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key's Music & Book, Life
♪∬ Music Holi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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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신원
미키
@dhrdu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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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ndcamp (9월4일,5일 6주년 특집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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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6-08-19 08:41
어떤 이는 생을 살아가면서 때때로 망각이라는 편리성에
젖어버릴 때가 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단상들이 뇌리 속을 훨훨 날아다니거나
아니면 잊고자 몸부림쳐도 잊히지 않는 상흔의 기억은 있을 것이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면 망각이라는 마법에 과거는 이미 사장되지만
비수의 날카로운 의식의 잔해들은 불현듯 살아 움츠리며
늑골을 마구 쑤셔댈 때면 그야말로 망각이라는 편리성은 무색해지고 만다
아직도 매장되지 않은 성장기의 상처가 마치 독아를 품고 있는 것처럼
늘 섬약한 뒤편에 쓰라리게 자리 잡고 있다
신산스러운 시간의 유물이 전해주는 지난 시절 멍울진 퇴적층이
홀연히 스러지는 새벽녘과 더불어 고스란히 소각되길 바랄 뿐.....
유년기 때부터 이미 체득돼버린 삶의 허무를
너무 오랜 시간 내내 자박된 채 스스로 쓰다듬고 어루만지며
보듬어 오지 않았나 싶다
어떤 존재감에 대한 심한 알레르기라든지
자학하듯 자신의 운명에 대한 거부감 내지는 삶을 차단하는
행각이라든지 하는 일련의 지나온 시간들을 분석해보건대
숨통을 옥죄어 오는 고통의 순간이 많았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튼 본의 아닌 의지력의 부재로 인한 통증을 떨구기 위함의 몸짓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은 불행한 일이다
자꾸 뜻하지 않은 생각지도 않은 성장기의 아픈 상처들이
다시금 곪아 터져 나오려고 아우성치고 있으니 두렵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그나마 연륜이 주는
약간의 너그러움이 주어진 탓일까
느슨해진 세월 앞에 더 이상의 날카로운 촉수를 세울 핏기도 기력 없이
내려앉고 모진 시간의 흔적이 이젠 잘 아물기를 기다리며
과거지사 모든 고통의 일들은 망각 속으로 영원히 사멸되길 바랄 따름이다
누구나 지나간 시간 속에서 들쳐보는 자신을 들여다보면
상처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그 상처가 깊게 오래 남아있으면 자신의 뇌 안을 어지럽히는
정신적 외상의 치명성으로 자폐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싸늘한 전류가 흐르고 있음을 감지하는 자화상 속의 불화가 좀처럼
식지 않을 걸 보면 치유의 세월이 더 필요할지 모른다
골 깊은 불편한 마음의 벽을 일시에 허무는 일,
견고히 얽혀있는 고리를 끊는 일,
쉽지 않기에 그 누구보다 자신과의 화해가 중요하리라 본다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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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6-08-04 06:24
키다리 아저씨라고 하면 어린 시절 흑백 티브이를 통해 만화 프로그램으로
봤었던 기억을 한 번쯤 할 것이다
상상력 안에 꽁꽁 숨어있던 키다리 아저씨에 대한 환상은 즐거움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요즘처럼 천연색 브라운관의 화려함은 없지만 그때 그 시절,
흑백의 아날로그적 추억이 전해주는 것 중
하나는 만화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국민학교 때 티브이에서 어린이 시간만 되길 가슴이 콩닥콩닥 뛰며
기다려지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좋아하는 만화 시간을 만나기 위해서다
지금 기억으로는 가장 숨을 죽이고 봤던 만화라고 하면 일본의
저작권이었던 '캔디' 일 것이고
'빨강 머리 앤''베르사유 장미'등등 순정만화를 특히 참 좋아했던 듯싶다
아무튼 어린 소녀라면 으레 저런 순정만화에 사로잡혀 마치 자신이
그 만화 속의 주인공이 된 양 꿈길을 걷곤 했을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물질적인 혜택을 입지 못하고 자라서인지
만화책이라든지 그 밖의 다양한 책들과 친해질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지금에야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좀 더 책과 친밀하게
