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dbred님의 로그 입니다.
좋은글 하나라도 놓칠까봐 노심초사했다-
29
-
tradbred
@tradbred
- 38 팔로워
- 40 팔로잉
- 소속 방송국 없음
-
29
tradbred (@tradbred)2024-10-24 21:52‘사회학과 장례식’
입력 : 2024.10.23
이명희 논설위원
경북 경산 대구대 입구에서 지난 6월 사회학과 재학생이 대학의 2025학년도 신입생 모집 중지 결정에 반대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독자 제공
“사회학자들은 이 세계들의 기능장애를 분석하고 그 갈등을 보여줘야 한다. 사회학자들은 개인이나 집단에 소크라테스적 산파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1930~2002)는 1993년 12월7일 프랑스의 권위 있는 학술상인 국립과학연구원(CNRS) 금메달을 받는 자리에서 희망적인 수상 연설을 했다.
이 연설은 김홍중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2013년 에 실어 국내에 알려졌다.
30여년 전 연설이지만 지금 들어도 어색하지 않다.
그러나 그의 희망과 달리, 언제부터인지 사회학을 비롯해 인문사회계열 학과들은 고사 직전에 몰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취업을 생각하면, 부모들부터 이쪽 전공을 말리는 일도 적지 않다.
올 것이 온 것인가.
대구대에서 사회학과 폐지를 결정했다고 한다.
대구대 사회학과는 다음달 7~8일 ‘사회학과 장례식’을 연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게 해준 사회학과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 형식의 학술제다.
강의 개설 45년 만에 이 대학의 사회학과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니 안타깝다. 벚꽃 폈다 지는 속도로, 지방대와 지역이 소멸되고 있다는 그 위기의 신호탄일 수 있다.
고충을 이해한다 쳐도, 대학이 당장의 효용성만을 내세워 학과를 폐지하는 것만이 답은 아닐 수 있다.
사회학은 응용할 수 있는 영역도 많은 학문이다.
예컨대 새벽·로켓 배송으로 문 앞에 도착한 택배는 누가 어떻게 전달했는지,
요즘 시끄러운 명태균씨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비판적·공동체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사유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사회학이다.
그냥 하늘만 봐서는 얼마나 많은 별들이 떠 있는지 알 수 없다.
천체망원경으로 봐야 비로소 보인다.
우리 사회에서 사회학의 기능은 이런 것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사회학은 우리 모두에게 절실하고, 세상을 깊고 넓게 보는 눈이 되어줄 수 있다.
사회학과가 대학에서 자취를 감춘 다음, 입담 좋은 강사들의 입으로만 사회학을 듣는 일은 상상하기 싫다.
이젠 사회학자들이 세상 탓만 할 게 아니라 사회학이 시민을 위한 학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https://www.khan.co.kr/opinion/yeojeok/article/202410231827001댓글 0
-
29
tradbred (@tradbred)2024-10-24 21:36읽는 사회, 읽지 않는 사회
입력 : 2024.10.23
한숭희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한 권의 소설이 주는 교육적 힘은 참으로 대단하다.
이번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은 한국 사회를 단번에 ‘문학 학습’의 열풍 속으로 몰아넣었다.
좋은 교사는 한 반 아이들을 공부하게 만들지만, 좋은 작가는 그 책을 읽는 한 사회를 공부하게 만든다.
인간의 학습은 삶과 역사 전체에서 일어난다.
인간은 마치 호흡하듯 숨쉬는 순간마다 뭔가를 감각하고, 생각하며, 학습한다.
새로운 학습은 오래된 관습의 틀을 쪼개며, 역사적 기억의 상처에서 새살이 돋게 만든다. 특히 문학 학습은 교육의 역사에서 그 중심핵의 역할을 담당해왔다.
문학은 인간의 실존적 문제상황을 직시하고 그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표’를 던지게 해 주며, 존재와 인식 속 깊이 잠재된 질문들을 꺼내어 정면으로 응시하게 해 준다.
이런 문제들은 때로는 너무나 무겁고 아파서 결코 제대로 응시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작가들은 이런 치열함을 누구보다도 먼저 경험하며, 결코 피하지 않는다.
어느 인터뷰에서 작가 한강은 이렇게 말한다.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이 경험, 감정, 나의 인간에 대한 질문, 모든 회의와 의심들, 그런 것들로부터 도망하면 좋죠. (하지만) 다시 오면 그대로 있잖아요? 그래서 결국은 대결을 해야 되는 거예요. 너무 힘들죠. 대결하기 싫죠. 그래도 해야 되잖아요.”
한강의 작품뿐만 아니라, 온 힘을 다해 쓴 좋은 글들은 자신만의 정면승부를 통해서 표현해낸 아픔과 두려움을 독자들도 치열하게 경험하도록 밀어붙인다.
그 속에서 날것으로서의 그 아픔이 그대로 독자들에게 공명되도록 하는 탁월한 능력을 표현한다.
단어와 문장들은 직접 보고 듣는 것보다 훨씬 더 세밀하게 살과 뼈를 쪼갠다.
이렇게 쓰인 작품이 결코 재미있게 술술 읽힐 리가 없다.
이를 통한 ‘배움’은 그 치열함을 작가의 손을 잡고 함께 경험해 나가는 데에서 나오며, 결코 객체화된 스토리 요약본을 통해서 얻을 수 없다.
그래서 좋은 작품을 읽는 일은 교과서를 펼쳐놓고 공부하는 것만큼이나 난해하며, 두려우며, 또한 인내가 필요하다.
좋은 글은 개인의 감수성을 넘어 사회적 담론을 생성하는 공론의 장을 창출한다.
그가 받은 노벨 문학상은 결코 작가 한강 한 사람의 천재적 감수성을 칭송하는 상이 아니다.
스웨덴 한림원이 가장 먼저 치켜세운 라는 소설의 실제 저자는 어쩌면 그 시대와 역사 자신일지 모른다.
작가 한강은 그 시대와 역사가 직접 말할 수 있도록 입을 빌려준 훌륭한 매체일 수 있다.
