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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bred (@tradbred)2025-07-18 02:25‘법인세 원상복구’ 시사한 구윤철, 시의적절하다
수정 2025.07.17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윤석열 정부 때 낮아진 법인세율을 원상복구하는 방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구 후보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진짜 대한민국으로 대전환할 수 있는 부분에 필요한 재원은 어디선가 충당해야 한다”며 “감세 정책의 효과 등을 점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감세 정책이 기업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는커녕 성장·소비·투자가 모두 줄어드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하면서 한 말이다.
그의 발언은 2년 연속 ‘세수 펑크’로 빈사 상태에 빠진 재정 여건을 감안할 때 시의적절하다.
현재 국내 법인세 최고세율은 24%로, 윤석열 정부 때인 2022년 세법 개정을 통해 25%에서 1%포인트 낮아졌다.
‘세금을 낮추면 투자가 활성화돼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호언했으나
결과는 세수 결손이 확대되면서 예산을 세워놓고도 집행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2022년 396조원이던 세수가 지난해 337조원으로 15% 감소했고, 법인세는 이 기간 104조1000억원에서 62조5000억원으로 40% 급감했다.
재계는 한국의 법인세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1.5%)보다 높다며 세율 원상복구를 반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낮은 법인세가 투자 확대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국제통화기금(IMF)·OECD 등 국제기구 분석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CEO연구소 등에 따르면 법인세가 인하된 2023년 주요 기업들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투자액은 감소했다.
투자 판단은 법인세율 높낮이가 아닌 경제 상황이나 업황 등에 따라 하는 것이라는 점을 입증한다.
또 적자 기업은 법인세를 내지 않고, 순이익이 줄어들수록 세율이 낮아지는 만큼 경영난을 겪는 기업들과는 무관하다.
윤석열 정부는 법인세뿐 아니라 종합부동산세·소득세 등 주요 세목들을 감세해 재정 부담을 한껏 키웠다.
전임 정부의 감세 기조가 지속된다면 이재명 정부는 임기 내내 재정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인공지능(AI) 혁신, 에너지고속도로 등 기업 투자를 촉진하는 산업 정책과 추경같이 시급한 민생 회복을 위해서도 재정 역할은 막중하며, 이를 위한 과세 기반 확충은 필수불가결하다.
이재명 정부는 전임 정부 감세 정책을 종합 검토해 되돌릴 것은 되돌리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717191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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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bred (@tradbred)2025-07-18 02:11((꼭 한번 읽어 봤으면 하는 글))
‘영구권력’ 사법엘리트 족쇄 채우기 [아침햇발]
이재성 기자
수정 2025-07-17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론 아제모을루, 제임스 로빈슨의 공저 ‘좁은 회랑’은 동서고금의 역사를 종횡무진하며 정치와 경제의 관계에 관한 중대한 통찰을 제시한다.
토머스 홉스가 바다 괴물 ‘리바이어던’에 비유한 국가권력을 시민사회가 적절히 통제할 수 있을 때 ‘족쇄 찬 리바이어던’이라는 좁은 회랑에 진입해 번영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중앙권력이 약한 ‘부재의 리바이어던’은 징세와 기반시설 건립을 비롯한 공적 기능을 수행할 능력이 없어서 번영은커녕 국민의 안전조차 지키지 못하고, 옛 소련처럼 국가가 너무 강한 ‘독재적 리바이어던’은 자유와 경제를 모두 억압하게 된다.
일단 무국가 사회의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를 벗어나면, 국가는 독재로의 ‘미끄러운 비탈’을 달리게 된다.
저자들이 ‘엘리트 포획’이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보편적이며 관성이 강해서 독재의 경로에서 벗어나 ‘좁은 회랑’에 진입하는 확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
국가와 엘리트는 동의어이며, 민주주의 지속 가능 여부는 사회가 엘리트를 통제할 능력이 있는지에 달려 있다.
‘윤석열 내란 사태’는 우리나라가 얼마나 깊이 엘리트에 포획되어 있었는지 확인한 암흑의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사회가 엘리트를 제압할 능력이 남아 있다는 걸 확인한 희망의 시간이었다.
