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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 있는건 빛을 낸다 ♡

♡ 행복충만 ♡
  • 2
  • 그리나a(@rlaghkdud)

  • 2
    그리나a (@rlaghkdud)
    2016-02-01 10:28




     
     
    아침공감  ^^*

    젤 뭉클한 말은 아마 ‘괜찮아’라는 말일거다.
    ‘괜찮아’는 대체 무슨 뜻일까
    나는, 괜찮지 않은데도 괜찮다고 말한다.
     
    괜찮지 않은 데도 모두들 괜찮다고 말할 때가 있을 것이다.
    엄살쟁이인 듯도 하고 감정 표현에 솔직하기만 한 요즘 젊은 친구들도,
    조금 괜찮지 않을 때가 아니라 정말 괜찮지 않을 때는,
    ‘괜찮아’ 라고 말할 것 같다.
     
    정말 괜찮지 않은데 어떻게 괜찮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겠나.
    견딜 수 없는 것은 혼자 견딜 수밖에 없는 것이다.
    ‘괜찮아’라는 말에는 옆 사람이 잠들길 기다려 슬그머니 돌아눕는
    다른 한 사람의 외로움, 독방에 숨은 또 다른 독방을 찾아 헤매야 하는
    사람의 마음 같은 것이 묻어있다.

    오늘은 누군가에게 “괜찮지 않아” 라고 말하지 못한 날이 아닌지?
    한 열 번쯤 “괜찮아” 라고 말해야 했던 날은 아닌지?
    밤 깊어 혼자 집에 돌아온 강력한 ‘괜찮아’는,
    찬 물이 쏟아지는 한겨울의 샤워실에 벗고 들어선 것 같은 상태이다.



    *시인 김영광의 산문집 <나는 지구에 돈 벌러 오지 않았다>에서 따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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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그리나a (@rlaghkdud)
    2016-01-30 12:11




     
     
    아침공감 ^^*



    작은 완성을 위한 고백
                                   
                                    이면우


    술, 담배를 끊고 세상이 확 넓어졌다
    그만큼 내가 작아진 게다
    다른 세상과 통하는 쪽문을 닫고
    눈에 띄게 하루가 길어졌다
    이게 바로 고독의 힘일게다

    함께 껄껄대던 날들도 좋았다
    그때는 섞이지 못하면 뒤꼭지가 가려웠다
    그러니 애초에 나는
    훌륭한 사람으로 글러먹은 거다
    생활이 단순해지니 슬픔이 찾아왔다

    내 어깨를 툭 치고 빙긋이 웃는다
    그렇다, 슬픔의 힘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한다
    이젠 내가 꼭 해야할 일만 하기로 했다

    노동과 목욕, 가끔 설거지, 우는 애 얼르기, 좋은 책 읽기
    쓰레기 적게 만들기, 사는 속도 줄이기, 작은 적선...
    지금 나는 유산 상속을 받은 듯 장래가 넉넉하다.
    그래서 나는 점점 작아져도 괜찮다

    여름 황혼 하루살이 보다 더 작아져도 괜찮다
    그리되면 이 작은 에너지로도
    언젠가 우주의 중심에 가 닿을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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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그리나a (@rlaghkdud)
    2016-01-26 18:03




     
    아침공감 ^^*

    만약 이 세상에 태어나서 지금껏 한 번도 감기에 걸려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과연 그를 부러워할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는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 도리어 가장 불행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이 옹졸한 편견을 비웃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를 하나의 방으로,
    감기에 걸려 누워 있는 그 병실의 세계로 안내해 주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우리는 거기에서 많은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은폐되어 있던 소리들, 생활의 먼지와 육체의 두꺼운 비계 속에
    감춰져 있던 소리들이 마치 의사가 청진기를 대었을 때처럼
    우리들의 귓속으로 생생하게 들려올 것이다.
     
    옛날에 아주 옛날에 잊어버렸던 음성들,
     사라져 버린 시간과 함께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옛 사람들의 여러 가지 소멸한 음성들을 다시 듣는다.

    슬픈 음성도, 분노의 음성도 섭섭하고 부드럽고 안타깝고 야속하고
    그렇게 우리들의 생활 속을 흘러갔던
     그 음성들이 후회의 한숨처럼 다시 올려온다.

    그리고 땀을 흘리고, 기침을 하고,
    이마를 짚는 그 손과 만나게 될 것이다.
    거기에서 잊었던 벌판들을, 생존의 고향들을 다시 찾게 되리라.
    낡은 앨범을 넘기며
     
     사라져간 인간들의 얼굴을 기억해 내듯이 기침 소리 속에서
    잊었던 자신의 폐부와 심장의 존재를 확인할 것이다. 
    타인들과 내가 만나는 자리를 확인할 것이다.
    결석한 빈 자리의 공허한 여백을 확인할 것이다.