지냈더라면 아마 내 인생이 조금 달라져 있지 않았을까 싶다
최근에 수많은 책을 읽는 것도 그 시절을 보상받으려는 어떤
심리적 결핍에서 기인된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일곱 여덟 살 즈음에 읽어야 했었던 '키다리 아저씨'를 이제야 완독했다는
사실이 참 슬프기까지 하다
어쨌든, 키다리 아저씨가 주는 다소 비현실적인 설익고 어설픈 꿈의 충족은
대리만족 그 자체임은 부정할 수 없다
고아로 지내다가 후원자인 키다리 아저씨와의 만남은 주디로서는
행운을 가져다준 최고의 선물일 것이다
대학 공부를 위해 모든 지원을 아낌없이 해주는 키다리 아저씨에게 틈만 나면
편지를 쓰는 주디의 꿈은 작가다
물론 얼굴도 모르는 키다리 아저씨 또한 주디가 작가로서의 꿈을 이루도록
응원을 해주며 후원을 해주는 것이다
주디가 키다리 아저씨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보면 당돌하면서도 솔직하고
시대에 맞지 않게 깨어있는 자아를 보게 된다
비록 고아로 자라 비루한 삶을 보냈지만 뜻하지 않은 키다리 아저씨와의
인연으로 새삶을 살게 된 걸 주디는 기꺼이 받아들이고
알찬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 생활을 나름대로 즐겁게 보내지만 한편으로는 키다리 아저씨에 대한
궁금증을 떨쳐버릴 수 없다
어쩌다 만나게 된 그리고 관심을 갖게 된 저비가 키다리 아저씨라는 사실이
극히 동화적인 결말을 내리지만 어른이 되고 난 후 지금의 나이에 읽어도
여전히 신선함으로 뇌리에 각인 시켜 주고 있다
가끔 이런 성격의 키다리 아저씨와 같은 작품과 만나는 것도 필요할 듯하다
마음 안에 슬며시 다가오면서 순화된 감성을 살아있게 만들어 준
키다리 아저씨 같은 사람, 또 어디 없을까.....,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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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6-07-30 06:09
김두수는
1959년 대구에서 태어나 대학 졸업 후 가수 생활을 시작하였다
한국의 대표적인 소설 ‘토지’의 악역의 이름 ‘김두수’를 예명으로 삼았다
1986년 첫 번째 레코드인 ‘시오리길’을 발매하였다
자유에 대한 갈망을 노래한 가사가 당국에게 주목을 받고 박해와 탄압을 받았다
1988년 두 번째 앨범 ‘역동의 대지’ 발표, 그러나 이미 척추 카리에스에 감염되어
청중 앞에 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였다
병원에서 3년간 투병 후, 1991년에 세 번째 앨범 ‘보헤미안’을 발표
그 후 음악 활동을 일절 중단하고 깊은 산중에서 자급자족의 운둔 생활을 하였다
전기도, 전화도 없이 자연을 친구 삼아 10년이 넘는 세월을 산새의 노래 등을 들으며 살았다
그리고 2002년 가수 활동을 재개하고 네 번째 앨범 ‘자유혼’을 발표하였다
2006년 미국에서 발매된 아시안 포크의 옴니버스 CD에도 한국 대표로 수록된 만큼
그 존재가 미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김두수의 활동이 일반적인 대중매체를 통한 그것과 거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그의 음악 활동은 흡사 구도자의 모습을 보는 것과도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는 우리의 마음 혹은 기억 저 밑바닥에 있는 그 무언가를 끌어올리는
주술과도 같이 들릴 때가 있다
포크를 그 문법으로 하고 있지만 토속적인 정서를 그 바탕에 두고 있다
그 어느 하나의 틀로 가둘 수 없는 그의 음악은 바로 그것이 그를 좋아하는 사람과
그를 모르는 사람으로 나누는 기준이 되겠지만 확실히 그를 모르는 사람 가운데
그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바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다
김두수의 3집 {보헤미안}
전고가 높고 흡음이 잘되지 않았던 현대음향 스튜디오의 특성상 자연스러운 리버브가 가능해
음반 전체에 걸쳐 몽환적이고 공간감 있는 사운드를 연출해 낼 수 있었다
의도하였던 의도하지 않았던, 그전에 국내 음반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특유의 몽환적 분위기는
이 음반을 아트포크의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었다
발매 당시 '김두수'라는 가수를 아는 사람도 없었을 뿐 아니라 이러한 사운드의 거부감 때문에
상당량이 배포된 홍보용 음반이 제대로 한번 플레이 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으나
지금은 컬렉터들이 항상 주목하는 레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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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6-06-11 17:32
토막말
가을 바닷가에
누가 써놓고 간 말
썰물진 모래밭에 한줄로 쓴 말
글자가 모두 대문짝만씩해서
하늘에서 읽기가 수월할 것 같다
정순아보고자퍼서죽껏다씨펄.