현대 민주사회의 운영체제인 법을 장악한 법조 엘리트 집단이 어떻게 법을 교란하여 제멋대로 활용하는지 온 국민이 실시간으로 목격했고,
법조 엘리트의 전횡을 제도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는 일이 내란 이후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법조 엘리트 가운데 검찰의 경우, 수사·기소 분리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검찰개혁 4법’을 발의했고, 토론회를 통한 숙성 과정을 거치는 등 순차적인 일정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사법개혁에 대해서는 ‘실종 사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논의가 전무하다.
대법원이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술접대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지 두달이 지났지만, 조사가 끝났는지, 계속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마치 이 사안이 침묵 속에 잊히길 바라는 것처럼 느껴진다.
여론의 망각을 틈탄 뭉개기와 제 식구 감싸기는 권력기관들의 흔한 관행 아닌가.
사법부는 진실과 거짓을 결정하는 권력의 최종심급이다.
정치권력과 달리 임기가 없는 영구권력이며, 어떠한 심판도 받지 않는 절대권력이다. 국회와 언론의 견제와 감시는 구속력 없는 허울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렇게 중요한 권력을 공부 잘하는 순으로 뽑힌 사법관료들에게 맡겨두고,
심판도 견제도 감시도 없이 사실상 방치해왔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정치권력이 민주화됐으므로 사법민주화도 자연스레 이뤄졌다고 생각했지만, 사법부 독립이라는 헌법적 외투를 되찾은 사법부는 역설적으로 민주주의의 갈라파고스가 되었다.
사법부의 구성 방식과 운영 원리는 박정희 유신시대 그대로다.
제3공화국(1963~1972)까지 대법원장의 경우, 판사들(법관추천회의)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했고, 대법관은 대법원장이 법관추천회의 동의를 얻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했는데,
박정희가 법관추천회의를 폐지했다.
대통령이 대법원장을 직접 임명하고, 대법원장이 대법관을 추천하는 수직 구조가 이때 완성됐다.
민주화 이후 법원은 가장 전근대적인 관료주의 조직으로 전락했다.
지금 사법부는 독재자가 부여한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력을 사법부 독립이라는 미명 아래 지키고 있는 꼴이다.
사법개혁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민주주의 원리를 관철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법개혁보다는 사법민주화가 더 적확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사법부 독립은 소중한 헌법적 가치이지만, 사법민주화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사법독재 면허를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력을 법관들에게 돌려주고, 일반 국민이 재판과 기소에 참여하는 배심제를 도입하여, 전관예우를 통해 돈으로 법을 사고파는 부패 구조를 해체해야 한다.
물론 대법관 증원과 다양화도 필요하다.
‘좁은 회랑’의 저자들은 기술과 생활 수준이 한때 세계 최고였던 중국이 아니라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발생한 이유를 의회와 시민사회의 국왕 견제 능력에서 찾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세계정치학회 서울총회에서 “민주주의가 밥 먹여준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미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례들이 이 책에 집대성되어 있다.
우리 민주주의에 지금 필요한 처방은 사법엘리트에 족쇄 채우기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08506.html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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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bred (@tradbred)2025-07-18 01:56‘늘’ 건강한 노동자만 필요하다고? [세상읽기]
수정 2025-07-17
김인아
한양대 교수(직업환경의학)
얼마 전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한 의원의 병력이 화제가 되었다.
급성간염이 병역면제 사유가 될 수 있느냐는 논란이 벌어지는 와중에 한 의원의 지적이 귀에 꽂혔다.
급성간염이 아니라 만성간염이었다는 해명에 대해 만성간염이 있으면 일을 할 수 없고 검사로 임용도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과거 공무원 채용 신체검사 규정에 비형 간염이 포함되어 있었던 사실을 근거로 한 지적일 것이다.
실제로 만성 활동성 간염은 2005년까지 공무원 신체검사 불합격 기준에 포함되어 있었다.
2005년 12월 규정이 개정되면서 만성 활동성 간염이 있는 경우 업무수행에 지장이 있을 정도인지 전문의 소견에 따라 합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실제로 그 이전에는 공무원 신체검사 항목에 비형 간염이 포함되어 있었고, 비형 간염 보균자는 공무원이 될 수 없다는 오해가 팽배하기도 했다.