이 매체를 통해서 ‘말할 수 없도록 침묵이 강요된’ 사람들, 즉 그람시나 스피박이 말하는 서벌턴(subaltern)들이 역사에서 걸어나와서 대중들에게 말을 건다.
돌아보면, 이번 노벨 문학상 수상 사건은 기존의 역사논쟁, 블랙리스트 사건 등과 얽히면서 좁아져가던 공론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하나의 작품이 그간 서랍 속에 잠자던 쟁점들을 부활시키고 이를 통해 무수히 많은 새로운 담론과 지식을 생성하며, 이 과정에서 시민들은 새로운 학습의 루프 안으로 초대된다.
작품이 논쟁적일수록 그 작품들이 매개되어 전개되는 수많은 토론과 논쟁들은 한 사회의 구습을 진보적으로 다시 바라보게 만들며, 새로운 공론장을 확대해 나가는 데 기여한다.
민주적 참여에 필수적인 것으로서의 하버마스의 ‘공론장’이라는 개념은 사실상 시민들의 학습 장면을 촉발하는 일종의 배치적 장치로서의 ‘학습-공론장’이라는 표현으로 재규정될 수 있다.
공론장 개념은 늘 학습과 결합된 형태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공론장이 시민들의 사회적 합의와 대타협을 도출하는 담론적 공간이라면,
이러한 공론장은 반드시 깊고 넓은 학습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공론장은 평생학습의 장이다.
그동안 우리가 읽어온 무수히 많은 문학작품들은 우리 사회에 논쟁의 불씨를 던졌고, 학습-공론장의 문을 열었다.
문학 작품들은 그래서 반도체나 인공지능만큼이나 소중한 우리의 자산이며 미래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작가 한강의 작품을 학생들이 직접 읽도록 하는 것이 교육적인가라는 질문이 뜨겁다.
예컨대 경기도 몇개 학교에서 한강의 작품을 유해도서로 지정했던 사건은 매우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문학 작품에 담긴 치열하고 리얼한 표현들을 어린 학생들이 직접 읽도록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견해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나서서 ‘블랙리스트’ 혹은 ‘유해도서’ 등을 지정할 수는 없다.
그보다는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만나서, 비교적 여러번에 걸쳐서, 이 책들을 직접 읽고 토론하면서 무엇이 유해하고 유익한지를 논의하는 과정을 통해서 각자의 답을 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410232100005댓글 0
-
29
tradbred (@tradbred)2024-10-24 21:09왜 애꿎은 이에게 울분을 터뜨릴까
입력 : 2024.10.23
전중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다음을 상상해 보자.
업무 중이던 당신은 잠시 휴게실에서 쉬고 있다.
마침, 당신의 친구인 순자가 휴게실에 들어왔다.
당신과 순자, 그리고 정숙은 회사에 함께 입사해서 돈독한 우정을 쌓아왔다.
순자는 한숨을 푹 쉬면서 소파에 털썩 앉았다.
“나 지금 너무 답답하고 짜증이 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당신은 순자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순자가 답한다.
“어젯밤에 정숙이랑 식당에서 함께 저녁 먹으면서 다음 프로젝트를 구상하기로 했거든. 그런데 얘가 약속시간 10분 전에 덜렁 문자로 날 바람맞힌 거야. 나 식당에서 혼자서 밥 먹었다니까. 사실 정숙이가 좀 자기만 생각하잖아. 그래도 자기가 귀찮다고 약속을 맘대로 취소할 줄은 몰랐어. 하아, 걔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걸까?”
순자의 절절한 하소연을 들은 당신은 어떤 심정이 드는가?
화자가 어떤 대상에 대한 울분을 제삼자(대개 화자와 대상을 다 아는 사람)에게 터뜨리는 일은 아주 흔하다.
왜 사람들은 자신을 화나게 한 장본인에게 가서 따지는 게 아니라 엉뚱한 사람을 붙잡고 화풀이할까?
이에 대해서는 프로이트의 이론이 1세기가 넘도록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프로이트를 따르면, 마음은 증기 엔진과 같다.
마음속의 분노가 제때 배출되지 못하고 꾹꾹 쌓이면 언젠가 폭발한다.
따라서 제삼자에게 부정적 감정을 털어놓는 행위는 화자의 분노를 줄이는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여러 실증 연구는 제삼자를 향한 화풀이가 화를 가라앉히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음을 발견했다.
오히려 어떤 경우에는 화를 더 부채질하기만 했다.
당장 여러분께서 어떤 친구로부터 험한 꼴을 당한 다음에 다른 친구를 찾아가 하소연했던 경험을 떠올려 보시라.
원인을 제공한 친구에 대한 분노가 싹 사라지던가?
아마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진화심리학자 제이미 크렘스와 그 동료들은 ‘진화와 인간 행동’ 학술지에 실린 논문에서 우리가 제삼자에게 감정을 터뜨리는 진화적 이유는 친구 간의 경쟁 때문이라고 제안했다.
인류의 진화 역사에서 동성 친구들 사이에 자신의 든든한 우군을 되도록 많이 확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생각해 보시라.
먼 과거의 수렵·채집 사회에서 사고, 질병, 상해 등을 당했을 때 즉시 위로금을 지급해주는 보험사는 없었다.
절친한 친구는 어려울 때나 좋을 때나 정서적 혹은 물질적으로 큰 버팀목이 된다는 사실이 인간뿐만 아니라 몇몇 영장류 종에서도 밝혀졌다.
‘친구 좋다는 게 뭐야?’라는 말은 ‘친구는 도우라고 있는 것’이라는 세간의 인식을 잘 보여준다.
친구들 사이에서 크게 호감을 끄는 ‘인싸’가 되는 것이 관건이라면, 어떤 전술을 구사해야 할까?
대상이 없는 자리에서 그를 노골적으로 헐뜯고 비방하는 전술이 먼저 떠오른다.
