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key's Music & Book, Life
♪∬ Music Holi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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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신원미키(@dhrdu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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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6-03-19 08:40
황정은의 소설은 긴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처럼 어둡다
서걱서걱 마른 나뭇잎처럼 건조함이 있는가 하면
빗물을 머금은 습한 물기도 스며있는 그녀의 소설은
평범한 일상을 다루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다
어떤 책은 맛보고 어떤 책은 삼키고 어떤 책은 음미하면서
소화시켜야 한다, 고 영국의 철학자 베이컨은 말했다
황정은의 소설은 거듭 음미하고 음미하면서 잘 소화시켜야 하는
속 쓰린 삶의 비밀들이 가득 차 있다
계속해 보겠습니다로 시작하는 나나의 독백이 말미에도
계속해 보겠습니다"로 마침표를 찍지만
결과적으로는 삶은 계속 진행 중이라는
또 다른 의미의 코드로 이어지고 있다
소라, 나나, 나기가 각자 풀어내는 고유의 이야기이지만
함께 공유했던 회억들도 곧잘 드러나는 내용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릴 때 아버지 금주 씨가 사망하고 모든 걸 빼앗겨버린 후
이사한 집이 묘한 구조인 반지하에서 소라와 나나, 애자가 살았다
벽 사이를 두고 기이한 구조로 이루어진 그 집에서 나기와 순자를 만나면서
애자가 주지 못한 사랑을 받고 살았던 소라와 나나..... 금주를 잃고
모든 걸 놓아버린 애자로부터 보살핌을 받지 못한 소라와 나나는
옆 셋집 순자의 따스한 배려로 도시락을 매일 먹을 수 있었다
"나기네 어머니는 나기의 도시락까지 세 개를 준비해서
신발장 위에 얹어두었다.
나기네 신발장 위에 한 개, 우리 집 신발장 위에 두 개, 나나와 나는
아침마다 그것을 챙겨서 등교했다. (.....) 투박하기 이를 데 없는
도시락이었다. 나나와 나는 그것을 소중하게 먹었다. 성장기였으므로
그 밥을 먹고 뼈가 자랐을 것이다.
뼈에도 나이테라는 것이 있다면
나기네 밥을 먹고 자란 시절의 테가 분명 있을 것이다.
나기와 나나와 나는 말하자면 한 뿌리에서 자란 감자처럼
양분을 공유한 사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40~41쪽-
애자의 삶의 자각증세는 극히 염세적이지만 그 이면에는
체념에 섞인 초월적인 무덤덤함이 깔려있다
고통을 바라보는 시각도 애자는 그저 무연하게 전해진다
하지만 나기의 고통은 타인의 고통까지도 껴안는다
그 고통의 망각을 결코 허용하지 않으려는 몸부림으로
나기는 나나에게까지 전달하는 것이다
삶은 그래서 끝없는 고통의 연속이다
고통의 연속이지만 고통을 고통으로 잔혹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필요악으로 여기며 묵묵히 견디는 것, 그들이 사는 세상인 것이다
아프면 아픈 대로, 즐거우면 즐거운 대로 생이 전하는 깊고 쓸쓸한 모습을
그대로 순응하는 일, 수동적이지만 어쩔 수 없는 게 인생이다
소설 속의 주인공들이 담백한 어조로 내뱉는 모호하지만
허기에 지친 삶의 이야기들을 전해 듣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건 왜일까
파편화된 삶의 잔상들을 하나하나 주워 모아 내 감식안으로 채우는 일,
분열된 정신의 흠집을 꿰매는 일,
황정은의 소설, 계속해 보겠습니다를 통해 들여다봤던
또 다른 세상의 견고한 틈새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서늘한 눈빛으로.....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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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6-03-12 06:57
문진오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멤버로 활동했던 싱어송 라이터인 문진오
그가 한결같이 진지하고 따뜻한 사람임을 확인시켜 준다
그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보컬로 번잡한 세상일에 목소리를 높이는 민중가수이지만
자신의 앨범에서는 더 이상 젊음이 아닌 중년의 기성세대로서 충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자신의 속내를 일기처럼 묵묵히 담아내고 있다
노래를 통해 삶을 기록하고 삶을 되새기는 그의 노래에는 어떠한 위선과 가식도 없이
진솔하고 뜨거운 육성이 살아있다
이처럼 노래가 삶과 함께 깊어지고 진득해질 수 있음을 절감하는 순간 연륜이라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일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누구의 스타일도 닮지 않고 오직 자신의 스타일대로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그의 음악은 3집에 이르러 더 다양한 빛깔을 담으며 더 큰 울림으로 번지고 있다
앨범의 후반부를 이끌어 가는 그의 변화가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무척 흥미롭다
그는 어쩌면 지금 남몰래 완성되어 가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 서정민갑(대중음악 평론가) -
노찾사'에서 배출한 솔로 가수들은 그동안의 전체 활동 인원수(대략 100여명)나 년 수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는다.