씨펄 근처에 도장 찍힌 발자국이 어지럽다
하늘더러 읽어달라고 이렇게 크게 썼는가
무슨 막말이 이렇게 대책도 없이 아름다운가
손등에 얼음 조각을 녹이며 견디던
시리디시린 통증이 문득 몸에 감긴다
둘러보아도 아무도 없는 가을 바다
저만치서 무식한 밀물이 번득이며 온다
바다는 춥고 토막말이 몸에 저리다
얼음 조각처럼 사라질 토막말을
저녁놀이 진저리치며 새겨 읽는다
정양 - 살아 있는 것들의 무게 - 중 38쪽
가을 바다에 홀로 우두커니 앉아 보고 싶다는 말을
되뇌며 막말을 토해낸다
비록 듣기엔 막말처럼 다가올 수도 있는 대책 없이 아름다운
언어가 막말이 되어 심장을 두드린다
이미 내뱉은 막말은 밀물이 쓸고 갈지 모를
흔적 없는 허무한 사랑의 언어일지라도
그 대책 없이 아름다운 토막말은 이미 처절한 몸부림의 포효가 된다
정양의 토막말의 다소 거친 표현일 수 있는 막말의 정점은
그야말로 더 이상 끝 간 데 없는 최후의 그리움인 것일지도....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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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연 (@sori)2026-06-08 11:5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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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6-04-18 09:51
겨울날을 떠나보내면서 맞이하는 새로운 계절 봄은 어떤 모습일까
계절도 매번 절기마다 떠나보내는데 하물며 가족과의 이별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더군다나 가장 밀접한 관계라 할 수 있는 엄마의 죽음 앞에서 겪어야 할
상실감은 또 어떤 고통일까
시간이 담긴 그릇.....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동지, 대한, 우수, 3부로 나뉜
겨울을 통과한 나에 대한 타인에 대한 이야기다
엄마와 사별을 앞두고 알게 모르는 사이 티격태격 이념에 대한 갈등으로
골이 깊어지면서도 정연은 애증의 강도만 더해진다
죽음을 앞두고도 태극기 부대를 광적으로 지지하는 정연의 엄마는 결코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고 있다
가족 중 정미라는 이름의 반려견을 보면서 타인에 대한 따뜻한 엄마의 마음을
읽은 정연은 무너져버린 삶의 빈 공간을 채워나간다
엄마의 사별과 마주했을 때 정연은 비로소 한 존재의 약한 믿음을 이해하게 된다
엄마가 요리한 칼국수를 그리워하면서 직접 그 맛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 또한
정연은 부재에서 오는 아픔을 견디기 위한 힘의 비축이었다
삶과 죽음이라는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살아가야 할 빛을 가득 품고 싶은 욕망도
정연은 엄마를 향한 애도에서 연하게 커져만 간다
엄마를 잃고 한동안 그 상실감에 견디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는 정연의 모습은
구체적인 행위에서 더욱 상징적인 고통으로 다가온다
엄마의 체취가 남긴 입던 옷을 입거나 정미와의 산책에서 느낄 수 있는 책임감 또한 그렇다
무엇보다 살아 있을 때 엄마가 만들어주었던 칼국수에 대한 감각을 다시 일깨우려는
정연의 몰입은 명복의 단순한 몸부림은 아닐 것이다
정미와 산책 도중에 영준과의 만남 역시 엄마와의 추억을 공유하면서 정연은
헛디뎠던 발을 바로 세우려 애쓴다
가장 가깝게 느껴졌던 사람의 부재로 인한 마음의 병이 더 이상 불치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다독여주는 위로의 힘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 사람의 부재로 쌓여가는 마음이 집이 된다면 그 집의 내부는 너무도 많은
방과 복잡한 복도와 수많은 계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리라.