화자가 대상을 뒤에서 중상모략하면, 듣는 이는 대상에 대한 호감이 떨어지고 화자에 대한 호감은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이 전술은 위험하다.
듣는 이가 이렇게 생각하기 십상이다.
‘어머, 얘 다른 데 가서는 이렇게 내 욕을 하고 다닐 거 아냐.’
즉 대놓고 뒤에서 비방하는 전술은 듣는 이의 화자에 대한 호감이 오히려 떨어지게 할 수 있다.
크렘스는 화자가 듣는 이에게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분출하는 전술은 이러한 역효과를 방지하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묘책이라고 주장한다.
대상에 대한 나쁜 정보는 고스란히 다 전달하면서, 화자가 입은 피해에 집중해 화자가 너무 공격적이고 막 나간다는 느낌은 주지 않기 때문이다.
들에게 순자의 절절한 하소연이 담긴 시나리오를 읽게 하고, 순자와 정숙 중에 누구에게 더 호감이 가는지 물었다.
예측대로 참여자들은 정숙보다 순자가 더 좋다고 답했다.
비교를 위해, 대조 집단에 배정된 여성 참여자들에게는 순자가 정숙을 뒤에서 대놓고 비방하는 시나리오를 읽게 했다.
이 경우에는 순자에 대한 호감도와 정숙에 대한 호감도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요약하자. 최근의 연구를 따르면,
친구 집단 내에서 화자가 어떤 대상에 대한 울분을 누군가에게 터뜨리는 행동은 그가 대상보다 화자를 더 가까운 친구로 여기게끔 만들려는 전술이다.
이 가설은 동성 친구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부부 등 다른 관계에서 벌어지는 감정 배출에 대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럼에도 누군가에게 상처받아 속상한 마음을 내게 토로하는 친구는 실은 내가 그 사람보다 자신을 더 좋아하게 만들려고 열심히 노력 중이라는 가설은 왠지 미소를 머금게 한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410232032015댓글 0
-
29
tradbred (@tradbred)2024-10-24 20:00((꼭 한번 읽어 봤으면 하는 글))
역지사지의 달인이 되자
입력 : 2024.10.23
박훈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
입시철이 다가온다.
사학과를 지망한 학생들에게 “왜 역사공부를 하려고 하나요?”라고 묻는 경우가 있다.
다는 아니지만 이렇게 답하는 학생이 있다.
“일본의 역사왜곡과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는 선봉에 서고 싶습니다.”
거대야당이 추진하려고 한다는 역사왜곡처벌법에 이 학생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다.
또 이렇게 답하는 학생들도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고 해서 역사를 공부하려고 합니다”,
“불변의 역사적 진리를 탐구하고 싶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역사의 정의를 세우고 싶습니다”.
이들의 표정은 자못 비장하며, 어조는 확신에 차 있다.
바로 이 ‘확신’이 문제다.
이 학생들의 발언, 표정, 어조는 사학(史學)이 아니라 종교 혹은 경학(經學)에 어울리는 것들이다.
내 주변 교수님들 중 부인에게 이끌려 교회에 나가는 분들이 간혹 있다.
어떤 분들은 목사님 설교에 논리의 비약과 사실인지 의심되는 점들이 보여 집중이 안 된다고 푸념하곤 한다.
교회는 믿어서 가는 것이지 분석·검증하러 가는 게 아니다.
죽은 사람이 사흘 만에 부활했고, 처녀가 애를 낳았다는 말씀은 신앙의 대상이지 시시비비 대상이 아니다. 그러니 딴생각 말고 경청해야 한다.
그러나 대학은 교회가 아니다. 사학과는 신념이 아닌, 회의(懷疑) 장이다.
성리학 같은 경학은 절대적 규범, 불변의 진리를 상정(想定)하고 그걸 탐구, 실천하는 분야다.
반대로 역사학은 세상과 인간사의 끊임없는 변화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 말고 모든 것은 변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역사학이다.
그러니 위의 학생이 탐구하고 싶다는 ‘불변의 역사적 진리’는 적어도 사학과에서는 배울 수 없다.
역사학은 사실의 학문인 만큼이나 해석의 학문이기도 하다.
사료에 철저히 기반한다는 엄정한 룰을 지키는 한도 내에서 다양한 해석을 할 자유를 부여하는 학문이다.
내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자못 멋지게 들리는 말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무래도 저 ‘역사’는 미리 하나로 정해져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저 ‘역사’와 다른 다양한 역사상을 제시할 자유를 허락해줄지 걱정이 되어서다.
‘역사의 정의’는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 자명한 것이니 ‘탐구’할 필요는 없고 ‘세우기’만 하면 된다고 하지는 않을까 우려되어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역사학은 확신과 신념이 아니라 ‘회의(懷疑)’의 학문이다.
확고하다고 생각해왔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가르쳐주는 분야다.
내가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것들이 특정한 역사적 과정을 거쳐 특정한 시기에 형성된 것에 불과하고, 따라서 그것도 결국 변할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준다.
역사를 좋아하고 공부하는 사람 중에는 자신의 생각을 회의할 준비가 전혀 안 돼 있고, 오히려 역사에서 그 생각의 ‘정당성’을 보증받는 데 몰두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러려면 그냥 그렇게 ‘믿으면’ 되지, 굳이 어려운 역사를 공부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지만 주로 과거가 말하게 해야지 현재의 내가 너무 많은 말을 해서는 곤란하다.
과거에 좀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 과거엔 실로 온몸에 땀과 흙, 혹은 피가 묻은 이들이 가득 차 있다.
역사 속에서 살아온 인간들은 구름 위 존재들이 아니라, 땅바닥을 박박 기어온 사람들이다.
100% 완전무결한 사람들이 아니다.
아니 10%만이라도 평가해줄 구석이 있다면 대단한 것이다.
우리는 역사에, 역사를 살아온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선 안 된다.
그렇게라도 살아낸 것에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이해심을 갖고 대해야 한다.