故 김광석과 안치환, 권진원은 이미 노찾사에서 나와 첫 솔로 음반을 발표한지 30년이 넘었다
'노찾사'의 대중적인 지명도에 비하면 '노찾사 출신 솔로 가수'의 타이틀을 달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닌 것처럼 여겨질 만도 하다
그 배경에는 특정한 사람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모두를 지향해온 '노찾사'만의 정서 때문에
'노찾사'의 누구누구를 기억하기란 당시에도 쉽지 않았던 탓에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 솔로 가수로 활동해온 기존의 '노찾사' 출신들도 당시에는 그저 대표 가수 정도로만
여겨지는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이고
사실 故 김광석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오랜 시간을 무명 타이틀을 달고 활동하며
서서히 뮤지션으로서의 개성과 인지도를 늘려간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문진오'는 그야말로 노찾사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해온 가수 중에 한 사람이다
그는 1989년 노찾사 2집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던 시절에 합류해서 1994년까지
노찾사의 가장 바쁜 시절을 보내며 대표 가수로 공인되었다
또한 노찾사 3집과 4집의 녹음에는 메인 보컬로 참여했으며 셀 수 없을 만큼의
다양한 크고 작은 공연에서 가수들의 맏형으로서 그 소임을 성실하게 다한 것이
그를 노찾사 내부에서도 '대표 가수'로 인정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시 활동을 시작한 노찾사의 시점에서도 그는 노찾사의 메인 보컬로 활동하며
그의 우직한 성품을 보여주었다
문진오의 3집 음반 ‘작고 푸른 점’은 우리나라 포크 음악과 진보적 대중음악의 뿌리가
결코 만만치 않음을 보여 주고 있으며 온갖 어지러운 사운드의 홍수 속에서도
보컬과 노래의 힘이 여전히 유효함을 증명하고 있다
가수 손현숙의 노래 이야기1. 문답무용 (問答無用)
오랫동안 피곤함 없이 민중가수, 인권가수의 길을 걸으며 손현숙은 음악과 무대에서
사회에 대하여 부지런히 귀를 열어 답변해왔다
불편을 겪는 사람들 앞에서 때로는 잊히지 말아야 할 과거의 기억 앞에서
손현숙은 바쁘게 노래했다
대학 노래패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해 록그룹 [천지인]의 보컬을 거쳐 솔로 활동을 한 후에도
이주노동자와 함께 하는 [손현숙&스탑크랙다운 인권콘서트 “밥,자유,평등,평화”]등을 공연했다
문답무용앨범을 통해 그동안 조금은 미안했던 자신에게 귀 기울여보았다
오랫동안 같이 했던 친구, 자신을 언제나 감싸주셨던 부모님을 생각해 보며
결국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 것이다.