    감기란 병이 없었더라면 이 세상은 훨씬 더 황량해졌을 것이다. 
    감기의 바이러스는 존재의 고향에서 멀어지려는,
    타인들의 손에서 떨어지려는, 온갖 소리에서 도피하려는,
    우리들 역사의 냉랭한 병을 치료하는 역설의 아스피린이다. 



    *이어령 선생의 글 ‘감기는 철학이다’에서 따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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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그리나a (@rlaghkdud)
    2016-01-24 11:11




     
    아침공감 ^^*


    갓 태어난 인간의 아기가 언어를 습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어머니와의 상호작용은 ‘순서 주고받기’ 다.
    인간의 의사소통에는 남의 순서와 내 순서가 있고,
     
    내 순서에는 반드시 반응해야 한다는 인간 상호작용의 가장 기본적인 규칙이다.
    아무 생각 없는 아기에게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죄다 이렇게 말을 건다.
    “아이구, 누가 그랬어? 누가?”
    갓 태어난 아기는 아무 반응 없다.

    그러나 좀 지나면 아주 신기한 현상이 일어난다.
    어머니가 “누가 그랬어?” 하면 아기는 웃는다.
    내 순서가 왔다는 것을 아는 거다.
    내 순서가 오면 반응해야 한다는 가장 근본적인 원칙을 배운 것이다.
    이 ‘순서 주고받기’를 배워야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것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남에게 ‘순서’를 제때 줄 줄 알아야 한다.
    상대방이 폼 날 때, 순서를 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어떤 사람을 만나면 하루종일 기분이 나쁘다.
    자기만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어떤 이를 만나면 참 상쾌하다.
    내가 폼 날 때, 순서를 주기 때문이다.
     
    유머감각이 좋아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유머는 남에게 ‘웃을 순서’를 주는 가장 훌륭한
    ‘순서 주고받기’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김정운의 남자에게'중에서 따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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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그리나a (@rlaghkdud)
    2016-01-07 11:28




     
     
    아침공감 ^^*

    몽골의 을지터그스, 라는 시인의 시 <나는>에서 시는 이렇게 노래했다.
    “산을 보면 나는 산 / 안개와 연무를 보면 구름
    이슬비가 내린 뒤의 풀 / 종달새가 노래하기 시작하자마자 나는 아침
    나는 사람만이 아니다 / 별이 반짝일 때 어둠 /
     
    여인들의 옷이 가벼워지자마자 봄
    세상 사람들 모두 한 가지 소원으로 향기를 발한다
    / 진정 평화로운 마음으로 나는 물고기“
    우리는 사람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가 되어서도 산다는 것이다.
     
    산, 구름, 풀, 아침, 어둠, 봄, 물고기로 살기도 한다는 것이다.
    다른 존재들과 어울려 평화롭게 살자는 것이다.
    새해가 되면 마음으로 계획하는 일이 많다.

    나는 올해 ‘튼튼한 몸으로 욕심은 없이 조용히 웃으며’ 라는 문장을
    늘 생각하며 살 생각이다.
    이 문장은 미야자와 겐지의 시 <비에도 지지않고>에서 발견한 것이다.
    시의 일부는 이러하다.

    “비에도 지지않고 바람에도 지지않고
    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않는
    튼튼한 몸으로 욕심은 없이

    결코 화내지 않으며 늘 조용히 웃고
    하루에 현미 네 홉과 된장과 채소를 조금 먹고
    모든 일에 자기 잇속을 따지지 않고
    잘 보고 듣고 알고 그래서 잊지 않고...“

    나는 이 문장을 꽃과 음악 옆에 두고 한 해를 살 생각이다.



    *시인 문태준의 글 <튼튼한 몸으로 욕심은 없이 조용히 웃으며>중에서
    따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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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그리나a (@rlaghkdud)
    2016-01-02 11:14




    Happy  New  Year !!!

    댓글 0

  • 2
    그리나a (@rlaghkdud)
    2016-01-02 11:07



     
     
     
    아침공감 ^^*


    문득 케냐 국경에서 일어난 일이 떠올랐다.
    1년 째 여행 중인 여행자 타카와 나는 버스 회사의 실수로 큰 배낭을 
    통째로 잃어버리게 되었다.
    입을 옷도, 머리를 감을 샴푸도, 그림을 그릴 스케치북도, 일기장도 모든 게
    사라진 난감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얼마 남지 않은 돈은 작은 배낭에 넣어 항상 몸에 소지하고 다녔기에
    엄청난 위기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분노하고 화낼만한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웃었다. 그렇게 웃어본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우선 씻지 못한 서로의 꼴이 우스웠고, 서로의 마지막 남은 짐을 확인하다가
    웃었다. 아주 중요한 물건만 따로 보관하던 내 작은 가방에는 볶음고추장이,
    타카의 배낭에는 고춧가루와 케첩이 나왔다.
    케첩이 카메라 보다 더 중요해~?

