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함 단아함 아름다움
좋은 멜로디에 담긴 좋은 글을 좋아합니다.-
30
-
누들︎︎︎︎︎(@jackbenoodle)
- 31 팔로워
- 29 팔로잉
- 소속 방송국 없음
-
30
누들︎︎︎︎︎ (@jackbenoodle)2026-02-14 15:26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와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 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2026-02-06 02:35별빛을 개어 / 양광모
빨래를 개어
옷장에 넣어두듯
마음을 개어
고요한 곳에 모셔두었다가
어둠을 만나면 어둠을 개고
슬픔을 만나면 슬픔을 갤 일이다
사람아, 생의 겨울이 와도
눈보라쯤은 거뜬히 이길 수 있도록
아침이면 햇살을 개고
밤이면 별빛을 개어
우리 가슴 한켠에 따듯이 모셔둘 일이다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2026-02-06 02:32입춘 / 윤보영
입춘입니다
나는 오늘 꽃을 심겠습니다
나무며 씨앗은 아직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고 있겠지만
나는 꽃을 심겠습니다
꽁꽁 언 추억에 애틋함이 스며들어
기억이 기지개를 켤 수 있게
그대 좋아하는
결 고운 향기를 보내겠습니다
그대가 걸어올
마음 밖으로 달려나가
파랑새를 날리며 기다리겠습니다
입춘입니다
오늘 내 안에
그대라는 꽃을 심겠습니다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2026-02-04 04:29여행자에게 / 나태주
풍경이 너무 맘에 들어도
풍경이 되려고 하지는 말아라
풍경이 되는 순간
그리움을 잃고 사랑을 잃고
그대 자신마저도 잃을 것이다
다만 멀리서 지금처럼
그리워하기만 하라.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2026-01-30 03:26첫 마음 / 정채봉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이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는 날,
차표를 끊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가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2026-01-30 03:23어느 겨울날, 나를 키우던 아픈 사람이
앞머리를 쓸어주며 이렇게 말했다.
온 세상이 멸하고 다 무너져내려도
풀 한 포기 서 있으면 있는 거란다.
있는 거란다. 사랑과 마음과 진리의 열차가
변치 않고 그대로 있는 거란다.
고명재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2026-01-29 17:52내가 나의 감옥이다 / 유안진
한눈팔고 사는 줄은 진즉 알았지만
두 눈 다 팔고 살아온 줄은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눈을 팔았는지
무엇에다 두 눈 다 팔아먹었는지
나는 못 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눈 없는 나를 바라보는 남의 눈을 피하느라
나를 내 속으로 가두곤 했지......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2026-01-29 17:37심심하고 심심해서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받기 위해 시를 읽는다.
등 따습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 시를 읽는다.
나이 드는 게 쓸쓸하고,
죽을 생각을 하면 무서워서
시를 읽는다.
꽃 피고 낙엽 지는 걸
되풀이해서 봐온 햇수를 생각하고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내년에 뿌릴 꽃씨를 받는 내가
측은해서 시를 읽는다.
박완서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2026-01-29 17:26함부로 애틋하게
- 정유희
나는 네가
비싸도 좋으니
거짓이 아니기를 바란다
나는 네가
싸구려라도 좋으니
가짜가 아니기를 바란다
만약 값비싼 거짓이거나
휘황찬란한 가짜라면
나는 네가 나를 끝까지
속일 수 있기를 바란다
내 기꺼이
환하게 속아 넘어가주마
함부로 애틋한 듯 속아 넘어가주마댓글 0
-
30
누들︎︎︎︎︎ (@jackbenoodle)2026-01-23 19:05내 마음을 읽어주는 사람
용혜원
오래 전부터 나를 아는 듯이
내 마음을 활짝 열어본 듯이
내 마음을 읽어주는 사람
눈빛으로 마음으로
상처 깊은 고통도 다 알아주기에
마음 놓고 기대고 싶다.
쓸쓸한 날이면 저녁에 만나
한 잔의 커피를 함께 마시면
모든 시름이 사라져버리고
어느 사이에 웃음이 가득해진다.
늘 고립되고
외로움에 젖다가도
만나서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다.
어느 순간에 나보다 날
더 잘 알고 있다고 여겨져
내 마음을 다 풀어놓고 만다.
내 마음을 다 쏟고 쏟아놓아도
하나도 남김없이 다 들어주기에
나의 피곤한 삶을 기대고 싶다.
삶의 고통이 가득한 날도
항상 사랑으로 덮어주기에
내 마음이 참 편하다.
댓글 0
- 쪽지보내기
- 로그방문

개
젤리 담아 보내기 개
로즈 담아 보내기 개







0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