비형 간염 예방을 위해 술잔을 돌리지 말라는 과거의 공익 광고가 만든 오해이기도 했다.
2000년대에 비형 간염 보균자에 대한 취업 차별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견들이 모이면서 공무원 신체검사 불합격 기준에서 간염을 제외하는 개정이 이루어졌다.
공무원 신체검사 불합격 규정을 준용하는 민간기업들도 많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고용노동부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질병이 있는 자의 고용 기회를 제한하는 검진으로 잘못 활용되는 문제점”이 있다며 채용 시 건강검진 시행 의무를 폐지하였다.
비형 간염에 대한 오해가 불러온 채용에서의 차별은 에이치아이브이(HIV) 감염인에 대해서도 반복됐고, 특정 암에 대해 재발이 잦다는 이유로 채용이 거절되어 법원의 판단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특정 경비직에서 정신질환자를 일률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 표명이 있었던 게 2023년이니, 여전히 어딘가에서는 발생하는 문제인 것 같다.
건강검진 기록이 입사 지원 시 필수 첨부 서류인 경우도 있으니 개인의 질병 상태가 취업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는 어쩌면 자연스럽기도 하다.
한편, 질병이 있는 노동자가 현장에서 일하면 과로사나 사고 등 산업재해 발생이나 신청이 많아질 수 있다는 이유로 사업주들이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는 노동자의 고용을 꺼린다는 인식도 있다.
건설 일용직의 현장 투입 전에 혈압을 측정한다는 소문도 있었고, 고혈압이 있지만 현장에서 일해도 된다거나 악화되지 않을 거라는 의사 소견서를 요청한다는 하소연이 직장인들이 사용하는 비공개 게시판에 올라오기도 한다.
그런데 노동자들의 ‘아픔’은 매우 보편적인 현상이다.
2023년 30살 이상 전체 국민의 고혈압 유병률은 25.5%였다.
50대의 33.7%, 60대의 47.3%는 고혈압이 있었다.
당뇨는 30살 이상 전체 유병률이 11.7%였는데 50대는 16.9%, 60대는 24.2%였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약 1800만명 중 400만명 이상이 매년 하루 이상 무슨 이유에서건 입원한다.
어깨나 허리의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전전하는 건설 일용직이나 청소 노동자, 간병 노동자와 조리 노동자들도 있다.
중장년 육체노동자뿐만이 아니라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나 배달 노동자, 방송영상업계 노동자, 웹툰 작가들도 근골격계 질환을 달고 산다.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교사나 감정노동 종사자도 많다.
고혈압이나 당뇨는 온열질환 발생의 위험 요인이기도 하다.
열악한 노동자들이 더 아프고, 더 많이 죽는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게다가 1995년 28.8살이던 전체 인구의 중위 연령이 2024년 45.5살이 되었고, 2050년 59.5살이 된다.
20대이던 노동자들이 50대, 60대가 되어간다.
괜찮은 일자리에서는 건강을 이유로 채용을 차별하고, 열악한 노동 현장에서는 아픈 노동자들이 더 병들어간다면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건강과 질병이 동전의 양면처럼 구분되는 것이 아닌데, 건강한 노동자라는 정의도 쉽지 않다.
공공병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국에서 모든 건강 문제를 의료화하는 것은 별도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아픈 노동자들이 겪게 되는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줄여주고 보편적 건강 보장을 위해 정부 부처 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역할을 재조정하고 사각지대를 세밀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
건강한 노동자라는 전제에서 만들어진 보건의료정책과 안전보건정책, 사회보험을 전면적으로 검토해야 할 때이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08612.html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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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bred (@tradbred)2025-07-18 01:51인도에서 ‘여성 의사’의 문을 열다
[나는 역사다] 카담비니 강굴리 (1861~1923)
수정 2025-07-17
김태권 만화가
카담비니 강굴리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했다.
1861년 7월18일,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 땅 벵골 지역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진보적 지식인이었고 여성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굴리는 대학에 들어갔지만, 여성이 교육받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남자 교수가 일부러 강굴리의 점수를 낮게 주기도 했다.
여러 어려움 끝에 강굴리는 의사가 되었다.
인도 최초의 여성 개업 의사로 꼽힌다.