수납공간마다 물건들이 가득하고 물건들 사이 거울은 폐허의 땅을 형상화한 것 같은
먼지로 얼룩진 곳, 암담하도록 캄캄한 곳과 폭력적일 만큼 환한 곳이 섞여 있고
창밖의 풍경엔 낮과 밤, 여름과 겨울이 공존하는 그런 집…" (19~20쪽)
“엄마한테 어디 가고 싶은지, 뭘 구경하고 싶은지 제대로 물은 적이 없네. 알려 하지 않았어.
미연의 말에 나는 대답할 말이 없어 괜히 술만 더 따라 마셨다.
꿈의 마지막 장면,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모습으로 그 추운 숲길을 혼자 걸어가던
엄마의 뒷모습이 머릿속에서 자꾸 소환되어서이기도 했다.
단지 꿈이란 걸 알면서도, 어린 엄마가 감당했을 숲의 추위가 나는 걱정됐다." (46~47쪽)
엄마가 세상을 떠나기 전 겨우 두 달 동안 돌본 게 고작이고 정작 엄마와의 아름다운 교감은
없었기에 그에 따른 후회로 남는 시간을 사후 진행해 나가는 정연의 모습이 안타깝다
칼국수를 먹으며 정연과 영준은 담백한 포만감을 나누면서 황량하지만 따스한 겨울을 보내고
어둡지 않은 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혹독한 추위의 겨울을 견디고 나면 새순이 움트는 여린 싹을 볼 봄이 찾아오듯
삶은 부드러운 온기로 가득 채울 시간이 찾아올 것이다
“이런 시대에 여전히 소설을 읽어주어 고맙고
이런 시대에 여전히 소설을 읽을 수밖에 없다는 게 미안합니다.
한 가지, 기억해 주시겠어요?
겨울은 누구에게나 오고,
기필코 끝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요.”
- 조해진(「겨울을 지나가는 사람에게」 중에서)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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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6-04-04 09:35

Wolfgang Amadeus Mozart (1756년 1월 27일 ~ 1791년 12월 5일)
1784년 봄 모짜르트는 빈 음악계에 스타가 돼 있었다
자유로운 음악가로서 입지를 내디뎠던 3년이 채 안 된 시점이었다
당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피아노 협주곡이었다
그는 1784년 한 해 동안 무려 여섯 곡의 피아노 곡을 발표하였다
시간적 여유 없이 급하게 이루어진 결과물인 모짜르트의 작품들은
요한 에스테르하치 백작 등 귀족의 저택에서 자주 연주했다
숨가쁜 연주 일정에도 모짜르트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곤 했다
피아노오중주곡 K.452은 당대에 가장 뛰어난 작품들 중
최고라고 모짜르트가 자평한 영향 때문인지 연주회에 참석했던
청중들의 귀를 만족스럽게 했다는 후문이다
한때 아버지 레오폴트와 사이가 멀어져 있던 모짜르트는
1785년 성공의 정점에 이르러서야 재회를 하고 서로 화해를 했다
모짜르트는 대중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수많은 걸작을 남기면서도
1780년 대는 저작권이 없었던 시대라 정작 많은 피해를 입었던 당사자였다
과연 모짜르트는 매 번 흥행만 이어가던 성공의 아이콘이었을까?
