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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함 단아함 아름다움

좋은 멜로디에 담긴 좋은 글을 좋아합니다.
  • 30
  • 누들︎︎︎︎︎(@jackbenoodle)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1-23 17:52


    봄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 멈추고
    새들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나는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
    2026-01-09 03:42


    마음의 안정이 필요할 때
    다도가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다도는 차를 달여 마실 때의 예법입니다.


    그깟 차 한 잔이 무슨 마법의 힘이 있을까요?
    더군다 예법까지 갖추어야 한다니.


    작가 선미화는 이렇게 말합니다.

    /
    찻잎을 따고 덖는 누군가의 정성과
    매번 물을 길어다 주는 어떤 이의 정성,
    그리고 차를 내리는 사람의 마음이 더해져
    차의 맛과 향이 결정된다.
    .
    .
    정성을 다한다는 것, 마음을 쏟는 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안다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마음이 차오른다.
    /


    차 한 잔에는
    ‘여럿의 시간과 노고가 들어 있습니다.
    찻잎이 익어가는 시간,
    덖는 손의 온기,
    물을 길어오는 걸음의 수고,
    차를 내리는 마음의 결.


    차 한 잔속에 여럿의 손길이 숨겨있음을 아는 순간
    그깟 차 한 모금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감사의 통로가 됩니다.
    차 한 잔이 나를 따뜻하게 하는 게 아니라
    감사하는 마음이 나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지요.


    관계도 그러합니다.
    이제까지 누군가와의 관계가 매끄러웠거나
    어떤 사람이 내 하루를 부드럽게 만들었다면
    그 뒤에는 말하지 않은 정성과
    티 내지 않은 애씀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더 많은 것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받은 것을 알아보는 일.
    그리고 감사의 마음을 갖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
    2025-12-28 04:24


    어떤 의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나를 고치려고 하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함께 있으면 나 스스로 나 자신을 더 아끼게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나본 적이 있으신가요?


    그 사람 앞에 서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가지런해집니다.
    헝클어진 생각이 말끔히 정돈되고,
    말투가 조금 더 다정해지고,
    표정이 부드러워집니다.


    무심히 던지는 말에도
    온기를 더 얹게 됩니다.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죠.


    그 사람은 특별한 무엇을 하지 않아도
    내 안의 좋은 마음을 깨웁니다.
    “나는 이런 사람이 되고 싶었지.”
    잊고 있던 기준을 떠올리게 하죠.


    그래서 함께 있으면
    나를 조금씩, 아주 조금씩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사람.
    나를 바꾸려 들지 않는데도
    나 스스로 나 자신을 더 아끼게 하는 사람.


    어쩌면 그런 만남은
    내가 나를 더 소중히 여기는 방식으로
    조용히 찾아오는 축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
    2025-12-28 04:10


    지치면 쉬고,
    많으면 덜어내고,


    조급해지면 천천히 심호흡하고,
    화가나면 양보하고,


    막히면 새롭게 시도해보고,
    외로우면 친구에게 먼저 연락하고,


    슬퍼지면 사랑을 먼저 표현하고,
    두려우면 모든 것을 운명에 맡기라고.


    그리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 잊지 말라고...


    ‘넘어진 그 자리에 머물지 마라’ 에서

    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
    2025-12-28 03:52


    이덕규의 시 '밤길'의 첫부분입니다
    ​​
    ​/
    조금만 참아라
    다 와간다 좋아진다
    이제 따뜻한 국물 같은 거
    먹을 수 있다
    /


    산을 오르며 힘에 부쳐 가쁜숨을 내 쉴때
    내려오는 사람들이 십중팔구
    '조금만 가면 됩니다' 라고 말을 하지요


    "다 와간다"는
    선의의 거짓말,
    알면서도 기꺼이 속고싶은 말입니다


    인생은 언제나 처음걷는 길이며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이지요
    누군가 툭 던지는 '좋아진다'는 말 한다디가
    한 걸음을 더 걷게 합니다


    "조금만 참으면 되요
    다 와가요, 좋아집니다
    이제 따뜻한 국물같은거 먹을 수 있어요"

    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
    2025-12-06 04:38


    어떤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할 때
    “말아요”라는 금지의 명령형 어미를 붙입니다.

    하지 말아요, 먹지 말아요, 가지 말아요, 오지 말아요.

    그런데 어떤 말들은,
    금지의 어미 “말아요”와 합쳐지면
    부정이나 거절이 아니라
    왠지 모를 따뜻한 위로처럼 다가옵니다.


    울지 말아요.
    슬퍼하지 말아요.
    아프지 말아요.
    이 말들이 그렇습니다.


    “울지 말아요”라는 말을 들으면
    오히려 더 울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울고 있는 나 자신이 왠지 더 서럽게 느껴지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그렇게 한 번 울고 나면
    쏟아낸 눈물만큼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기도 합니다.