식민지 사람이라는 이유로 역시 차별을 당했다.
병원에서 일할 때 인도 사람 의사는 서양 사람 간호사보다 권한이 적었다.
강굴리는 신문에 글을 써서 차별에 공개 항의했고, 훗날 영국에 건너가 영국 대학에서 의학 공부를 더 하고 학위를 따서 돌아왔다.
식민지 여성이지만 식민지에서도 본토에서도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보수적인 남성들이 싫어했다.
지역 언론이 강굴리를 매섭게 비난했다.
늦은 시간까지 병원 일을 하는 것을 두고 “아이 여덟을 팽개치고 집 밖을 떠도는 여자”라고 모욕했다.
강굴리는 참지 않았다.
언론사 편집인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걸었고, 편집인은 벌금과 징역형을 받았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 지식인이 자신의 권리를 지켜낸 사례였다.
인도의 독립운동에 참여한 실천하는 지식인이었다.
인도 국민회의에 여성 대표로 참석하여 여성 교육과 여성의 정치 참여가 필요하다는 연설을 했다.
인도 역사상 최초로 여성이 공식 연설을 한 것이다.
인도 사람 간디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벌인 비폭력 저항 운동을 지지했고, 1914년 간디가 귀국했을 때는 환영 행사를 주도했다.
1923년에 환자의 수술을 마친 뒤 병원에서 숨을 거두었다.
인도에서 대학을 다녔고 인도의 독립운동에 참여했기 때문에 인도에서는 인도 사람으로 기리려고 하며, 2021년에 구글 인디아에서 탄생 160주년을 축하했다.
한편 벵골 지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방글라데시에서는 자기네 사람으로 기억하며,
2023년에 방글라데시 정부는 서거 100년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08607.html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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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bred (@tradbred)2025-07-18 01:48((꼭 반드시 읽어 봤으면 하는 글))
[사설] 수사·재판 멋대로 거부 윤석열, 언제까지 용인할 건가
수정 2025-07-17
윤석열 전 대통령이 17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또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 10일에 이어 두번째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특별검사팀의 소환조사를 거부하고 강제구인에도 두차례나 막무가내로 버텼다.
이쯤 되면 수사든 재판이든 모든 법 절차를 제멋대로 농락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좌시한다면 형사사법 질서 자체가 무너져내리게 된다.
그 책임은 윤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법원과 법집행 기관 모두에 돌아갈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이 주장하는 불출석 사유는 하나같이 납득할 수 없는 것들이다.
윤 전 대통령 쪽은 “기력이 약해지고 건강이 악화해 어지럼증으로 구치소 내 접견실 가는 계단을 올라가는 것조차 힘들어한다”며 “하루 종일 재판에 앉아 있기도 힘든 상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를 입증할 객관적 자료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1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적부심사에는 참석한다고 한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자신이 내키는 절차에는 응하면서 내키지 않는 절차는 거부하겠다는 심산 아닌가.
또 윤 전 대통령 쪽은 특검이 검찰로부터 내란 사건을 인계받아 공소를 유지하고 있는 데 대해 억지 트집을 잡고 있다.
심지어 “특검이 공판에서 배제되지 않는 이상 피고인은 출석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뻗대고 있다.
특검의 공소 유지는 특검법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이날 재판부도 “특검의 위헌성을 다툴 거면 다른 법률로 다퉈야 한다”고 했다.
별도의 법 절차로 다룰 문제를 핑계 삼아 재판에 아예 나오지 않겠다니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태다.
피고인의 재판 출석은 권리이자 의무다.
피고인을 구속하는 데는 기본적으로 재판 출석을 담보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특검 쪽이 “공판기일에 연속해 불출석한 만큼 구인영장을 발부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재판부는 변호인에게 “출석을 설득해달라”고 당부하는 데 그쳤다.
단호한 조처가 필요하다.
윤 전 대통령은 전날 부정선거 음모론자인 모스 탄 미국 리버티대 교수와의 접견이 무산된 뒤 옥중 편지를 써 특검의 접견금지 조처를 비난했다.
편지에는 황당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자신이 어떤 죄를 저질렀고 지금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분간조차 못 하는 비정상적 정신 상태를 보여준다.