타이틀곡이자 음반 타이틀인 ‘문답무용’은 오랜 음악생활 동안 지친 동료가 자신에게
던졌던 질문들이 결국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임을 알았을 때 거기서
더 이상 소용이 없어진 물음과 대답, 손현숙의 ‘희망찾기’이며 멈출 수 없는 음악의 길이다
새로운 음악으로 접근을 모색하는 손현숙의 싱글 앨범은 스스로를 돌아봄으로써
자신과의 관계된 대상을 자화상을 통해 말해주고, 노래이야기라는 부제에서 볼 수 있듯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음반 작업을 싱글 작업을 통해 연속성을 지닌 대중과의 만남을 약속한다
정호승 시인의 시에 붙인 곡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그의 사랑의 대상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한 방울 눈물이 된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생의 한 축을 거쳐가려는 손현숙이 부른 ‘사랑노래’때문에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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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6-02-20 13:03
인터넷에서 책을 읽고 평을 내린 네티즌 리뷰를 보면 기욤 뮈소의 소설들을
언급하는 걸 곧잘 보게 된다
베스트 작가라는 타이틀이 주는 그래서 기욤 뮈소가 누구일까
누구이길래 그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그리 많은 걸까... 궁금했다
궁금해서 기욤 뮈소의 소설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를 구입하여 읽었다
뭐 그렇다고 마음을 정복당할 만한 여운을 주는 소설도 아니다
다만 기존의 정통적인 소설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작법의 서사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했다
그리고 삶의 운명론에 대한 통찰이 너무 적나라하게 난무하여 소설을 읽는데
방해요소로 작용하여 이게 소설인지 자기계발서인지 도통 모르겠다
시공간도 과거와 현재를 오락가락하고 하루라는 시점 또한 세 번씩이나
반복되는 과정과 주된 질료가 사랑이라는 점에서도 독자에게 충분한 흥미를 제공해 준다
베스트 작가로 명성을 얻고 있는 에단은 사회적으로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은 성공한 정신과 의사지만
정작 자신은 고독하고 뭔가 결핍이 잔뜩 있는 불안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그는 이미 과거에 약혼녀와 친구를 버리고 떠난 경험이 있는 불완전한
인간상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성공을 향한 욕망의 정점에서 갑자기 모든 걸 버리고 사라져야만 했던
에단의 내면의 모습은 현실에서는 결코 행복하지 않다
자신이 쓴 책에서 설파했던 내용을 대중들에게 주입시키면서도 정작 자신에게는
적용하지 않고 살아가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오년 전 사랑한다고 믿었던 셀린과도 이별을 하게 되는데 셀린은
그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에단을 기다린다
그 기다림은 셀린의 결혼식 당일에도 끝나지 않고 계속된다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의 하루 동안 일어나는 사건은 에단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오직 성공을 향해서라면 소중한 인연까지 끊어버리는 매정한 연인이자 친구인 에단,
그리고 제시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아버지로서의 부정을 깨닫는 스토리가 상당히 극적이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행간 행간에서 느껴지는 속도감과
느와르적인 장르영화에서 봄직한 장면이
펼쳐지곤 하는데 소설과 시나리오 경계선에 머무는 것과 같은 독특함을 준다
"내 생각에는 우주의 질서라는 게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흩뜨릴 수도 변화시킬 수도 없는
질서 말입니다" "내 생각에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니 우연이 바로 신이죠.
그래요. 우연이라 잠행하는 신입니다" -82쪽"
택시 운전사인 커디스가 한 말이다
그는 현실 속의 인물인지 아니면 다른 세상에서 온 인물인지 모호하다
그가 내뱉는 말은 운명론적인 당착이 거의 대부분이다
그저 인생이란 정해져 있는 운명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정해져 있는 운명에 수순에 따른 그대로를 수용하고 그 운명을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운명은 거부할 수도 없기에 아무리 운명을 바꾸려 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커디스와 반대 입장인 의사 시노는 불교적인 운명을 극복해야 한다고 에단에게 충고한다
"지혜는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닙니다. 그럴 수 있다면 그건 결코 지혜가 아니겠지요."
