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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함 단아함 아름다움

좋은 멜로디에 담긴 좋은 글을 좋아합니다.
  • 30
  • 누들︎︎︎︎︎(@jackbenoodle)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3-21 03:20


    흐린 날이 난 좋다 / 공석진

    흐린 날이 난 좋다

    옛 사랑이 생각나서 좋고
    외로움이 위로 받아서 좋고
    목마른 세상
    폭우의 반전을 기다리는 바람이 난 좋다

    분위기에 취해서 좋고
    눈이 부시지 않아서 좋고
    가뜩이나 메마른 세상
    눅눅한 여유로움이 난 좋다

    치열한 세상살이
    여유를 갖게 해서 좋고
    가난한 자 마음 한 켠
    카타르시스가 좋다

    그리움을 그리워하며
    외로움을 외로워하며
    누군가에 기대어 쉴 수 있는
    빈 공간을 제공해 줘서

    흐린 날이 난 좋다

    댓글 6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3-20 14:09
    소나무에 대한 예배 / 황지우


    학교 뒷산 산책하다, 반성하는 자세로,
    눈발 뒤집어쓴 소나무, 그 아래에서
    오늘 나는 한 사람을 용서하고
    내려왔다. 내가 내 품격을 위해서
    너를 포기하는 것이 아닌,
    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것이
    나를 이렇게 휘어지게 할지라도.
    제 자세를 흐트리지 않고
    이 地表 위에서 가장 기품 있는
    建木; 소나무, 머리에 눈을 털며
    잠시 진저리친다.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중에서

    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3-20 14:01
    첫사랑 / 류시화

    이마에 난 흉터를 묻자 넌
    지붕에 올라갔다가
    별에 부딪힌 상처라고 했다
    어떤 날은 내가 사다리를 타고
    그 별로 올라가곤 했다

    내가 시인의 사고방식으로 사랑을 한다고
    넌 불평을 했다
    희망없는 날을 견디기 위해서라고
    난 다만 말하고 싶었다

    어떤 날은 그리움이 너무 커서
    신문처럼 접을 수도 없었다

    누가 그걸 옛 수첩에다 적어놓은 걸까
    그 지붕 위의 별들처럼
    어떤 것이 그리울수록 그리운 만큼
    거리를 갖고 그냥 바라봐야 한다는 걸

    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3-20 00:21
    천국에서도 서로의 등을 긁어줄까 / 최백규

    어제는
    떠난 사람이
    등을 긁어달라 했다

    가만히 쓸어주다보니
    손끝에
    피가 묻어났다

    이렇게 쉬이 망가지도록 무얼 했냐며
    고치러 가자
    화만 내다 꿈에서 깼다

    고요히

    심장이 간지러워
    눈물로 긁었다

    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3-20 00:14
    우리가 믿었던 중심은 사실 중심이 아니었을지도
    저 수많은 작고 여린 순들이 봄나무에게 중심이듯 환약처럼 뭉친 것만이 중심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그리움이 누구 하나를 그리워하는 그리움이 아닌지 모른다
    그믐밤 흙길을 혼자 걸어갈 때 어둠의 중심은 모두 평등하듯
    어느 하나의 물이 산그림자를 무논으로 끌고 들어갈 수 없듯이

    중심이라고 믿었던 게 어느날 / 문태준

    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3-20 00:08
    가슴 아픈 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 / 김재진

    별에서 소리가 난다.
    산 냄새 나는 숲속에서 또는
    마음 젖는 물가에서 까만 밤을 맞이할 때
    하늘에 별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위로가 된다.
    자작나무의 하얀 키가 하늘 향해 자라는 밤
    가슴 아픈 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
    겨울은 더 깊어 호수가 얼고
    한숨짓는 소리,
    가만히 누군가 달래는 소리,
    쩌엉쩡 호수가 갈라지는 소리,
    바람소리,
    견디기 힘든 마음 세워 밤하늘 보면
    쨍그랑 소리 내며 세월이 간다.

    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3-20 00:05
    다가갈수록 아름답다
    멀어질수록 향기롭다

    -김부조-

    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3-20 00:02
    3월의 기도 / 남정림


    익어가는 이 고통이
    낭비로 끝나지 않게 해주소서
    익숙해진 이 상처가
    흉터로 끝나지 않게 해주소서
    남모르는 이 아픔이
    사치로 보이지 않게 해주소서

    3월에는
    고통의 가지 끝에
    명랑한 새의 노래 머물게 하시고
    멍든 잎맥 사이로
    순한 꽃향기 맴돌게 하시고
    어디에서도 터뜨릴 수 없었던
    아픔의 꽃을 내 밖으로
    활짝 꺼내게 해주소서

    고통이 고통을 안아주고
    상처가 상처를 덮어주고
    아픔이 아픔을 토닥이는
    사랑의 3월이 되게 하소서

    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3-19 03:59
    별빛을 개어 / 양광모


    빨래를 개어
    옷장에 넣어두듯
    마음을 개어
    고요한 곳에 모셔두었다가

    어둠을 만나면 어둠을 개고
    슬픔을 만나면 슬픔을 갤 일이다

    사람아, 생의 겨울이 와도
    눈보라쯤은 거뜬히 이길 수 있도록

    아침이면 햇살을 개고
    밤이면 별빛을 개어
    우리 가슴 한켠에 따듯이 모셔둘 일이다

    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3-19 03:59
    다정하고 따사로운 / 심보선


    기억의 소실점을 응시한다
    그 안에 새와 새 아닌 것들이
    다 함께 웅크려 있다

    날개가 있다고 다 새는 아니고

    그중 다정했던 것만
    꿈 안에 깃들 수는 없다

    내가 너를
    신화 속 존재처럼
    소중히 여긴다 한들

    용서하고 용서받고 싶을 때가 있다
    그렇지 않은가?

    나는 단어를 고르고 또 고른다
    나는 용서하고 용서받을 기회를 놓친다

    꿈이라면
    꿈이 아니라도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나는 너를 오로지 체온으로만 기억한다

    따사로움이여
    따사로움이여

    그토록 아름다운 꿈을 꿨는데
    너에게 보여줄 수 없다니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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