알량한 법기술을 동원하고 극우 세력에 호소해 궁지를 모면할 생각밖에 없는 듯하다. 이런 잔꾀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법의 준엄함을 통해 깨닫게 해야 한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208576.html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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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bred (@tradbred)2025-07-18 01:44‘검소한 재벌’의 두 얼굴, ‘뉴마’의 분노 [특파원 칼럼]
이정연기자
수정 2025-07-17
중국 와하하그룹 창업자 쭝칭허우 회장. AP 연합뉴스
이정연 | 베이징 특파원
‘천 신발 부자’(布鞋首富)라는 별명을 얻은 기업가가 있었다.
고급 신발이 아닌 서민들이 신는 신발을 신던, 중국 음료기업 ‘와하하’(娃哈哈) 창업주 쭝칭허우를 일컫는다.
중학교만 마치고 여러 일을 전전하던 그는 1987년 식음료 유통회사를 차리고, 이어 음료 제조업에도 뛰어들어 중국 최대 음료기업으로 키웠다.
한때 중국 최고 부자로 꼽혔지만, 소박한 삶을 이어갔다.
출장을 갈 때도 고속철도는 2등석, 항공편은 이코노미석을 고집하고, 한해 개인적으로 쓰는 돈은 5만위안(약 980만원)이 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2024년 2월 그가 세상을 떠나자 많은 중국인은 ‘애국 기업가’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쭝칭허우가 숨지고 1년5개월 지나 중국 언론에 다시 소환되고 있다.
이번엔 존경과 추앙의 대상에서 배신감을 안겨준 기업가가 됐다.
그가 남긴 유산 상속 문제가 공개되면서 소박한 국민 기업가의 실체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쭝칭허우 사망 뒤 그와 첫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쭝푸리가 회장직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미국 국적을 가진 3명의 자녀가 7월 초 유산 분배를 요구하는 소송을 홍콩과 항저우 법정에 동시에 냈다.
3명의 자녀는 20억달러에 이르는 국외 신탁 자산의 분배를 요구했다.
유명 기업가의 혼외 자녀와 유산 상속.
여기까지는 ‘막장 드라마’와 비슷한 전개다.
“우리 가문에는 외국인도, (미국) 영주권도 없다.”
쭝칭허우는 2013년 이렇게 말했다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중서(财中社)는 전했다.
그러나 이번 유산 상속 소송을 통해 쭝칭허우가 미국 국적의 혼외 자녀를 뒀고,
그의 자산을 미국에 옮겨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일부 홍콩 매체는 쭝푸리 현 회장 역시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단순한 가족 간 재산 분쟁을 넘어서, 중국 사회 저변에 깔린 불신과 배신감이 터져 나왔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선
“결국 부자들은 다 외국으로 돈을 빼돌리는구나”
“천 신발 부자의 신화가 무너졌다”
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런 분노와 좌절은 사회적 상실감을 배경으로 한다.
중국은 세계 두번째 경제 대국이지만, 빈부 격차는 여전히 심각하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4년 1인당 가처분소득 최상위 20%의 평균 소득은 하위 20%의 10.8배에 이른다.
중국 정부는 소득 격차를 줄이기 위해 사회보장 제도를 확대하고, 청년층 고용 보조금을 도입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와하하 유산 분쟁’으로 드러난 두 얼굴의 ‘애국 기업가’는 보통의 중국인들에게 상실감을 주고 있다.
장화 저장대학 교수는 차이중서에
“공인들의 도덕적 공약은 사실과 일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뢰 위기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중국식 현대화를 통한 소득 증대와 빈부 격차의 완화 그리고 반부패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고위층·부유층의 자산 탈출은 멈추지 않고 있다.
그들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과 의무도 마찬가지다.
와하하 사건을 계기로 터져 나온 이른바 ‘뉴마’들의 불만과 비판은 쉽사리 잦아들지 않고 있다.
뉴마(牛馬)는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소나 말처럼 일하는 노동자를 자조적으로 가리키는 말이다.
한 중국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이런 말을 남겼다.