"우리는 마치 영원히 죽지 않은 존재처럼 살 고 있어요. 삶에서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가 필연적으로 죽어야 하는 존재라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 -166쪽_
죽음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하는 윤회설이 결국 종교론적 귀이를 의미한다는 것일까
아무튼 커티스나 시노 미츠키의 삶을 바라보는 철학적 근거는 무엇일지
이해하기란 사실 어렵다
에단이 치러야 할 하루 동안의 시간은 긴박하게 돌아가고 죽음도 함께 머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하루가 세 번이나 반복되는 판타스틱한 전개 또한 비현실적이지만
그 비현실감에서 오는 장치가 운명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걸 암시한다
결국 에단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잃었던 사랑도 찾고 죽음으로부터 딸을 건지지만
본인은 끝내 사망하게 된다는 이야기 자체가 어쩌면 지나친 억지로 보일 수 있다
이 소설은 그러므로 픽션이 가져다주는 최고 수혜자가 아닐 수 있다
소설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사실적이지만 전혀 사실적이지 않은 서사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일 게다
그래서 기욤 뮈소의 소설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는 자기계발서 같기도 하고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판타지 소설 같기도 하면서 스릴러 장르 소설을 가진
다양한 색깔의 실험적 요소를 가졌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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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연 (@sori)2026-01-12 18:00
굿 데이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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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5-11-05 12:06
어느 날이던가
길 가다 주운 단풍잎을 책 갈피에 넣어 둔 뒤 잊고 있다
어제 우연히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던 걸 발견하고 기뻤다
그렇다
뭐든 우연이 가져다주는 뜻하지 않은 선물은 한 줌 햇살 같다
가을이 전해주는 사유와 슬며시 들어와 안기는 고독이 자의식을 일깨운다
여름날을 뒤로하고 늦게 돌아온 가을은 느리게 느리게 쌓여가는 시간들 속에
순결한 통증을 남긴다
태양에 바래지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고 했던가!
심상한 일상의 풍경들 안에 수려한 언어와 삶의 무늬들이 와 안긴다
달콤한 낯익은 시간이 머무는 그곳....
바스락바스락 건조해진 정신적 뇌관에 가을이 툭 하고 말을 건넨다
어둠 속에서만 보이는 것도 있지만 밝은 곳에서만 보이는 숭고한 빛도 있다고
그리고 강렬한 한마디 "삶의 절대적 가치는 없다"라고
청연한 가을 하늘이 심장에 부드럽게 와닿는 바람과 함께 고요함의 두께를 만든다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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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5-10-08 11:35


잉그리드 버그만(Ingrid Bergman) 1915~1982
잉그리드 버그만은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영화 "무방비 도시"를 보고 난 후
명치를 두드리듯 깊은 충격과 감명을 동시에 받는다
할리우드의 판에 박힌 정형적인 영화를 촬영하다 전혀 색다른 예술성의
로셀리니의 영화를 보고 잉그리드 버그만은 모든 걸 버리고 떠나기로 결심한다
당시 기혼남이였던 영화감독 로베르토 로셀리니는 잉글리드 버그만의 구애를
마다할 리 없었다
"나는 내가 살아갈 곳을 찾았어요, 여기 사람들은 내 사람들이에요.
나는 여기 있고 싶어요. 미안해요."
잉글리드 버그만이 남편에게 보낸 편지 내용을 보면 그 심경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로셀리니와 잉글리드 버그만이 함께 한 영화는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가족을 버리고 도착했던 로마에서의 환호와는 달리 그녀의 영화에 바라던 꿈은 생각보다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로베르토 로셀리나의 외도로 잉글리드 버그만은 다시 혼자가 되었고
스웬덴과 할리우드에서 영화 작업을 하면서 그녀의 예술혼을 지피는 계기가 되었다