항상 내가 저 시대, 저 형편에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를 자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를 대하는 사람들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달인이어야 한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410232033005댓글 0
-
29
tradbred (@tradbred)2024-10-24 19:52[사설] ‘김건희’ 위해 “돌 맞고 가겠다”는 윤 대통령
수정 2024-10-23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 부산을 찾아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빈손 회동’ 이후, 공개 발언을 통해 ‘하던 대로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국민과 호흡하며 국정을 이끌어야 할 대통령이 오히려 대국민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힘든 상황” “업보”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의혹 제기와 이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 연루 의혹이 연일 폭로되고, 한편에선 검찰을 비롯한 국가기관이 앞다퉈 ‘면죄부’를 줘 이에 분노하는 민심이 심상치 않다.
또 경제·안보·민생 등 어느 하나 흔들리지 않는 곳이 없다.
대통령 지지율이 20%대 초반(한국갤럽 기준)에 머무는 등 국정운영 동력이 상실되는데도, 문제의식을 전혀 찾을 수 없다.
이런데도 모든 지적을 무시한 채 ‘나라와 국민 위해’ “돌 맞고 가겠다”는데,
그게 어떻게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일인가, ‘김건희 여사’를 위하는 일 아닌가.
윤 대통령은 한 대표가 요구한 △‘여사 라인’ 인적 쇄신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김 여사 의혹 해소 협조 등을 모두 거절한 뒤, ‘보란 듯’ 추경호 원내대표를 불러들였다.
의원들 손에 달린 김건희 특검법과 특별감찰관 추천 등을 단속하며, 집권당 파트너는 한 대표가 아닌 추 원내대표라고 공표한 셈이다.
그러고 하루 뒤 “돌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했다.
순교자라도 된 듯하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합당한 비판을 ‘돌 던지는’ 식으로 폄하한 것이다.
윤 대통령 임기 반환점이 다음달로 다가왔지만, 윤 대통령이 내세울 수 있는 성과가 뭔지 모르겠다.
국민 불안을 야기하는 의-정 갈등 장기화에도 손 놓고, 호기롭게 내놓은 4대 개혁 추진은 실종됐다.
김 여사 의혹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데도, “증거를 가져오라”고 되레 윽박지른다. 국정이 표류되든 말든, 누가 뭐라 하든 말든 오로지 아내만 지키면 된다는 건가.
혹 최근 고조되는 안보 위기도 ‘정권 보위용’으로 활용하려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 국민들도 많다.
윤 대통령에게 더이상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국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왜 대통령이 되려 한 것인가.
그저 대통령 자리 지키고, 권력을 최대한 향유하는 게 목적인가.
민심과 괴리된 윤 대통령의 비이성적 행태가 나라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
댓글 중에셔
딴죽남
18kg 짱돌 던져주고싶네...
Kyong to jail
그냥 거니랑 꺼져라!
이 색..끼는 대똥이 뭐 하는 자리인지 인식도 못하은 모지리.
정금희
그냥집에서 거니 아줌마 시종 노릇이나하지 뭐댐시 대통은 하겠다고
욕을 먹는지
.yon
지금부터 싫어하는 사람은 짱돌 하나씩 준비하세요. 돌 맞을 곳 빨리 말하라! 석렬아!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164011.html댓글 0
-
29
tradbred (@tradbred)2024-10-24 19:47‘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왜냐면]
수정 2024-10-23
김명근 | 자유기고가
요즘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를 강조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긴 수식어를 자주 사용한다.
사실 ‘그런데도’라는 표현으로도 충분히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데 말이다.
그러나 언어능력이 뛰어난 방송인과 학자들조차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선호한다.
‘언어의 경제성’을 이긴 드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와 친구 격인 표현으로 ‘굳이’가 있다.
“굳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하는 이유는~”이라는 문장을 사용하는 건 강한 의지를 표출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어떤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연인과 이별한 후 그와 함께했던 추억의 장소에 왔다고 가정해보자.
그곳을 지나면 슬픔을 느낄 게 뻔함에도, 굳이 이별 노래까지 들으며 과거에 잠길 때가 있다.
그러나 이 고통스러운 과정이 기억을 재정립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는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과거임을 인정하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역설적으로 성장한다.
고통을 마주할 때 비로소 성숙해지는 것이다.
올해 제주 4·3 76주기, 세월호 10주기, 5·18민주화운동 44주기 관련 기사에는 ‘이젠 지겹다’라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곧 있을 이태원 참사 3주기에도 이 같은 반응이 나올까 벌써 염려된다.
부정적 반응의 이면에는 대개 두려움이 깔리는 법.
사람들은 비극을 직면할 자신이 없기에, 회피하거나 침묵함으로써 고통을 외면하려 한다. 때로는 사건 자체를 부정하기 위해 공격성을 띠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결국 스스로 성숙할 기회를 포기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은 책 ‘세월호, 다시 쓴 그 날의 기록’에서 이를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고통의 기록을 정면으로 통과하지 않고서 우리는 그 어디로도 갈 수 없다.
참사의 기억은 미래로 향하는 우리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순응하려는 우리의 고개를 붙잡아 세운다.
우리가 이 기록과 기억에서 도망치려 할 때, 하던 대로 하고 살던 대로 살려 할 때,
한국 사회는 2014년 4월15일 세월호가 출항했던 그 밤의 상태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2022년 10월29일, 서울 이태원에 수많은 인파가 모이며 ‘연쇄 깔림’ 사고가 발생했다.
159명이 사망했고, 그중 90%가 30대 이하 청년이었다.
참사 이후 경찰은 ‘군중 유체화 현상으로 일어난 사고’로 종결지으며 “특별법은 필요 없다”는 입장을 펼쳤다.
당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파견해도 소용없었을 것”이라며 희생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반면에 인파가 몰릴 때까지 방치한 정부나 공직자의 안일한 인식, 기존의 안전 규범에 대한 논의는 더디기만 했다.
‘굳이’ ‘그럼에도’ 누군가는 이 참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국민을 지킬 국가와 국가를 지킬 국민의 화합을 위해, 모든 이가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를 누리기 위해, 사회적 불안이 촉발한 갈등을 공동체의 연대로 메우기 위해, 우리는 이 사건을 잊어서는 안 된다.
