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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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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 깊고 푸른 밤 (@ djckvl)

quiet nights of quiet st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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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깊고 푸른 밤 (@djckvl)
    2021-05-26 10: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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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깊고 푸른 밤 (@djckvl)
    2021-05-24 11:01:19
    santiago 通信_ 12


    마이클 잭슨이 작고하고 꼭 일주일만이었나,
    인라이브에 처음 가입을 했다.
    첫 신청곡도 기억난다.
    마이클 잭슨의 Human nature.

    우리 세대의 사춘기 시절을
    거의 거느렸다시피 했던 사람이었기에
    그때까지도 그의 죽음이 얼떨떨했고
    산다는 일의 허무가 체험적으로 다가왔었다.

    당시 닉네임이 吉人이었는데
    역경易經에 나오는
    길인지사과 조인지사다 吉人之辭寡 躁人之辭多
    에서 따온 말이다.
    덕이 있는 사람은 그 말이 적으며
    덕이 없는 자는 말이 많다는 뜻이다.
    공창에서 내 수다를 구경한 사람들은
    내 닉네임의 유래를 듣고 나면 폭소를 터트리곤 했다.

    이곳을 드나든지도 십 년이 훌쩍 넘었다.
    온라인의 사이버 세상,
    비록 익명으로 만나는 실체가 없다시피한 커뮤니티지만
    늘상 들어가는 방이 있고
    그 속에서 만나는 친숙한 면면들이 있다는 사실은
    권태로운 생활속에서 조약돌처럼 빛난다.

    어느 분 말마따나
    레몬 시장의 법칙이 여기에도 있어
    질 나쁜 인간들 때문에 괜찮은 사람들이 발을 끊어버리는
    안타까운 일도 있지만,
    시대에 따라 접속 환경이 변하기도 했고
    최근의 일처럼, 방송 시스템이 바뀌는 바람에
    염불보다 잿밥이 목적이던 '선수' 들이
    대거 걸러지기두 했다.

    누구에게나 취미라고 할 만한 잡기가 있는 법이고,
    하등 먹고 사는데 도움이 안되는 일에 몰두하는
    여가활동이 있게 마련이다.
    모두 고단하고 촘촘한 생계의 굴레 속에서
    잠시 피워보는 딴전의 요령들이리라.

    현실에서 나는 과묵한 편이고
    때론 낯도 가리는 지경인데
    공창에선 덕이 없도록 수다인 것은,
    어쩌면 익명의 자유 안에서 평소의 나를 보상하려는
    심리의 발로인지도 모르겠다.

    if they say why why
    tell them that it's human nature
    왜냐고 묻는다면
    그게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해 줘

    i like livin' this way
    i like lovin' this way
    이렇게 사는 게 좋아
    이런 방식의 사랑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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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깊고 푸른 밤 (@djckvl)
    2021-05-20 10:3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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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깊고 푸른 밤 (@djckvl)
    2021-05-17 10:38:01
    santiago 通信_ 11


    일본어 코모레비 木もれび 는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이란 뜻이다.

    일본말에는 있는 형용사인데
    우리말에는 없어서
    저런 정경을 표현할라치면
    드물지만 가끔씩 남의 나라 말로
    설명하기도 했던 모양이다.

    어느 게시판에
    우리말에도 비슷한 의미의 단어가 있다고 누가 말을 올렸다.
    '볕뉘'가 바로 그런 뜻이란다.
    '작은 틈을 통하여 잠시 비치는 햇볕'을 가리키는 순우리말.

    이 단어는 실은 신영복의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에
    이미 등장한 바 있었다.

    “온몸에 부어주던 따스한 볕뉘와
    야윈 머리 정갈히 식혀주던 서늘한 바람...”

    같이 알려준
    '윤슬'은 나도 들어본 적 있었는데
    '물비늘'은 처음 알았다.

    아름다운 우리말이지만 희귀하고 생소해서
    생활에서도 업무에서도
    실상 쓸 일은 거의 없다.
    어휘의 범용성이다.

    그러나 이런 단어들의 이미지는
    어린 시절에 모으던 유리구슬과 겹친다.
    구슬치기 할 때 말고는 쓸모가 없지만
    동그랗고 투명한 유리알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 워터볼처럼 '물비늘' 과 '윤슬' 이 가만가만 어른거렸다.
    압축된 深海같은 공간의 착시가 신비해서
    유난히 영롱한 것들은 차마 버리지 못하고 간직하곤 했었다.

    그야말로 유리알의 유희다.
    아름다운 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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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깊고 푸른 밤 (@djckvl)
    2021-05-12 10: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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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깊고 푸른 밤 (@djckvl)
    2021-05-10 15:58:37
    santiago 通信_ 10


    날씨를 전하는 말은 정겹다.