영화뿐만 아니라 연극계에서도 잉그리드 버그만의 연기력은 인정받기까지 했다
그녀가 타계할 때까지도 암과 투병하면서 연극 공연을 할 정도였다
스웨덴 태생의 잉그리드 버그만의 인생은 영화 자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녀가 가진 완벽한 아름다운 외모와 품격은 인생에 있어 분명 플러스 요인이었을 것이다
한 가정의 딸과 남편을 버리고 로베르토 로셀리니(Roberto Rossellini)를 따라 이탈리아로
사랑의 도피 행각을 과감히 버린 잉그리드 버그만의 선택은 세인의 지탄을 받고도 남았다
할리우드로부터 외면당하고도 사랑과 예술을 향한 그녀의 집념은 여전히 지속되었다
천하의 바람둥이 감독인 로셀리니 사이에 자녀 셋을 두었음에도 그녀의 연기 인생은 멈출 수 없었다
유부녀임에도 아내가 있는 로셀리니를 사랑한 죄 역시 세인의 눈에는 결코 용서할 수 없을 텐데
잉글리드는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활화산처럼 늘 불타올라 있었다
한 시대를 풍미했었던 배우 잉글리드 버그만의 영화인생은 [카사블랑카]와 더불어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우리들 마음 속에 살아 있을 것이다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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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5-09-24 09:22
최근 몇 권의 책을 구입하고 나름 열심히 정독 중이다
계절이 가을로 접어들면서 그에 따른 독서 시즌에 걸맞은
명분을 억지로 만들면서까지 책 속의 활자들과 만나보려 한다
여름날의 가벼운 바람결이 어느새 흠이 없는 하루를 완벽하게
보내기 좋은 계절 가을 초입에 들어섰다
세상은 결코 친절할 수 없지만 삶을 아름답게 비춰주는 시간을 찾아
우울한 배경이 아닌 고요함 속에 바람의 애무를 받고 싶다
예소연의 [소란한 속삭임] 처럼 각자 지니고 있는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기 위한 속삭임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 속삭임이 상대적이든 아니면 자신에게 향한 속삭임이든 간에
상처 입은 내면의 생채기가 치유될 수만 있다면 누군가 내밀어 주는
따스한 손길을 기꺼이 잡아 줄 것이다
마음이 아픈 이들이 많은 세상, 그래서 진정한 보살핌이 필요한 현실에서
다정한 목소리로 괜찮냐고 속삭여 줄 사람이 있다면 두려움 없는
온전한 삶과 만나지 않을까 한다
오랜만에 로그에 글을 올리면서 그동안 뭔가 조급하고 여유조차 없었던
피곤한 일상을 떨쳐버리고 따스한 언어들과 호흡하고 싶다
하루빨리 예전의 자연스럽고 투명한 일상으로서의 회복이 급선무다
자신에게 결코 부끄럽지 않은 미안함 없는 고귀한 생과 더불어 살기를.....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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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5-09-24 09:21
정태춘 (1954~) 박은옥 (1957~)
정태춘은 1978년 시인의 마을로 대중들과 눈 맞춤을 시작으로
싱어송 라이터, 시인, 사회 운동가로서 한국적인 서정미와 감성이
들어가 있는 음악을 선사해 주고 있다
박은옥 역시 1979년 윙윙윙, 회상으로 데뷔 포크계의 한 획을 그었고
남편인 정태춘과 듀오곡으로 서정적인 음악을 보여주었다
정태춘, 박은옥은
김민기 양희은등으로 이어지는 음유시인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하면서
토속적인 노랫말로 포크음악의 삶의 현실을 정확한 의식과 진보적인 가치로
음악 안에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정태춘의 시인의 마을은 사전 검열에 의해 가사가 일부 바뀌는 해프닝까지
벌어졌었는데 아무튼 정태춘만이 가지고 있는 섬세하고도 독특한 미학이 있다
정태춘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민중가수라는 꼬리표도 어쩌면 저항적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인의 마을
창문을 열고 음-내다봐요 저 높은 곳에 우뚝 걸린 깃발 펄럭이며
당신의 텅 빈 가슴으로 불어오는 더운 열기의 세찬 바람
살며시 눈 감고 들어봐요 먼 때 지위를 달리는 사나운 말처럼
당신의 고요한 가슴으로 닥쳐오는 숨 가쁜 벗들의 말발굽 소리
누가 내게 손수건 한 장 던져 주리오 내 작은 가슴에 얹어 주리오
누가 내게 탈춤에 장단을 쳐주리오 그 장단에 춤추게 하리오
나는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 상념 끊기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도 좋겠소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가는 고행의 방랑자처럼
하늘에 빗긴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테요.