“좋은 지위를 가진 모든 사람은 미국에서 다음 세대를 낳았고, 소와 말은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08610.html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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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bred (@tradbred)2025-07-18 01:13김건희 특검 “삼부토건 부회장 도주, 해외출국 ‘집사’는 지명수배”
남소연 기자
발행 2025-07-17
삼부토건 주가조작과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 연루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은 주가조작 관련자인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이 도주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기훈 부회장은 이날 2시 1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다른 피의자 3명과 영장실질심사(구속전 피의자 심문)에 나올 예정됐으나 출석하지 않았다.
김건희 특검팀의 문홍주 특별검사보는 17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종로구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심문에 출석하지 않았는데 아마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며
“도주는 법원에서 판단할 것이다. 대부분 심사에 출석하지 않으면 영장을 발부한다”고 밝혔다.
특검은 지난 14일 삼부토건 이일준 회장, 조성옥 전 회장, 이응근 전 대표, 이기훈 부회장 등 4명에 대해 주가조작을 통해 399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김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한 특검팀은 이른바 ‘집사’ 게 이트 핵심 피의자로 김건희 씨 최측근인 김예성 씨에 대해 지명수배와 여권 무효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김예성 씨는 수사를 피해 베트남으로 출국해 계속 해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 검사보는 “집사 게 이트 사건과 관련해 어제 김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즉시 지명수배해 외교부를 통한 여권무효화, 경찰청을 통한 인터폴 적색수배 절차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베트남에서 제3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보이는 김에성 씨는 즉각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라”며 “출국금지에 따라 6월 20일 베트남 호찌민 출국에 실패하고 강남 모처에 잠적 중인 것으로 보이는 김 씨의 처도 특검에 소재 및 연락처를 밝히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예성 씨는 2023년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를 설립했는데
카카오모빌리티 등으로부터 184억원을 투자받고,
차명회사를 통해 46억원어치의 지분을 매각해 수익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투자업체 들이 김건희 씨와 김예성 씨의 관계를 보고, 사실상 뇌물성으로 거액을 투자한 것이 아닌지도 밝혀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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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bred (@tradbred)2025-07-18 01:01대법원, 이재용 ‘부당합병·분식회계’ 무죄 확정...시민사회 “친재벌적 판결”
참여연대 “경제권력 횡포에 면죄부...대기업의 시장질서 훼손 선례 남겨”
김백겸 기자 kbg@vop.co.kr
발행 2025-07-17
대법원이 삼성그룹 경영권 확보를 위해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7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 회장이 기소된 지 4년 10개월 만이다.
이 회장과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미래전략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도 무죄가 확정됐다.
앞서 이 회장은 그룹 부회장을 맡고 있던 2015년 당시 경영권 승계작업을 위해 진행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추진 과정에서 각종 불법행위를 지시했다는 혐의로 지난 2020년 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이 회장에게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삼성바이오로직스 거짓공시·분식회계 관련 외부감사법 위반 등 19개 혐의를 적용했다.
합병 당시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을 지배하는 삼성전자 지분 4.06%를 보유하고 있었다.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였던 이 회장이 삼성물산과의 합병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강화해 경영권을 행사하는 지금의 지배구조를 구성했다.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은 0.35대 1로 삼성물산에 불리한 조건이었다. 이 때문에 상장사인 삼성물산의 투자자들과 소액주주들이 손해를 입었다.
검찰은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합병시점과 합병비율 등을 맞췄다고 의심하고 이 회장을 기소했다.
또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에 관여한 혐의도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회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나 지배력 강화가 합병의 유일한 목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합병비율이 불공정했거나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봤다.