400년 전 셰익스피어가 남긴 물음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눈이 녹으면 그 흰빛은 어디로 가는가?”
우리는 답할 수 있다.
굳이 눈이 녹았음에도 기억하기를 작정했다면, 그 흰빛은 우리 마음에 남게 된다고.
https://www.hani.co.kr/arti/opinion/because/1164005.html댓글 0
-
29
tradbred (@tradbred)2024-10-24 19:38윤 대통령식 권위주의 통치, 위기 악화시킨다 [박현 칼럼]
박현 기자
수정 2024-10-23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대(MIT) 교수 등 경제학자 3명은 정치·경제 제도와 경제성장의 연관성을 규명한 공로로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동서양 국가들의 흥망성쇠를 방대하게 연구한 결과 민주주의가 경제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반대로 독재로 부와 권력을 소수가 점유하거나 국가와 사회 간 힘의 균형이 무너진 나라는 쇠퇴의 길을 걸었다.
이들은 한국의 급속한 경제성장 과정을 주요 논거로 삼아 주목을 끌었는데,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는 윤석열 정부를 들여다본다면 한국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이 학자들을 대중적으로 알린 첫 저서는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이다.
요점은 포용적 정치·경제 제도를 채택한 나라는 더 많은 국민이 경제활동에 참여해 재능을 발휘함으로써 혁신을 일으켜 부유해지는 반면,
소수 기득권 세력이 권력과 부를 독차지하는 착취적 정치·경제 제도를 채택한 나라는 대다수 국민이 일할 인센티브가 사라져 가난해진다는 것이다.
포용적 정치제도는 국가 권력의 자의적 행사를 제한하고 사회 전반에 고루 권력을 배분하는 체제를,
포용적 경제 제도는 사유재산권·법치·공정경쟁을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인생 책’으로 추천하기도 한 이 저작은 사실 극빈국·개발도상국에 적용되는 신국부론이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가 직면한 과제들은 두번째 책 ‘좁은 회랑’에서 논의된다.
요지는 국가가 강력한 중앙집권화를 통해 제 역할을 해야 하지만, 독재로 변질되지 않도록 사회가 견제·감시해야 경제도 지속적 성장을 이룬다는 것이다.
국가 권력을 사회가 견제하는 것을 구약성서에 나오는 거대한 바다 괴물 ‘리바이어던’에 족쇄를 채우는 일로 비유했다.
한국적 현실에서 국가(리바이어던)는 ‘제왕적’ 대통령, 사회는 입법부·사법부·언론·노조·사회단체·시민 등으로 이해된다.
이 학자들은 현대 국가들이 불평등 악화와 일자리 감소, 경제력 집중 등의 문제가 심화하고 있으나, 정치적 분열과 비타협적 태도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포퓰리스트들이 세를 얻고 이들이 집권까지 해 독재화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 사례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마린 르펜), 튀르키예(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헝가리(오르반 빅토르), 필리핀(로드리고 두테르테) 등을 거론한다. 과연 윤석열 정권의 한국이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누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지금 한국 사회는 법 앞의 평등이라는 민주주의 기본원칙마저 유린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자의적 통치는 아내를 제외한 그 누구도 견제하지 못하는 것 같다.
여당은 물론이고, 검찰·감사원·국민권익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 등 중립적·독립적이어야 할 기관들은 사실상 정권 보위부대로 기능하고 있다.
야당은 정치 파트너로 인정조차 하지 않아 조정과 타협이라는 정치의 기본마저 내팽개친 지 오래다.
한국의 리바이어던은 족쇄를 걷어차버린 것이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사이먼 존슨 매사추세츠대 교수는 “강한 (민주주의) 제도를 구축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그걸 넘어뜨리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이런 권위주의적·비민주적 통치 방식은 경제에도 해롭다.
관료들은 행여 대통령 눈 밖에 날까 무서워 잘못된 지시에도 ‘아니요’라고 말하지 못한다.
발표 직전까지도 성공할 거라 대통령에게 보고했던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인공지능이 화두가 된 시대에 연구개발 예산을 싹둑 깎아버리고, 제대로 된 협의도 없이 ‘의대 정원 2천명 증원’을 추진해 과학인재 양성에도 차질을 빚게 했다.
정부 재정은 세수결손 사태로 적자 규모가 커지자 외국환평형기금 등을 끌어다 돌려막기를 했다.
이런 편법은 20~30년간 발전시켜온 경제 시스템을 흔드는 것이다.
주식 공매도의 전격 금지도 마찬가지다.
이전 정부 때 같으면 상상하기 힘든 정책 왜곡이 아무 거리낌 없이 벌어지는데도 관료들은 맞장구만 치고 있다.
이런 행태는 평시에는 문제가 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위기가 닥쳤을 때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외교안보 정책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윤 대통령의 준동맹에 가까운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행보는 북한의 대러 밀착의 한 요인이 됐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달리 생기는 게 아니다.
우리 사회는 리바이어던에 어떻게 족쇄를 다시 채울 것인지 선택의 순간에 다가가고 있다.
아내의 기소를 막아보겠다며 국정 혼란을 방치하는 윤 대통령의 행태에 분노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여당 대표의 고언도 수용하지 않고, 야당과 언론의 비판에는 아예 귀를 닫고 있으니, 결국 시민들이 다시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인가.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63978.html댓글 0
-
29
tradbred (@tradbred)2024-10-24 19:21‘1천원 진료’ 절실한데…약자 배려 않은 ‘의료급여 정률제’ [왜냐면]
복지부 ‘외래 본인 부담’ 개편 추진
2만5천원 초과 땐 1천원 이상 내야
고령화 속 수급자들 비용 부담 커져
수정 2024-10-23
정성식 | 시민건강연구소 연구원
두 해 전, ‘천원짜리 변호사’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제목이 말해주듯이, 드라마 속 주인공 변호사는 단돈 1천원만 수임료로 받고서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을 변호한다.
