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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