    우리는 케첩과 고추장이 보일 때마다 웃었고,
    한 벌 뿐인 옷은 날이 갈수록 때가 묻었지만 그마저도 미친 듯이 즐거웠다.
    살아가는 데 별다른 짐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며칠 사이 깨달았기 때문이었을까, 이 위기가 삶에서
     오는 위이게 비하면 별 게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일까.

    타카는 말했다.
    “그건 우리가 바보이기 때문이야.”
    어차피 일이 벌어진 상태에서는 좀 더 바보가 되면 편하다고.
    바보가 한 명이면 그냥 슬픈 거지만 지금은 바보가 두 명이라서
    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즐거운 거라고.
    우리는 복잡하지 않은 사람이니까. 여행자니까.
     
    그리고 여행 중엔 가끔은 바보여도 괜찮다는 말을 덧붙이며
    좀 더 날 것의 감정을 즐겨도 된다고...
    타카가 말했다.


    *대학생 안시내양이 쓴 여행기
    <우리는 지구별 어디쯤>에서 따온 글이었습니다.

     

    댓글 0

  • 2
    그리나a (@rlaghkdud)
    2015-12-31 19:54



    감사합니다 .
    Happy New Year !!!

    댓글 0

  • 2
    그리나a (@rlaghkdud)
    2015-12-26 13:03




     
     
    아침공감 ^^*


    눈을 감고
                                    박준


    눈을 감고 앓다 보면
    오래전 살다 온 추운 집이
    이불 속에 함께 들어와
    떨고 있는 듯했습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날에는
    길을 걷다 멈출 때가 많고
    다음에도 길을 잃는 버릇이 있습니다

    눈을 감고 앞으로 만날
    악연들을 두려워하는 대신
    미시령이나 구룡령, 큰새이령 같은
    높은 고개들의 이름을 소리내보거나

    역(驛)을 가진 도시의 이름을 수첩에 적어두면
    얼마 못 가 그 수첩을 잃어버릴 거라는
    이상한 예감들을 만들어냈습니다
    혼자 밥을 먹고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넣어 하나하나 반찬을 물으면
    함께 밥을 먹고 있는 것 같기도 했고
    손을 빗처럼 말아 머리를 빗고
    좁은 길을 나서면
    어지러운 저녁들이

    제가 모르는 기척들을
    오래된 동네의 창마다
    새겨넣고 있었습니다




    //
    '혼자 밥을 먹고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넣어 하나하나 반찬을 물으면
    함께 밥을 먹고 있는 것 같기도 했고...'
    오늘 그리고 내일. 이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댓글 0

  • 2
    그리나a (@rlaghkdud)
    2015-12-23 18:23




     
     
    아침공감 ^^*


    어느 날 심한 요통 때문에 자리보전을 하게 된 마크 트웨인.
    의사는 모든 치료를 다 해보았지만 효과가 없었다며 담배를 줄이라고 권유한다.
    그리고 커피와 차도 줄이고 과식도 삼가라고 말한다.

    마크 트웨인은 그럴 수는 없다고 거부한다.
    자기는 의지가 박약하기 때문에 한 번 입에 대면 절제가 안 된다고
    그래서 아예 끊으면 끊었지 줄이는 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의사가 떠난 후, 마크 트웨인은 의사가 말한 모든 ‘나쁜 습관’을 끊고
    과식도 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요통이 씻은 듯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건강도 되찾았다.

    그러고는 다시... 그 ‘기호품’들을 접하기 시작했다.
    이쯤에서 끝내면 마크 트웨인이 아니다.
    그는 여기서 발견한 ‘건강의 비결’을 어떤 부인에게 추천하리라 결심한다.
     
    너무 쇠약해져서 어떤 약도 듣지 않는 부인에게
    일주일 안에 제 발로 일어설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겠다고 했다.
    그 방법이란 “사흘간 맹세, 음주, 흡연을 중단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부인은 그 방법을 쓸 수가 없었다.
    그런 ‘나쁜 습관’이 애당초 없었기 때문이었다. 마크 트웨인은 개탄한다.
    “버릴 만한 나쁜 습관이 하나도 없다니, 그야말로 도덕군자형 극빈자” 라고 평한다.

    “배의 침몰을 막기 위해 무거운 화물들을 배 밖으로 던져버려야 할 상황인데,
    그녀는 화물을 하나도 싣지 않은 배와 같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준엄히 결론을 내린다.

    “나쁜 습관이란, 젊을 때부터 몸에 들여놓아야 나이가 들고 병이 들었을 때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것이다.”


    *소설가 김영하의 책 <랄랄라 하우스>에서 따온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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