    와, 완전 봄이야
    지금 비 많이 와
    오늘은 어제보단 덜 추워
    창문 열어 봐, 눈 왔어

    話者와 聽者 사이에 언어가 발생하는 순간,
    서로가 마주한 공기 속에서
    날씨의 촉감이 잠시 부유하는 느낌이다.

    오늘 겁나게 더워, 정도
    그 외에는 딱히 맑은 여름 날씨에 대한 감상이 다채롭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기후에 대한 애상은 역시나
    어둡고 싸늘하거나
    비가 올 것 같은 다습한 대기로부터 자주 비롯되기 때문일까.

    심각한 말을 하러 온 사람이라도
    코트 깃의 물기를 털며
    아유, 비가 많이 오네요...엷게 웃기라도 하면
    어쩐지 그날의 회합은 부드러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날씨를 일러주는 말들이 포근하게 들리는 것은
    들으나마나한 맹물같은 언사라 할지라도
    그 안에, 작지만 상대에 대한 배려가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날씨가 이러하니 알고 계셨으면 합니다...

    차갑고 어두운 날에 그 말들이 더욱 깨끗한 것은
    서로에게 보내는
    촉촉한 물기의 언어이기 때문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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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깊고 푸른 밤 (@djckvl)
    2021-05-06 10: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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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깊고 푸른 밤 (@djckvl)
    2021-05-03 10:45:51
    santiago 通信_ 9



    꽃샘이 잠시 오는 것인가 싶다가도
    변덕스런 날씨는 이내 지나가고
    이 봄도 내내 고르다.
    하기야 계절이 영판 계절답기는
    작년 한 해가 몽땅 그러했다.
    봄도 가을도 여름도 겨울도
    어쩌다 변칙적이었던 몇 번을 제외하면
    내내 무난했었지.
    나는 그게 하늘이,
    이 병마의 북새통을 살구있는 지상에 내려보내는
    일종의 야마리라고 생각했다.

    이제 봄도 막바지,
    곧 봄과 여름의 間節氣가 잠시 발생할 것이다.
    겉옷을 걸치지 않고
    긴 팔 셔츠 하나로만 하루종일 쏘다녀도
    누구의 걱정도 듣지 않는 계절.
    가볍게 입고 밤을 걷는 시간은 어딘가 음악적이다.

    사계절 안에서
    이처럼 간편하고 거추장스럽지 않은 시간이 찰라처럼 지나가듯이
    우리 생의 고단한 시간 속에서도
    홀가분하고 쾌적한 마음의 상태는
    얼마나 빈번할 수 있는지.

    흔히 삶에 대한 태도가
    그 방향성을 드러낸다고 하지만
    생활에서 오는 고뇌와 중량은 또한,
    보편적인 각오나 용기로
    쉽게 극복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운명과 숙명의 밤이
    걸핏하면 찾아온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할 수 있는 한, 즐거움을 찾으며 살 일이다.
    전혀 다른 의미로 통행금지의 세월을 사는 중이지만,
    내일엔 또 내일의 태양이 뜰테니까.

    shining through the city with a little funk and soul,
    so i'ma light it up like dynamite, 워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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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깊고 푸른 밤 (@djckvl)
    2021-04-28 10: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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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깊고 푸른 밤 (@djckvl)
    2021-04-26 10:32:18
    santiago 通信_ 8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풍력발전기 같다.
    꽃 떠난 자리에 갓 태어난 연둣빛 잎들을 인솔하고
    더 단단해진 가지들이,
    바람의 덩치가 다가오면 전신을 흔들어 잘게 부수고는
    천지사방으로 다시 바람을 흩어 놓는다.
    푸르르르 새들이 일제히 飛上하는 소리를 흉내 내면서
    아니 얼핏, 바람이 쪼개질 때에
    태어나는 몇 마리 새들을 본 것도 같고.

    세상은 참 꾸준하기도 해서
    단 하루도 쉬는 날이 없는 바람의 행로에
    나무 또한 이 봄, 한시도 한눈 파는 틈이 없다.
    가히 신록의 프로펠러다.

    전설처럼 멀고 아득한
    어느 대륙의 高原에서 발원한 기류 하나가
    긴 노정에 낡고 지친 몸을
    낯선 도시의 가로수에게 맡기는 일은
    들숨으로 와서 날숨으로 다시 태어나는
    허파의 정화 같은 것이다.

    그리하여 새로 씻은 바람의 몸,
    세상 끝 이름 모를 낯선 구석구석까지
    녹차빛 대기를 밀어 올리는
    싱그러운 초록의 對流.
    아싸, 이 新春친화적인 재생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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