아니다 그 역시 여느 못지않은 예술가답게 실패를 수없이 거듭했던 창작자였다
모짜르트의 짧은 생애가 남긴 우여곡절 끝에 완성했던 음악적 독창성은
하나의 전설이 돼버린 지 오래다
아침에 일어나 듣는 Sonata for Piano and Violin in F Major, K. 376 - I. Allegro
공복에 마시는 달콤한 커피 한 잔 마시며 피아노와 바이올린 선율에 몸을 맡기다
점심때는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들으며 봄의 절정을 맛보는 시간과 함께 하다
저녁엔 Piano Concerto No. 21 in C Major KV 467 - I. Allegro Maestoso
아름답게 흐르는 선율과 더불어 탐미주의자 처럼 노을을 바라보다
모짜르트의 평전을 읽는데 그야말로 인내력이 요구되었던 건
739쪽에 달하는 방대한 두께 때문이기도 했다
책 표지를 감싸고 있던 띠에 베토벤은 이렇게 전한다
"나는 언제나 모짜르트의 찬미자로 남을 것이다" 라고
음악의 악성이라 하는 베토벤까지 모짜르트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많은 음악을 작곡했던 천재적 재능과 삶에서 전해지는 순도 높은 가치를
후세에도 여전히 모짜르트만의 시간을 지켜나가고 있는 것이다
모짜르트 손끝에서 탄생한 감동의 선율은 빈 가슴을 어루만져 준다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쾌한 해맑은 제스처로 악보를 써 내려가는
모짜르트의 모습은 짐짓 자유로운 영혼과 일치한다
아버지의 강박적인 억눌린 사랑에도 불구하고 그 사랑으로 여전히
고귀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했던 완성도 만큼은 놀라울 정도다
어린 시절부터 여러 나라에 여행 다니며 연주회를 하는 동안 모짜르트는
온갖 루머에 시달리면서도 음악적 열정을 잃지 않는 건
특유의 유머스러움과 탁월한 작곡 능력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계절 고즈넉한 낭만과 사색을 즐기며 모짜르트가 전해주는 감미로운
온화한 음악과 농익은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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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6-03-31 13:47
이른 저녁
긴 침묵이 야생의 포말처럼 내려앉고
시간은 깊게 부식되어간다
당장이라도 수장해 보고 싶은
어긋난 고통의 예감을 너그러이 잠재우고
뒤돌아보며 이제는
한껏 웃음 한 번 흘린다
어둠이 굴절로 휘돌아 감기 우다
그날의 조우를 마냥 꿈결인 듯
빛은 조금씩 사라지려고 한다
슬프게 슬프게 순환하는 고통처럼
그렇게 저릿저릿 가슴팍을 짓누르며
아늑한 먼 바닷가 파도 울음소리에
찰나 우울한 열망을
빈 시간 안에 채워둔다
비 오는 이른 저녁
저만큼 내게로 뉘이적 뉘이적 스쳐오는
휑한 은둔의 시간이 까닭 모를 잔광으로
이리저리 뒤척인다
떠나야 한다
떠나야만 하는데....,
♠♠♠♠♠♠
내 사십의 겨울은 이미 떠나고 없는 거야
다시는 만질 수도 없는 나이를 암장시키고 뒤돌아서며
이젠 자연의 순리에 천착하고자 한다
삶에 막 입문하는 초보자처럼.... 그렇게....
서늘한 마음결에도 어느새
따스한 혈액이 흐르고 있음을 확인한다
음... 실로 오랜만에 육감적으로 느껴보는
기분 좋은 생명의 흐름을....
미세한 움직임에도
살아있다는 육체와 정신의 동일성을 감지한다
풍비박산의 시간들을 주워모으면서
고요한 숨죽인 갈피들 속에 묻힌
암전의 또 다른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슬퍼해야 하는 시간이다.
강렬한 독성이 주는 절명의 순간에도
천진한 미소로 신물 나게 만든 것처럼
결코 안전한 고통이란 있을 수 없다
고통은 그냥 고통일 따름이다.
현실과 유리된 듯한 불가해한 시간이면
늘 그렇듯
드러나지 않은 형체들의 고통이
마구 술렁거리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낀다
고통을 잘 구슬리고 매만지며 내 안으로 고이
소리 없이 삼키고 있을 뿐.....
단지 그것뿐......
바람이 잠들기를 기다리는 여린 꽃잎의 군락처럼
그저 시간만 흔들림 없이 흐르기를 바란다
어느 정도의 세월은 면죄부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차가운 인성을 환기시켜 줄
건강한 햇살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마구 터져 나오는 비명의 소용돌이를 잠재울 수 있는
내성의 아우러진 토닥거림을 믿는다
미심쩍은 생의 부분에 대해서도 관대해졌음을 믿는다
어느 순간 이런 결연한 의지조차
불시에 와르르 와해될지 모르는 일이지만
예측불허의 외벽과 만날 수 있는 삶이지만
아무튼 변화된 자신을 믿음으로 지켜보련다
※※※※※※※※
그 언제였던가...
사십의 나이를 떠나보내기에 못내 아쉬운 듯
저런 유치찬란한 글을 비망록에 기록해 뒀었다
벌써 22년 전이니.....
무슨 저런 따위의 감성에 사로잡혀 있었을까.. 싶은 게...