굳이 1천원을 받은 까닭은 이것이 자선이 아님을 분명히 함으로써 의뢰인의 자존감을 지켜주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이건 드라마에서나 가능할 법한 비현실적 서사지만, 실제 의료 분야에서는 ‘1천원짜리 진료’가 존재한다.
그것도 의료급여(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라고 하는 공적 의료체계 내에서 말이다.
의료급여 수급자들은 동네 의원에서 1천원만 내고 외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물론 건강보험 가입자와 같이 비급여 진료는 전액 본인 부담이다.
그런데 그 취지가 드라마 사례와는 조금 다르다.
드라마에서 ‘1천원’은 의뢰인이 동정의 대상이 되지 않게 하려는 배려의 산물이었지만, 의료급여의 경우는 ‘도덕적 해이’를 막아야 한다면서 원래 없던 본인부담금을 부과(2007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1천원’이라는 소액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의료 이용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실질적 의미를 지닌다.
그런데 최근 보건복지부는 의료급여의 외래 본인 부담 정액제를 정률제로 변경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액제는 앞서 말했듯이 진료 건당 일정액만 환자 본인이 부담하는 것이고, 정률제란 진료비의 일정 비율을 부담하는 방식을 말한다.
복지부가 제시한 비율을 적용하면, 진료비가 2만5천원을 초과할 경우 수급자는 1천원 이상을 부담하게 된다.
‘건강생활유지비’(진료 보조금)를 두 배 인상하겠다고 밝혔지만, 이것을 감안하더라도 많은 의료급여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복지부는 본인 부담을 늘려 ‘불필요’한 의료이용을 통제하기 위해 정률제를 도입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수급자들의 빠듯한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다면 비용 부담 증가가 자칫 필요한 의료 이용을 제한하지 않을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정률제 도입에 따른 본인 부담 변화를 예측한 결과를 보면, 복지부가 흔히 ‘불필요’한 과잉 진료의 대표 사례로 드는 물리치료가 포함된 외래 진료에서 오히려 더 부담 증가분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수가 체계상 이런 진료일수록 건당 진료비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이것은 뒤집어 말하면,
질환 중증도가 높은 환자 즉 치료 난이도가 높아서 총진료비가 많은 경우일수록 비용 부담이 더 많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뜻한다.
또 수급자 중에서도 가구 소득이 더 낮고 의료비 부담이 더 큰 이들에게서 비용 부담이 더 많이 증가하게 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바로 복지부가 말하고 있지 않은 정률제 도입의 실체다.
즉, 정률제는 의료 필요의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복지부가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도 적합하지 않은 정책 수단인 것이다.
또한 복지부가 정률제 도입의 근거로 제시한 것들도 타당성이 부족하다.
그동안 물가는 많이 올랐는데 본인부담금은 그대로여서 비용의식이 약화했다고 하는데, 실제 의료비 부담 수준이 낮아졌는지 판단하려면 가처분소득 대비 의료비 지출 비중의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한데 복지부는 이런 객관적 지표도 제시하지 않은 채 추측성 주장을 내놓은 셈이다.
또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지만, 지난 5년간 의료급여 재정지출의 평균 증가율(7.3%)은 건강보험(7.2%)과 거의 같았다.
이는 증가율을 의료급여 자체 문제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아울러 1인당 진료비가 건강보험보다 많다(3.3배)는 점을 문제 삼는 것도 잘못됐다.
수급자들은 높은 고령화율·만성질환율·장애보유율 등과 같은 집단 특성으로 인해 의료 필요도가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이를 통계적으로 반영한 여러 연구에서 그 격차가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런데도 복지부는 의료급여 수급자에게 덧씌워진 케케묵은 편견과 고정관념에 기대어 이런 불합리한 제도 개악을 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1천원짜리 진료’가 절실히 필요한 이들이 너무나 많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because/1163975.html댓글 0
-
29
tradbred (@tradbred)2024-10-24 02:37삼전 폭락 와중에…준감위 “이재용 등기 복귀” 헛발질
전문가들 “이재용, 임원 자격 미달…전문경영인 체제 구축해야”
조한무 기자
발행 2024-10-23
삼성전자 위기 타개책으로 ‘이재용 등기임원 복귀’가 거론된다.
주창자는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이다.
경영 위법 행위 제재라는 역할과 거리가 먼 행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횡령·배임으로 유죄 선고를 받았을뿐더러, 현재도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등기임원 복귀는 부적절하다는 시각이 많다.
나아가 이 회장이 미등기임원직도 내려놓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5만 7,1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위기감의 근원은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최근 영업이익이 9조 1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가까이 감소한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최근 크게 하향 조정된 10조~11조원 수준의 증권가 컨센서스마저 밑돌았다.
증권가에서 추정한 DS(반도체) 사업부 영업이익은 4조~4조 3천억원 수준으로, 전 분기 6조 5천억원을 크게 하회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시장이 커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고전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 잠정 실적 발표 직후 보고서에서 “그렇게 다짐했던 HBM에서도 시장이 원하는 결과를 아직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반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던 파운드리는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위기 타개책으로 이 회장 등기임원 복귀를 제시했다.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3기 준감위 정례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사법 리스크라고 하지만, (이 회장이)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책임경영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5일 준감위가 발간한 ‘2023 연간 보고서’에서도 “삼성은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 상황의 변화, 경험하지 못한 노조의 등장, 구성원의 자부심과 자신감의 약화, 인재 영입의 어려움과 기술 유출 등 사면초가의 어려움 속에 놓여 있다”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감형’ 수단으로 탄생한 준감위의 월권…위기 처방도 틀렸다
준감위는 이재용 회장 감형 목적으로 출범했다.
2019년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그룹 측에 준법감시제도 구축을 권고하면서 이 회장 감형 사유로 고려될 수 있다고 언급했고, 이듬해 삼성그룹은 준감위를 꾸렸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에 대한 준법 감시·통제 기능을 수행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법적 권한이 없는 자문기구에 불과했다.