우산을 접고 비 맞아봐요 하늘은 더욱 가까운 곳으로 다가와서
당신의 그늘진 마음에 비 뿌리는 젖은 대지의 애틋한 우수
누가 내게 다가와서 말 건네 주리오 내 작은 손잡아 주리오
누가 내 운명의 길동무 돼주리오 걸인 시인의 벗 돼주리오
나는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 상념 끊기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도 좋겠소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가는 고행의 방랑자처럼
하늘에 빗긴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 테요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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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5-03-04 13:56
김애란의 문체는 현학적인 난해함이 지배적이지도 않고 단순하거나
가볍지도 않은 무게감이 있다
신경숙처럼 사적인 이야기를 무덤덤하게 풀어내면서 건조하지만
그 속에 따스함이 배어있는 서사와도 일맥상통 한다
김애란의 소설집에 드러나는 주인공들은 자신의 비관적인 처지를
부정하지 않고도 긍정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녀가 자주 모티브로 삼는 출생과 성장에 관련된 주제의식을 보더라도
삶을 유기한 주변 인물들에 대한
원망보다 오히려 그 상황을 끌어안고 가려는 의지가 강하다
이 소설집에서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자신을 버렸다는 정신적 상처보다
실종되었다고 믿는 바도 어쩌면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상처를
떠오르기 싫어 의도적으로 현실을 번역한 거 아닐지.....
아버지를 향한 원한이 아닌 연민에 가까운 위로와 안심을 얻으려는 모습은
스스로를 강인하게 만들려는 충분한 자가당착적 의도라 볼 수 있다
『달려라, 아비』에서의 아버지는 어머니를 버리고 떠나버린
매정한 존재이지만 딸은 그를 결코 원망하지 않는다
어머니와 자신을 두고 도망간 아버지에게 상상으로라도 복수를 꿈꾸거나
저항하는 징후조차 전혀 없다
그저 생물학적 아버지가 무작정 달리는 모습만을 상상하는 것이다
더욱이 어머니인 그녀 또한 삶을 웃음으로 승화하여
택시 운전사를 하면서도 욕설을 해대며 씩씩하게 잘 살아낸다
아버지의 부재가 주는 삶을 다른 방식으로 긍정할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과 새로운 자각 의지가 아닐까 한다
『그녀가 잠 못 드는 이유가 있다』역시
아버지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가 나타난다
불면으로 고생하는 주인공은 밤마다 자신이 잠 못 드는 이유를
하나하나 알아내려고 애를 써보았지만
쓸데없는 생각이 생각을 낳고 그 생각의 고리를 끝내 끊지 못한 채
잠을 이루지 못한다
잠을 자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써보았지만 ‘나’가 오히려 낯설게만 느껴지는
와중에 아버지라는 사람이 등장한다
그는 며칠만 묵어가자고 부탁하면서 딸의 방에서 종일 텔레비전만 보며
딸의 불면을 부추기까지 한다
이 소설에서도 역시 아버지는 다른 여느 아버지와 같은 그 존재감이
딸과 무관한 것처럼 보인다
김애란의 소설은 왜 이처럼 아버지에 대한 방기 아닌
방기의 비틀린 상이 등장하는 걸까
그것도 지나치게 내면을 들여다보는 두 모습(타자와 나)으로 말이다
가족(아버지)에 대한 부재를 담백한 시선으로 그려진 소설들도 있지만
혼자 살아가는 모습을, 일상을, 내밀하게 포착하는 시선은
아주 날카롭게 표현한 몇몇 단편소설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루 일상성의 동선에 따라 투영되는 풍경이 그렇고 그렇겠지만
관찰자로서의 화자인『나는 편의점에 간다』는 먼저 생존의 문제가 달려있다
입고 먹는 행위가 편의점에 널려있는
상품들이 필요한 것처럼 기본적인 생계로 연결되어 있다
김애란은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사소하고도 일상적인 소비에 관한 이야기를
주최자인 고유한 행위자 입장에서
혹은 드러나고 싶지 않은 불특정자가 되어 시선을 곳곳에 돌린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 편의점 세 군데가 있어 하루는 저곳에 하루는 이곳에
또 하루는 다른 곳을 가보는 일상이 그냥 일상이 아니다
살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한 소비패턴을 그녀는
편의점에서 행사하는 것이다
그곳이 큐마트든,세븐일레븐든,패닐리마트든 상관없이 마음에 드는 곳으로 가
소비자가 되어 동선에 따라 발길을 옮긴다