2심도 이 회장의 무죄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부당합병 관련 혐의에 대해 "미전실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검토할 때 대주주인 이 회장의 지분 확대를 지향한 것은 맞지만, 그 자체로 부정하다거나 부정한 수단을 동원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 검찰이 2019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압수한 18테라바이트(TB) 용량의 백업 서버와 에피스 네트워크 결합 스토리지 서버, 항소심에서 새로 제출한 외장하드 증거 등에 대해서는 압수수색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유로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도 검찰이 제시한 증거 중 일부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재판에서 증거로 활용될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의 적법성, 재전문증거의 증거능력,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의 예외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 회장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은 상법 개정이 필요한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법원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목적에 대해 "이 회장의 지분 확대를 지향한 것은 맞다"고 판단하면서도 "그 자체로 부정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합병 과정에서 소액주주 등에 손해를 끼친 것은 부정하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는 이 회장의 불법 행위에 면죄부를 준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통해 "시장질서를 무시한 채 횡포를 부리는 경제권력에게 사법부가 끝까지 면죄부를 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법원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부적절하긴 했어도 처벌받을 정도는 아니라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라며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삼성은 분식회계 등 온갖 불법적 수단을 총동원했고, 대통령 등에 대한 뇌물 공여와 국정농단까지 동반됐다. 총수 개인의 이익을 위해 국가 시스템 전반을 농락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재판의 결과는 법원이 소극적이고 협소한 법해석으로 또 한 번 친재벌적 판결을 내린 것이며, 다른 재벌 대기업들에 삼성을 롤모델로 삼아 총수일가의 이익을 위해 시장질서를 훼손하고 국가와 경제적 약자들에게 피해를 입혀도 된다는 선례를 남겨준 것과 다름없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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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bred (@tradbred)2025-07-18 00:55[기자수첩] 자사주 소각, 이제 ‘선택’ 아닌 ‘의무’ 돼야
윤정헌 기자 yjh@vop.co.kr
발행 2025-07-16
최근 발의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이 주식시장에서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주주들은 두 손 들고 환영하는 반면 재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가 부양 효과는 물론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법의 하나로 평가받는 ‘자사주 소각’에 이처럼 엇갈린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4일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장사 자사주 의무 소각을 골자로 한 상법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14일엔 차규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 취지의 상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발의한 상법 개정안을 보면 상장사는 취득한 자사주를 스톡옵션·우리사주조합 출연·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행사 목적으로 보유하더라도 매년 정기 주주총회(주총)에서 보유 목적과 처분 계획을 승인받지 못하면 1년 내 반드시 소각하도록 하고 있다.
즉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명시한 것이다.
자사주는 법인인 회사가 사들여 보유하고 있는 자기 주식을 말한다.
‘이게 뭐가 문제냐’고 할 수 있지만, 자사주는 경영권과 주주권 사이의 민감한 문제로 번지기 일쑤다.
회사의 자사주 매입은 여러 목적에 따라 이뤄진다.
우선 주가가 떨어질 때 주가를 부양하는 목적으로 활용된다.
자사주 매입이 주식 시장에선 회사가 ‘우리 주식이 저평가받고 있다고 믿는다’는 신호를 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선 자사주 매입이 회사의 재무건전성과 자신감을 보여주는 수단 중 하나로 평가받기도 한다.
또 배당 외에 주주가치 제고 수단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한다.
회사가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지분가치가 희석되지 않아 주당 가치가 하락 때문이다.
실제 대부분의 기업은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시하면서 그 목적에 '주주 가치 제고'라고 명시한다.
이외에도 투자나 배당 외에 마땅한 자금 활용처가 없을 때 ‘자본 효율성을 높인다’는 명목하에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한다.
회사가 ‘현금을 놀리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활용하는 것이다.
재계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기업의 경영 자율성과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비판한다. 기업이 자사주를 활용해 주가 부양, 미래 투자재원 확보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기업이 이렇게 사들인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자사주는 장기간 보유하면 그만큼 악용될 여지도 많다.
자사주가 지배주주의 경영권 방어에 활용되는 게 대표적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보유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유통되는 전체 주식 수도 감소해 지배주주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더 큰 문제는 소각하지 않은 자사주를 다시 시장에 매각할 때 발생한다.
특히 대주주나 경영진의 우호세력에 자사주가 저가에 넘어갈 경우, 줄어 들었던 유통주식 수가 다시 늘어나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희석되지만 지배주주의 경영권은 더욱 공고해진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지만 제3자에게 넘어가면 의결권이 부활하는 국내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것이다.
오너 일가 입장에선 자기 돈이 아닌 회삿돈으로 사들인 자사주로 우호세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소각하지 않은 자사주는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매물(오버행)로 간주한다. 주주 입장에서는 기업이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동안 ‘언제 팔릴지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당연히 기업 가치 평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해외에서는 이런 부작용 때문에 ‘주가 안정’이나 ‘주주 환원’을 위한 목적으로 매입한 자사주는 소각하는 게 일반적이다.