출범 전부터 제기된 이 회장 면피용 조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회장은 “거래소 공시를 통한 회사의 공식적인 조직도 아닌 임시 조직”이라며 “거버넌스 위기 상황인 한국에만 있는 특이한 형태로, 투명성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의 등기임원 복귀 발언에 대해선 “경영 간섭”, “월권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가 삼성전자를 위기에서 꺼내줄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서도 시장은 비관적이다.
이 회장의 경영 능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포럼은 지난 15일 ‘삼성전자 미래를 위한 3가지 제안’에서 “경영자는 능력 위주로 선출해야 사회적, 경제적 신뢰를 획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회장이 총수일가 3세라는 점을 짚으며 “전 세계적으로 1·2대를 거쳐 3대가 되면 가족기업의 경영 성과와 주가 움직임이 과거 할아버지와 아버지 시절보다 못하다”고 했다.
강력한 리더십과 경영자의 기질을 가진 총수가 사업을 주도하는 모델의 장점이 3대에 이르러서는 희석된다는 얘기다.
책임회피·위법행위로 책임경영과 외면…‘자격 미달’
이찬희 위원장이 이재용 회장 등기임원 복귀를 주장하며 책임경영을 언급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이 회장은 그간 책임경영과 거리가 먼 행보를 보여왔다.
삼성전자에 재직하면서 등기임원을 지낸 기간은 단 3년에 불과하다.
1991년 삼성전자 부장으로 입사해 2003년 상무로 임원에 오른 이후 2007년 전무, 2009년 부사장, 2010년 사장, 2012년 부회장을 거치며 고속 승진했다.
등기임원에 오른 건 2016년이다.
갤럭시 노트7 폭발 사태를 해결하고 분위기를 쇄신한다는 차원이었다.
2019년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뒤에도 미등기임원 신분은 유지하고 있다.
그 사이 이 회장은 2022년 회장으로 승진했다.
등기임원은 상법상 이사로서 권한과 함께, 회사와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 선관주의의무, 충실 의무를 부여받는다.
법적 지위인 만큼, 미등기임원과 달리 주주총회 의결을 통해 선임된다.
재벌 총수가 임원 등재를 하지 않은 채 미등기임원 신분으로 권한은 누리고 책임을 회피하는 행태가 지적돼 왔다.
이 회장의 ‘미등기 경영’은 책임 회피 목적뿐 아니라, 자신이 저지른 위법행위에도 기인한다.
그는 국정농단 사건에서 횡령·배임으로 유죄를 선고받았고,
현재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사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회장은 유일한 등기임원 임기 동안에도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기소 돼 2018년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나기까지 1년간 경영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연임을 시도하지 않은 것도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이 시작되면서 위법 행위에 대한 비판과 주주들 반대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사건 경우 1심에서는 무죄가 나왔지만, 2심에서는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의결권 자문사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ISS의 2024년 의결권 행사 지침에 따르면, 이사 및 경영진이 뇌물·횡령·내부자거래 등 민형사상 전과기록이 있을 경우 해임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스탠다드 관점에서 이 회장은 등기임원 자격 미달이라는 얘기다.
미등기임원직도 내려놓고 경영 퇴진해야
이재용 회장이 등기임원뿐 아니라 미등기임원직도 내려놓고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경제개혁연대는 올해 초 정기주총 시즌을 앞두고 삼성전자에 횡령·배임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의 등기·미등기임원 자격을 제한하는 규정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기업인이 횡령·배임 등 사건으로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더라도 유죄 선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경영에 복귀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유죄 판결을 받은 기업인(임원)이 충분한 냉각기간 없이 회사에 복귀할 경우 해당 회사의 시장에서의 신뢰가 하락하고, 준법 경영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정기주총에서 이사 결격 요건 관련 정관 변경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내부규정을 통해 통제하고 있어, 정관변경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를 임원으로 선임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이 회장 경우 횡령 등 혐의로 확정판결을 받았으나,
미등기임원 재직은 지배구조 원칙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보수·비상근직이라는 점과 2022년 광복절 특사로 복권됐다는 점을 고려해 임원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특히, 대체 어려운 고유한 역할이 있는 주장도 내놨다.
시장은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회장으로서 역할이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기업의 의사결정을 지연시키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형기 60%가량을 채우고 2021년 가석방된 이 회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거대기업의 실질적 의사결정권자라기 보다는 홍보대사라는 느낌을 준다”며
“전략적 선택 등 급한 의사결정이 미뤄지는 것은 어려운 문제를 직시하지 않는 이 회장에게 근본적 책임이 있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삼성과 대한민국을 위해 이 회장이 모든 공식 타이틀을 내려놓고 뛰어난 엔지니어 출신의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에 관한 전권을 넘기는 시나리오를 준비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https://vop.co.kr/A00001662799.html댓글 0
-
29
tradbred (@tradbred)2024-10-24 02:20휴대폰 속 ‘국정원 민간인 사찰’ 증거에도 무혐의, 피해자들 ‘국가 손배소’
국정원감시네트워크 “국정원 내부 승인 거치면 불법 아니냐, 법원 통해 위법성 확인받을 것”
남소연 기자
발행 2024-10-23
국가정보원(국정원) 직원이 민간인 다수를 사찰하는 정황이 적발돼 고발까지 당했지만, 경찰이 최근 무혐의 처분을 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이에 불법사찰 대상이 된 피해자들은 재판을 통해 사찰의 위법성을 따져보겠다며 국가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7개 단체가 구성한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23일 서울 서초구 민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 직원 이 모 씨와 대한민국을 상대로 이 같은 소송에 나선다고 밝혔다.
원고는 국정원 직원이 집중 사찰한 주지은 씨와 그 가족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과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김민웅 대표 등 12명이다.