“그리하여 나는 편의점에 간다. 많게는 하루에 몇 번, 적게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나는 편의점에 간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사이. 내겐 반드시 무언가 필요하다.” -57쪽-
아홉 편의 단편 중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은 『종이 물고기』이다
글쓰기에 대한 작가적인 표현은 어떨까. 늘 궁금해지곤 하는데
특히 김애란의 글쓰기란 무엇일까
어떤 식의 상상력과 어떤 식의 습관을 가지고 글을 쓸까
그녀의 생각들, 좋아하는 것들, 싫어하는 것들, 아니면
그녀의 인생관도 궁금하고 그렇다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면 으레 그 작가가 뭐든 궁금해지고 그와 또는
그녀와 마주 앉아 차라도 한잔하고 싶어진다
아무튼 『종이 물고기』에서의 주인공은 이십 대로서
가난한 집안의 별 볼일 없는 청년이다
그 별 볼일 없는 그는 집안 벽면에 온통 신문지로 덮인 곳에서
자란 환경이지만 그 신문이 그의 유일한 놀이터다
그 신문지에 잡힌 활자들을 보며 이미 글자를 터득하고 어느 순간
그는 글쓰기에 몰입한다
결국 도시로 독립하여 허름한 옥탑방을 얻어 생활하면서 벽면을
포스트잇으로 가득 채워간다
첫 번째 벽면은 그가 읽었던 책에서 좋아하는 행간을 적은 것이고
두 번째 벽면 위엔 자신이 관한 실제 이야기들이고
세 번째 벽면에는 스쳐가는 생각이나 단어들을 기록해둔 것이고
네 번째 벽면엔 공사장 인부들의 걸쭉한 대화들을 옮겨 적은 것이다
그 포스트잇들은 나중에 세상에 내보내기 위한 하나의 진통이고 과정이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가 기거하고 있는 옥탑방에 금이 가는 바람에
폭삭 주저앉고 만다
결국 방안 가득 매웠던 포스트잇은 무너져버린 폐허 속에 묻혀버리고
그 모습을 지켜본 그는 오열한다
“달달 떨리는 손으로 꼬깃꼬깃 구겨진 포스트잇을 펴보았다
그가 쓴 소설의 한 구절이었다
그는 침도 별로 없는 입을 열며 우리에게 처음으로 말했다
그것을 어쩌면 희망 때문일 것이라고.
그는 그것을 읽고 한동안 꺼이꺼이 울었다. ” -219쪽-
글쓰기의 원천인 꿈의 일부분이 종이 물고기가 되어 꿈틀거리는
생명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그 욕망은 아직 희망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포스트잇이 종이 물고기로 변하고 창조적인 진화를 꿈꾸는
바로 그런 생명의 분출을 도약으로 한 단계 뛰어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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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5-01-27 12:03
산울림(1977~~)
김창완 (보컬, 기타) 김창훈 (세컨드기타,베이스,건반) 김창익(드럼)
1977년 1집 [아니 벌써]로 데뷔
1970년대 말에서 1990년대 말까지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한국 록의 한 획을 그은 선구자 격인 밴드이기도 하다
모던록, 사이키델릭록, 아트록 등등 다양한 실험적인 정신과 함께
산울림의 탄생은 한국 음악계의 센세이션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1977년 제1회 MBC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작인 센드 페블브의 "나 어떻게''는
산울림의 둘째 김창훈의 작사 작곡이기도 하다
1978년 산울림의 2집 앨범 [내 마음의 주단은 깔고]는 싸이델릭한 독특한 음악세계를
보여주면서 그들의 진정성 있는 다양한 음악적 성향을 대중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2006년 14집을 준비하는 중에 캐나다에 머물고 있던 막내 김창익의 죽음으로
산울림 밴드는 해제를 하고 만다
2008년 1집~13집과 동요 4집까지 모두 엮은 The Story of Sanullim -
Complete Studio Recordings를 발매하기도 했다
현재는 김창완이 김창완밴드로 활동을, 김창훈이 김창훈과 블랙스톤즈를
만들어 각자 활동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한국의 독보적이고 개성이 강한 산울림에 대한 호평 일색인지라
이미 해체된 밴드지만 그들이 걸어왔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음악적 울림들을 다시 한번 감흥으로 전달받고 있다
개인적으로 산울림의 곡 중에서 선호하는 게 있다면
'그래 걷자' '해바라기가 있는 정물' '오후' '어느 비 내리던 날'
'당신이 날 불러주기 전에는' '꼬마야' '꿈' 등등 수많은 넘버들을 사랑한다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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