자유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제에 따르면 자사주 매입은 목적과 매입 시기, 물량 등에 따라 엄격히 제한된다.
재계가 주장하는 직원에게 성과급이나 스톡옵션 지급 등을 위한 자사주 매입 역시 그 목적을 분명히 공시하고 기간 안에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에선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즉시 그만큼의 주식이 발행주식 총수, 즉 시가총액에서 빠진다.
따라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행위로 간주한다.
학계와 기관투자가들도 국내 시장의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지난 11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개최한 자사주 소각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 김우진 서울대 교수는
“자사주는 매입하는 순간 회사에서 현금이 유출되고 주주환원 효과가 발생한다”며
“시가총액과 주당순이익(EPS) 계산시 자사주를 제외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강조했다.
이날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도 기업이 자사주 매입 공시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우면서도 소각 의무화 논의가 나오면 ‘경영권 방어’를 이유로 반대하는 이중성을 지적하며 “목적을 다르게 기재할 경우 허위 공시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자사주 소각이 만능 해법은 아니다.
그러나 기업이 자사주를 쥐고 경영권 방어에 활용하거나 시장을 요리조리 조종하려는 꼼수를 차단하려면, 최소한의 법적 장치는 필요해 보인다.
지금처럼 기업 ‘선의’에만 기대서는 한국 자본시장이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
자사주 소각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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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bred (@tradbred)2025-07-18 00:45[사설] 구태 색깔론으로 청문회 보이콧한 국민의힘
민중의소리
발행 2025-07-17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6일 사실상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청문회 도중 “북한은 주적인가”라는 질문에 김 후보자가 “북한은 주적이 아니다”라고 답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제히 퇴장했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전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에 동의한다”고 밝히면서도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북한군은 주적’ 발언에도 동의한다”며 군사적 개념과 민간 영역에서의 접근을 분리해 설명했으나, 국민의힘은 끝내 청문회 참여를 중단했다.
장관 후보자의 정책 능력과 국정 철학을 검증해야 할 청문회를 이념 공세의 장으로 만든 제1야당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김 후보자는 철도노조 위원장과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내며, 오랜 기간 노동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그가 노동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이 실제 정책 역량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따지는 것이야말로 청문회의 본래 목적일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정책 검증은 뒷전으로 미룬 채, 낡은 색깔론을 들고나와 후보자에게 북한관에 대한 ‘충성 맹세’를 요구했다.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자 곧바로 퇴장하는 모습은 청문회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방증이다.
‘북한은 주적인가’라는 질문 자체도 부적절하다.
이 질문은 안보를 빙자해 진보 인사를 낙인찍는 데 써먹어 온 낡고도 낡은 정치 수법이다. 특히 ‘주적’은 2000년 6·15 정상회담 이후 국방백서에서도 사라졌던 표현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다시 등장하긴 했지만, 그것이 모든 공직 후보자에게 획일적으로 요구돼야 할 판단 기준은 아니다.
더욱이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방과 군사 전략이나 안보를 다루는 자리가 아님에도,
후보자에게 그러한 답변을 강요하는 것은 전형적인 ‘색깔론 프레임’ 씌우기라 할 수 있다.
청문회는 장관 후보자의 자질, 도덕성, 정책 능력 등을 국민 앞에서 검증하는 공식적 절차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이를 일개 이념 청문회로 전락시키며, 후보자 흠집 내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반복됐고, 어제는 아예 청문회를 보이콧해버렸다.
이는 민생과 국정의 책임을 다해야 할 정당의 자세라 보기 어렵다.
지금 한국 사회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산업전환기 고용불안, 저출생 등 중대한 노동 현안에 직면해 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어떤 정책 비전을 갖고 있는지, 노동시장을 어떻게 개혁하고 사회적 대화를 이끌 수 있을지를 따지는 것이 국회의 역할이다.
‘주적’ 운운하며 청문회를 파행시키는 정치는 더 이상 국민의 삶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색깔론으로 상대를 몰아붙이는 방식은 과거에도 실패했고, 지금도 통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러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국민의힘의 행태는 유감을 넘어 한심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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