지금에 와 더듬어 보면 참으로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다
이제는 감성보다는 이성의 힘으로 살아가는 통속의
현실인이 돼버린 양,
예민한 감각의 하나인 가슴으로 느끼는 부분들이
꽤 사라졌으니.... 아쉽다고 해야 할지......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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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6-03-19 08:40
황정은의 소설은 긴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처럼 어둡다
서걱서걱 마른 나뭇잎처럼 건조함이 있는가 하면
빗물을 머금은 습한 물기도 스며있는 그녀의 소설은
평범한 일상을 다루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다
어떤 책은 맛보고 어떤 책은 삼키고 어떤 책은 음미하면서
소화시켜야 한다, 고 영국의 철학자 베이컨은 말했다
황정은의 소설은 거듭 음미하고 음미하면서 잘 소화시켜야 하는
속 쓰린 삶의 비밀들이 가득 차 있다
계속해 보겠습니다로 시작하는 나나의 독백이 말미에도
계속해 보겠습니다"로 마침표를 찍지만
결과적으로는 삶은 계속 진행 중이라는
또 다른 의미의 코드로 이어지고 있다
소라, 나나, 나기가 각자 풀어내는 고유의 이야기이지만
함께 공유했던 회억들도 곧잘 드러나는 내용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릴 때 아버지 금주가 사망하고 모든 걸 빼앗겨버린 후
이사한 집이 묘한 구조인 반지하에서 소라와 나나, 애자가 살았다
벽 사이를 두고 기이한 구조로 이루어진 그 집에서 나기와 순자를 만나면서
애자가 주지 못한 사랑을 받고 살았던 소라와 나나..... 금주를 잃고
모든 걸 놓아버린 애자로부터 보살핌을 받지 못한 소라와 나나는
옆 셋집 순자의 따스한 배려로 도시락을 매일 먹을 수 있었다
"나기네 어머니는 나기의 도시락까지 세 개를 준비해서
신발장 위에 얹어두었다.
나기네 신발장 위에 한 개, 우리 집 신발장 위에 두 개, 나나와 나는
아침마다 그것을 챙겨서 등교했다. (.....) 투박하기 이를 데 없는
도시락이었다. 나나와 나는 그것을 소중하게 먹었다. 성장기였으므로
그 밥을 먹고 뼈가 자랐을 것이다.
뼈에도 나이테라는 것이 있다면
나기네 밥을 먹고 자란 시절의 테가 분명 있을 것이다.
나기와 나나와 나는 말하자면 한 뿌리에서 자란 감자처럼
양분을 공유한 사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40~41쪽-
애자의 삶의 자각증세는 극히 염세적이지만 그 이면에는
체념에 섞인 초월적인 무덤덤함이 깔려있다
고통을 바라보는 시각도 애자는 그저 무연하게 전해진다
하지만 나기의 고통은 타인의 고통까지도 껴안는다
그 고통의 망각을 결코 허용하지 않으려는 몸부림으로
나기는 나나에게까지 전달하는 것이다
삶은 그래서 끝없는 고통의 연속이다
고통의 연속이지만 고통을 고통으로 잔혹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필요악으로 여기며 묵묵히 견디는 것, 그들이 사는 세상인 것이다
아프면 아픈 대로, 즐거우면 즐거운 대로 생이 전하는 깊고 쓸쓸한 모습을
그대로 순응하는 일, 수동적이지만 어쩔 수 없는 게 인생이다
소설 속의 주인공들이 담백한 어조로 내뱉는 모호하지만
허기에 지친 삶의 이야기들을 전해 듣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건 왜일까
파편화된 삶의 잔상들을 하나하나 주워 모아 내 감식안으로 채우는 일,
분열된 정신의 흠집을 꿰매는 일,
황정은의 소설, 계속해 보겠습니다를 통해 들여다봤던
또 다른 세상의 견고한 틈새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서늘한 눈빛으로.....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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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dhrdu65)2026-03-12 06:57
문진오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멤버로 활동했던 싱어송 라이터인 문진오
그가 한결같이 진지하고 따뜻한 사람임을 확인시켜 준다
그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보컬로 번잡한 세상일에 목소리를 높이는 민중가수이지만
자신의 앨범에서는 더 이상 젊음이 아닌 중년의 기성세대로서 충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자신의 속내를 일기처럼 묵묵히 담아내고 있다
노래를 통해 삶을 기록하고 삶을 되새기는 그의 노래에는 어떠한 위선과 가식도 없이
진솔하고 뜨거운 육성이 살아있다
이처럼 노래가 삶과 함께 깊어지고 진득해질 수 있음을 절감하는 순간 연륜이라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일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누구의 스타일도 닮지 않고 오직 자신의 스타일대로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그의 음악은 3집에 이르러 더 다양한 빛깔을 담으며 더 큰 울림으로 번지고 있다
앨범의 후반부를 이끌어 가는 그의 변화가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무척 흥미롭다
그는 어쩌면 지금 남몰래 완성되어 가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 서정민갑(대중음악 평론가) -
노찾사'에서 배출한 솔로 가수들은 그동안의 전체 활동 인원수(대략 100여명)나 년 수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는다.