    당신이 울고 있으니 내 마음이 아프다는 공감,
    슬픔이 어서 그치기를 바라는 마음,
    내가 곁에 있으니
    이제는 그렇게까지 울지 않아도 괜찮다는 뜻.
    이렇게 “울지 말아요”라는 말 속에는
    여러 결이 숨어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우리가 듣는 수많은 노래 속에
    “울지 말아요”라는 노랫말이
    그렇게도 자주 등장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댓글 4

  • 30
    누들︎︎︎︎︎ (@jackbenoodle)
    2025-12-06 03:52


    일년쯤 전이었을까요.
    친정에 일주일정도 다녀올 예정이라고 하더라고요.


    “엄마한테 맛난 거 해 달라고 해서
    맛나게 드시고, 사랑 듬뿍 받고 오세요~”
    라고 말을 건넸습니다.


    엄마의 마음은
    따뜻한 밥 한 그릇이라도
    내 손으로 직접 먹이고 싶은 마음이겠지요.


    그 마음을 헤아리는 것.
    “울 엄마 밥이 세상 최고야.”를 남발하며
    개걸스럽게 먹어 치우는 것.
    내리사랑을 갚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엄마를 보고 온 후 그 분 말씀이
    “엄마가 너무 말랐어요.”
    라고 하시더군요.


    날씨가 많이 쌀쌀해지니까
    감자국이 생각납니다.
    맑은 국물 위로 고춧가루가 살짝 떠 있고
    잘게 썰어 넣은 양파도 있고,
    감자 맛이 그대로 우러나던 국물이었지요.
    모든 음식이 다 그랬습니다.


    재료의 맛을 그대로 우러나오게 하던 손맛.
    정성이 가득 담겨서 누구도 절대 따라할 수 없었던 그 맛.
    이제는 기억에서만 맛볼 수 있는 그 맛.


    생각해 보니 마음이 쌀쌀해질 때마다
    감자국을 떠올렸던 것 같습니다.

    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
    2025-11-27 14:59


    과수원의 농부들은 꽃이 필 무렵,
    “꽃이 온다”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염전에서 일하는 염부들은
    소금 결정이 맺히기 시작하는 순간을
    “소금이 온다”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왜 우리는 그것을
    ‘핀다’, ‘만들어진다’가 아니라
    굳이 ‘온다’라고 말할까요.


    ‘온다’라는 말 속에는
    기다림이 들어 있습니다.
    ‘온다’라고 말하는 순간,
    간절한 바람이 시간과 정성과 함께
    차곡차곡 쌓여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봄이 오고, 눈이 오고,
    소금도, 꽃도, 열매도
    모두 ‘오는 것들’입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정현종 시인은 "방문객"에서 말합니다.
    /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사람도 오는 것입니다.
    어느 날 그냥
    불쑥 나타난 존재가 아닙니다.
    먼 곳에서, 긴 시간을 건너
    마침내 내 곁으로 와준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전에 이미
    보이지 않는 간절함 기다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떠올리며
    “그 사람이 내 삶에 와주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 말 속에는 이미
    오래된 기다림과 감사가
    함께 깃들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
    2025-11-27 14:38


    그런 날이 있지요.
    새 옷을 입은 날에 김칫국물이 튀고,
    우산은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고,
    음방에 들어왔더니
    좋아하는 음악의 끝부분만 나오다가
    곧 종방이라는 말이 들려오는 날


    그런 때도 있지요.
    도대체 뭘 하며 살아온 건지,
    남긴 것이 하나도 없는 것만 같아서
    무슨 일에도 자신이 없고
    나 자신이 형편없게 느껴질 때


    그럴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댈 것 한 가지가 있다면
    그건 무엇일까요.


    함석헌 선생은 이렇게 썼습니다.
    /
    온 세상 다 나를 버려도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
    /

    당신은 그 사람을 가졌는지요?


    온 세상이 등을 돌린 듯 느껴질 때
    나를 끝까지 지켜주는 자긍심과 자존감.
    스스로 끄집어낼 힘이 없을 때
    살며시 톡톡, 어깨를 두드려 주는 사람을요.


    그렇다면
    그런 사람은 어디에서, 어떻게
    미리 만들어 두어야 하는 것일까요.

    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
    2025-11-27 14:13


    저 멀리 초등학교때 큰 책상 하나를
    짝과 함께 쓰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도대체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책상 가운에 또렷이 선을 그었습니다.
    넘어오지 말라고


    지금 돌이키면 어쩔수 없었던
    그 유아적 유치함에
    입가에 미소가 절로 올라옵니다


    중년을 통과하는 지금
    우리는 또 다른 선긋기가 필요합니다.


    타인의 영역에 대하여 함부로 넘어가지 말아야 할 선이지요
    그 선을 지키는 것은 상대에 대한 존중과 예의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삶의 태도이자 기술로서의 선긋기는 또 있습니다.
    적절한 때에 정확하게 선을 긋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다가 ‘이럴 줄 알았지’ 싶은 순간들이
    우리 삶에 얼마나 많았는지요.


    일에 대해서든 사람에 대해서든 적절한 선을 긋는 것.
    때로는 떠들석한 무리들로부터 물러나
    자신을 선 밖에 세워둘 줄 아는 것.
    나를 지키는 방법으로서의 선긋기입니다.
    중년의 삶에서 참 중요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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