이번 소송 대리인단 단장을 맡은 백민 변호사는 “국정원은 올해 4.10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에 자주 참가하는 원고들에 대한 대대적인 사찰을 진행했다”며 “‘북한과 연계될 것’이라는 막연한 의심만으로 원고들의 사생활과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사찰을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백 변호사는 “주지은 씨는 평범한 가정주부이고 라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 근무를 하는 분인데, 국정원의 사찰 대상이 돼서 같이 근무하는 가게 동료들, 남편과 초등학생 딸까지 국정원의 감시를 받아왔다”며
“국정원은 주 씨의 집 주소지로 발송된 우편물을 개봉해 본 사실이 있고, 주 씨가 길을 걷다 휴대폰을 보는 모습에 대해 ‘지령 수수 중’이라고 보고하는 식이다.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진연 회원 7명은 대학 선배였던 주 씨와 몇 번 만나고 차를 마셨다는 이유로 역시 사찰 대상이 돼서, 몰래 촬영 당했다”며
“대진연 학생들이 올해 3월에 ‘이토 히로부미’ 망언을 했던 성일종 의원 사퇴를 요구하기 위해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했던 일은 ‘북한이 배후조정했다’는 식으로 국정원에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김민웅 대표에 대해서도 “북한과의 연계가 의심된다는 막연한 이유로 출·입국하는 비행기에 관한 정보까지 수집됐다”고 전했다.
국정원이 A씨와 지인들의 카페 만남을 미행해 촬영한 사진. ⓒ촛불행동 제공
국정원 직원의 휴대전화 속에는 이 같은 증거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피해자들은 우연히 자신들을 미행하는 국정원 직원을 발견하고 그의 휴대전화를 확인했는데, 그 속에서 민간인 다수를 불법 사찰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과 메시지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례로, 국정원 직원들은 주 씨와 후배들이 카페에서 만나 대화하는 모습을 몰래 촬영한 뒤 “사상학습일 수 있겠습니다”, “공개 장소에서 대놓고 하네”라고 몰아가거나,
“그런 식으로 보고서를 써도 모양이 나올 듯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국정원 직원이 저장한 사진에는 피해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모습 등도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백 변호사는 “윤석열 정부에 반대하는 집회, 가령 촛불집회와 같은 집회의 참가자들에 대해서도 북한과 연계돼 있다고 몰아가는 시각에 참 아연실색하게 되는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파악한 내용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국가의 사찰 행위는 개인들의 사생활과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등을 위축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리인단에 소속된 민변 하주희 변호사는 국정원의 사찰 행위가 국정원법의 개정 취지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 변호사는 “개정 국정원법의 주요 내용은 정보 수집 목적에 적합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도 직무 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정당이나 정치 단체에 가입하거나 정치 활동에 관여하는 행위에 대한 정보 수집 등을 일체 금지했다”며
“그럼에도 국정원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민간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그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정원의 사찰 대상이 된 주 씨는 왜 자신이 사찰을 당한 것인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했다.
국정원이 이에 대해 어떤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은 불법사찰 논란이 일자, 구체적인 근거 없이 ‘북한 문화교류국과 연계 혐의가 의심된다’는 내용만 언론에 흘릴 뿐이었다.
주 씨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들은 주 씨가 20여년 전 대학생 시절 한 동아리 활동까지 문제 삼는 대화를 했다고 한다.
경찰 역시 국정원 직원을 고소한 사건을 불송치하며 “정보수집 활동을 했던 합리적인 근거, 사유가 확인된다”고 할 뿐, 어떤 근거인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아울러 “이러한 정보수집 활동은 국정원 내부 위원회의 심사, 의결 절차를 거쳐 승인을 득한 다음 착수한 것으로서, 미행, 촬영 행위의 심사, 착수, 실행에 있어 절차적인 하자는 없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장동엽 행정감시센터 선임간사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정원 내부에서 불법적인 행위를 결정하면, 절차적인 문제가 없으니까 불법행위의 위법성이 사라지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보수집 대상이라고 규정해 버리고 나면, 정보 수집 기간의 문제나 정보 수집 범위에 대해서도 전혀 제한 없이 지인의 지인까지 다 불법 사찰할 수 있도록 하는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이 사건의 경우 당사자들이 현장을 잡았기 때문에 불법 사찰의 사례가 드러난 것인데, 그러지 않을 경우 이 사찰의 정보들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해 피해 당사자들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피해자들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강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주 씨는 “경찰은 국정원의 불법사찰은 물론 사찰의 협조자였던 경찰에게 향응을 제공한 것까지 모두 ‘혐의없음’으로 처리했다”며 “그럼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국가와 국정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해나갈 것이다. 더 이상 이런 국가 폭력에 의해 선량한 시민들의 일상이 파괴되는 경우가 없어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대진연 회원인 김수형 씨는 “윤석열 정권에 반대하는, 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종북 세력으로 몰아 와해시키는 큰 그림을 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씨는 “국정원 직원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내용 중, ‘윗선에서 대진연 학생들이 선배(주 씨)와 접촉하는 것을 북한과의 연계성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는 내용이 발각된 바 있다”며 “이는 이번 불법사찰의 목적이 선배를 간첩으로 둔갑시켜 대진연을 북한과 연계시키려는 공안사건 조작 시도였다는 걸 증명한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김 씨는 최근 진보단체를 대상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강제수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최근 민중민주당, 반일행동 압수수색,
진보단체 활동가들에 대한 국가보안법 혐의의 압수수색,
촛불행동 회원 명단 압수수색,
그리고 어제 시판 중인 책과 100여편의 인터넷 기사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을 들먹이며 언론사 ‘자주시보’ 전현직 기자 4명에 대한 압수수색 등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며
“보수세력이 지난 역사 속에서 늘 그래왔듯, 이번 민간인 사찰도 현 정권이 자신들의 위기를 돌파하려는 속셈으로 공안기관을 앞세워 자신에 비판적이거나 진보적 활동을 하는 이들을 종북세력으로 몰아서 위축시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https://vop.co.kr/A00001662787.html댓글 0
- 쪽지보내기
- 로그방문

개
젤리 담아 보내기 개
로즈 담아 보내기 개







0
신고