故 김광석과 안치환, 권진원은 이미 노찾사에서 나와 첫 솔로 음반을 발표한지 30년이 넘었다
'노찾사'의 대중적인 지명도에 비하면 '노찾사 출신 솔로 가수'의 타이틀을 달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닌 것처럼 여겨질 만도 하다
그 배경에는 특정한 사람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모두를 지향해온 '노찾사'만의 정서 때문에
'노찾사'의 누구누구를 기억하기란 당시에도 쉽지 않았던 탓에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 솔로 가수로 활동해온 기존의 '노찾사' 출신들도 당시에는 그저 대표 가수 정도로만
여겨지는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이고
사실 故 김광석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오랜 시간을 무명 타이틀을 달고 활동하며
서서히 뮤지션으로서의 개성과 인지도를 늘려간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문진오'는 그야말로 노찾사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해온 가수 중에 한 사람이다
그는 1989년 노찾사 2집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던 시절에 합류해서 1994년까지
노찾사의 가장 바쁜 시절을 보내며 대표 가수로 공인되었다
또한 노찾사 3집과 4집의 녹음에는 메인 보컬로 참여했으며 셀 수 없을 만큼의
다양한 크고 작은 공연에서 가수들의 맏형으로서 그 소임을 성실하게 다한 것이
그를 노찾사 내부에서도 '대표 가수'로 인정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시 활동을 시작한 노찾사의 시점에서도 그는 노찾사의 메인 보컬로 활동하며
그의 우직한 성품을 보여주었다
문진오의 3집 음반 ‘작고 푸른 점’은 우리나라 포크 음악과 진보적 대중음악의 뿌리가
결코 만만치 않음을 보여 주고 있으며 온갖 어지러운 사운드의 홍수 속에서도
보컬과 노래의 힘이 여전히 유효함을 증명하고 있다
가수 손현숙의 노래 이야기1. 문답무용 (問答無用)
오랫동안 피곤함 없이 민중가수, 인권가수의 길을 걸으며 손현숙은 음악과 무대에서
사회에 대하여 부지런히 귀를 열어 답변해왔다
불편을 겪는 사람들 앞에서 때로는 잊히지 말아야 할 과거의 기억 앞에서
손현숙은 바쁘게 노래했다
대학 노래패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해 록그룹 [천지인]의 보컬을 거쳐 솔로 활동을 한 후에도
이주노동자와 함께 하는 [손현숙&스탑크랙다운 인권콘서트 “밥,자유,평등,평화”]등을 공연했다
문답무용앨범을 통해 그동안 조금은 미안했던 자신에게 귀 기울여보았다
오랫동안 같이 했던 친구, 자신을 언제나 감싸주셨던 부모님을 생각해 보며
결국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 것이다.
타이틀곡이자 음반 타이틀인 ‘문답무용’은 오랜 음악생활 동안 지친 동료가 자신에게
던졌던 질문들이 결국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임을 알았을 때 거기서
더 이상 소용이 없어진 물음과 대답, 손현숙의 ‘희망찾기’이며 멈출 수 없는 음악의 길이다
새로운 음악으로 접근을 모색하는 손현숙의 싱글 앨범은 스스로를 돌아봄으로써
자신과의 관계된 대상을 자화상을 통해 말해주고, 노래이야기라는 부제에서 볼 수 있듯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음반 작업을 싱글 작업을 통해 연속성을 지닌 대중과의 만남을 약속한다
정호승 시인의 시에 붙인 곡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그의 사랑의 대상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한 방울 눈물이 된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생의 한 축을 거쳐가려는 손현숙이 부른 ‘사랑노래’때문에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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